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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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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끼(?)가 된 선생님


BY 바늘 2006-06-04

\' target=_blank>모처럼 주말 근무도 없는 토요일 신록은 푸르러 가고 산으로 들로 놀러 다니기 참 좋은

계절이라 마음도 싱숭 생숭한데 친구로 부터  오후에 용인 에버랜드로 소풍을 가자는

제안이 있었다.

 

더 더욱 고맙고 감사한것은 아들 아이와 아들의 여자 친구까지 동반하여 야간에  화려한

불꽃 축제도 보고 마침 에버랜드 30주년 기념으로 각종 퍼레이드쑈도 볼만하니 기분

전환이 어떠냐는데 아들 아이도 흔쾌히 그러마 동행의사를 보이기에 

 

OK ~

 

 

아들 아이는 기말 고사 준비중이라 도서관에 있다가 오후 4시까지 여자 친구와 시간 맞춰 

오겠다고 하였다

 

마침 나는 그간 직장 단체 건강 검진에서 수차례 재검을 요한다는 진단 결과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는게 바빠 그랬는지 아니면 삶의 의욕이 없어 그랬는지

뒤로 뒤로만 미루었는데 언제 부터인가 상처가 나면 잘 아믈지도 않고 점점 쉽게

피곤해지고 시력도 날로 나빠지고 있었기에 이제 버틸만큼 버티었는지 아니면 

미련을 떨만큼 떨다 지쳤는지 병원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기에 오전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섰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병원에 도착하여 접수를 하고 서너명 뒤로 나의 진료 차례가

바로 되었다.

 

어디가 불편하여 오셨냐는 의사 선생님 질문에 진료에 도움이 될까하여 가져왔다며

단체 검진 소견서를 보여 드리고 친정 어머니도 2년전 당뇨로  돌아가셨다 말씀 드리니

3층 검사실로 가셔서 몇가지 검사를  다시하는게 좋겠다고 하신다.

 

검사실로 올라가니 내 이름이 붙혀진 프라스틱 컵에 소변을 받아 오란다.

 

3분의 1정도 받아  건네 주었다.

 

다음은  왼쪽 팔에 고무줄을 감더니 주사기로  반 넘게 채혈을 한다.

 

아울러  식전과 식후로 나눠 두번 검사를 하여야 하니 다시 식사를 하고 두시간 후

또 검사실로 오라는 것이다.

 

집으로 돌와 와 다시 또 병원으로 걸음하기가 귀찮아 병원 앞 분식점에서 김밥으로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그런데 그만 초 여름 무더위에 오가며 지쳤는지 슬며시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더니

시간이 지나 갈수록 가라 앉을 기미는 보이지 않고 점점 더 심해지고 검사를 끝낸 뒤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워 끙끙~~

 

이 상태로 놀이 공원에 어찌 가겠는가?

 

에그그 ~~머리야~~

 

아들 아이에게 휴대폰으로 연락을 하여 오는 길에 두통약을 사오라 하고

진통제를 한번에 두알 먹고 누웠는데도 좀처럼 가시지를 않는다

 

친구는 주말이라 그런지 평소보다 한참이나 지체된 시간에 도착을 하였는데

두통이 심해 놀러 가는것은 다음으로 미뤄야겠다고 하니 그럼 바람이나 쏘이게

가까운 바닷가로 가서 회나 먹고 오잔다.

 

그러자 그럼~

 

집을 나서자 약기운이 돌아 그런가 갑자기 아프던 머리도  말끔해지고

모처럼 아들 아이와 아들의 귀엽고 이쁜 여자 친구까지 동행하여

도란 도란 거리니 참으로 행복하여라~~

 

출렁이는 바닷물에 떠 있는 여러척의 고깃배와 그 위를 날으는 갈매기~

 

시화호의 긴 다리를 차문을 내리고 달리니 시원한 바다 바람이 너무도 좋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 다리 끝 제부도에 도착하여 다시 턴~~~~

 

다시금 달렸던 다리 반대편으로 달려 다리 끝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아 오이도

횟집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도로변에 즐비한 횟집마다 서로 손님을 받으려는 호객 행위가 대단하다.

 

횟집마다 지나 가는 차들에 가깝게 다가와 어서 들어오라며 손짓을 하는데

차문을 반쯤 열어 놓은 상태에서 느리게 가는 차안으로 순간 긴 머리에

하얀 바지를 입고 금박 무늬가 들어가 노란 티를 입은 이쁘장한 아줌마가

다가오더니~

 

어머머~~ 주연이 이모 아니세요?

 

어머 누구지?

 

차를 멈추고 자세히 바라보았다.

 

언니 딸, 그러니까 조카 어렸을적에 다니던 피아노 학원에 원장 선생님이었다.

 

우선 차를 횟집 주차장에 넣고

이층 횟집으로 올라가 자리를 잡았는데 하도 오랫만에 우연하게 만나 그런가

피아노 선생님 눈에 눈물이 그렁 그렁하다.

 

살다보니~~

 

언니와 나는 아주 오래전 아이들 어렸을 적에 몇년 간 인천에 같은

아파트에 살았던 적이 있었다.

 

그때 그 피아노 선생님은 조카가 다니던 피아노 학원에 원장 선생님이었고

새댁이었다.

 

참 곱고 이뻤었다.

 

지금도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고운 모습의 흔적은 남아 있었는데

어딘지 모르게 조금 슬퍼 보이고 우울해 보이고~~

 

아무튼 그 옛날 피아노 선생님이 지금  횟집 문전에서 손님을 부르는

일명 삐기(?) 아줌마가 된 사연은 이러 이러했다.

 

남편과 이혼 후 아이들 데리고 있다가 형편이 어려워 이년전 아이들도

아빠에게 보내고 지금은 혼자 지내면서 이 직업을 가졌는데 6개월 계약으로

보수는 이백정도이며 작은 월급은 아니라고 했다.

 

휴~~~

 

피아노 흑백의  건반위에 길다랗고 하얀 손

 

우아한 모습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던 피아노 선생님!

 

지금은 세월 따라 바닷가 횟집 문 앞에서 어서 오세요~~

 

삐끼(?)가 된 선생님!

 

인생이란 무대에서 우리는 본의든 아니든 참으로 많은 역활 배역을 맡는다.

 

하지만 인생은 미완성 쓰다가 마는 편지~

 

지금이 끝이 아니듯 또 다른 멋진 배역이 기다리고 있겠지

 

아마도...

 

 

PS---> 앞 뒤로 열어 놓은 창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 오는 6월의 첫 휴일입니다.

 

에세이방 고운님들 오늘 하루 어떤 편지들을 쓰시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