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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누가 남의 집에다 이랬어???


BY 은지~네 2006-06-04

딸아이가 고등학교 다닐때 일이다.

아침에 커튼을 젖히고 있는데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앞마당에 있는 큰 나무가 완전히 하얀 화장실용 휴지로 덮여 있고,

잔디밭에는 일회용 스푼과 나이프가 꽂혀 있고

밖에 세워 차에는 치약인지 무언가로 낚서가 잔뜩 씌여져 있었고

그야말로 난리 구석이었다.

아니 어째 강아지까지 조용했나 모르겠다.

 

간혹 남의 앞을 지나다 보면

옆집등이 그런일이 일어 경우에

처음에는 저것이 뭔가, 저러고들 노나 싶었는데

나중에는 우리딸아이가 다른집에서 자면서 놀때 이런 장난을 했단다.

집엄마(고등학교선생님) 같이 갔단다.

둘째도 친구네서 잘때 했단다.

너무 재미있었단다.

그래도 그것은 남의 일인줄 알았는데

이렇게 우리집에도 누가 놓을 줄이야

 

티핑(toilet paper throwing)

이곳 아이들의 오래 장난이다.

고등학생 아이들이 운전을 정도로 크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이런 장난을 하러 많이 다닌다.

우선 값싼 휴지를 잔뜩 사고, 물로 씻을수 있는

사인펜, 치약, 케찹 등을 준비하고

목표로 삼은 집이 잠들기를 기다린다.

달이 밝지 않은 날이면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럴때는 헤드라이트도 끄고서

조용히 차가 아이들을 내려놓고 다른데로  간다.

차에서 내린 아이들은 무슨 중대한 작전을 수행하듯이

살금살금 목표 지점으로 가서

휴지를 풀어서 나무에 던지기 시작하며 창문이나 차에 낙서도 하며,

각자 자신들이 맡은 임무를 수행한다.

혹시나 안에서 눈치를 채고 내다 보면 나무나 다른곳에 살짝들 숨는다.

물론 보는 사람도 있다.

성공적으로 작전을 끝내고 나면 헤트라이트를 끈차가

조용히 와서 아이들을 태우고 유유히 사라지는 것이다.

 

티핑을 당한집에서는 청소가 힘들어 화가 나지만

하는 아이들은 이것만큼 스릴있고 재미있는 장난이 없다.

경찰에 신고를 해도 지속적으로 당하는 일이 아니면

경찰도 웃어 넘기는 일이 이것이다.

경찰도 이런장난 하면서 자랐으니까…..

현장에서 개구장이들이 잡혀서 경찰서에 가도 금방 풀려난단다.

나중에 청소를 준다고 약속만 하면

 

그러나 보통의 미국사람들은 웃어 넘기면서 신고를 하지 않고,

범인이 누구인지 알면, 가서 그 아이들을 데려다가

같이 청소하는것으로 끝낸단다.

대부분의 범인들은 집아이들의 친구일 경우가 많고,

또 교사의 경우는 학생들이 와서 하기도 하므로...

대개는 눈치를 채기도 하고, 

만약 지목을 받으면 아이들도 순순히 인정을 한다.

장난이니까

.

그러나 동양인 특히 온지 얼마 안되는 한국사람들이 이런일을 당하면

이곳의 그런 문화를 모르고 있기에 ,

혹시 이것이 인종차별에서 오는

이곳 사람들의 해꼬지의 일환이 아닌가 하고 흥분을 경우도있다.

그러나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오히려 우리가 처음에 이곳에 왔을때는

아무도 우리집에는 하지를 않았다.

그러나 아이들이 크면서 서서히 아이들의 친구들이

그런 대상으로 삼아주게까지 된것 이라고 볼수도 있다.

 

지난 금요일날 우리집에 막내의 친구들이 세명이 와서

하룻밤 자면서 놀았다.

작은놈들도 그런 티핑이 하고 싶어서 미치겠는지,

자꾸만 나더러 하자고 한다.

대상은 당연히 저희들이 가장 아는 친구네 인것이다.

일찍 자는집이라서 쉽단다.

나중에는 우리집이 대상이 되겠지? ㅎㅎㅎ

 

물론 이럴때 미국부모들은 데리고 다니면서 망도 봐주기도 한다.

그럴 경우는 대개 부모끼리 알경우가 많으니

걸려도 서로 웃어 넘길수 있다.

부모들끼리도 어려서 같이 했었으니까….

시골 백인들이 사는 작은 동네일수록 많이 하는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이 아닌 이방인 인것이다.

결국 자신없는 나는 안해 주고

영화한편 빌려주고서 애들을 재워야 했으니,

타향에 살고 있음을 깨닫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