사학년이 되니 수학이 버거워 지나보다.
또한 급한 성격탓에 차근차근 풀면 되는 문제들도 놓치는게
많아 저녁에 한시간씩 특별과외를 하기로 했다.
물론 퇴근한 내가 선생님이고..
울딸이 학생이다.
두시간가량을 문제지 들고 씨름했다면서 모르는 문제라고
일곱문제나 동그라미를 쳐 놓았다.
그래서 딸에게 엄마선생님에게 문제풀이과정 좀 설명해 달라고
하면서 한문제씩 풀어나갔다.
사실 난 한손에 답지풀이를 꼭 쥔채로 내가 모르는 문제면
어쩌나 하는 걱정으로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그런데 다행인지 아직까진 내가 못 풀어주는 문제는 없었다.
거기에 자신감 만땅 차서 울딸에게
\"엄마 그만 장사 때려 치고 과외선생으로 전업해야 겠다\"
하면서 큰소리를 쳤더니
\"싫어! 엄마가 나말고 딴애 칭찬하면서 잘보일려고 하는거
정말로 너무 싫어! 질투난단 말이야~\"
하는게 아닌가.
애들도 사교육의 깊숙한 진실을 알고있단 말이지~
수학문제를 다 풀고나니 자신감이 생겼는지 집안에 굴러다니는
공을들고 요즘 체육수업으로 피구를 하는데 공이 무서워
맨날 초반에 죽어버린다면서 잘하고 싶다고 한다.
체육?
운동하면 아빠 아닌가~
과외수업내내 작은아이와 공놀이를 하고 있던 아빠에게
이번 수업을 일임했다.
그런데 겁이 많은 딸애가 공이 날라오자마자 얼굴부터
돌려 버리니까 공을 받지도 못하고 퉁겨져 버린다.
대여섯번 반복하니 화딱지가 난 딸이
씩씩 거리면서 안해~~
하면서 삐친다.
그러자 남편도 기다렸다는듯 같이 씩씩 거리면서
밖으로 나가버리는것 아닌가(한대 꾸우러~)
딸이 안해 한다고 곧바로 그만둬 버리는 남편을 보니 얼마나
화가 나던지 잔소리를 퍼부우니 들은척만척
\" 내가 학교다닐때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선생이었어~
장가오니까 처남, 처남댁들이 다 선생이라 내가 얼마나
놀랬는데~~ 나보고 선생은 제발 시키지 마라~\"
이러고는 마침 잘됐다는듯이 히딩크감독이 이끄는 호주팀과
일본과의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맡긴 내가 잘못이지~
\"칫~ 그러게 선생님은 아무나 하는줄 알아~ 얼머나 성격이
좋아야 하겠어~\"
뜬금없이 부부싸움으로 이어져 버렸다.
그래도 여기까지만 해야지~ 잔소리가 길어지면 냉전체제로 들어가
버리기때문에... 여기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