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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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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1>


BY 도영 2006-05-27

내가 가장 하기 싫어 하며 자신 없어 하는것이 두개가 있는데

오늘은 그 한가지를 고백 할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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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컨대..

누가  세상 살아가는데 뭐가 가장 힘드냐고 묻는다면

나는 서슴없이 음식 만드는 것이 제일 어렵다고 대답할것이다

그정도로 음식솜씨가 영..시원찮은 나..

지금 생각해보니 나의 음식솜씨가 꽝인것은

소녀시절부터  싹수가 보였을때..그때는 해보지를 않아서

시집가면 저절로 배우게 된다는 위로성 말만 믿고 살다보니

오늘날 이지경까지 온것 같다.

딸은 엄마를 닮는다고 했거늘  그말이 내게는 적용이 안되는듯

엄마의 외모만 닮았을뿐 엄마의 장점인 솜씨는 물려받지를 못했다.

돌아가신 내엄마는 음식 잘한다는 전라도가 친정이라 그런건지

타고나서 그런건지 음식솜씨가 보통이 넘으셨다.

가난해서 행복하지 못했던 어린시절이지만

가난한 집에 비해서 우리집 밥상에는 기본 김치만 다섯 가지가 올라왔으며

항상 밑반찬 대 여섯개는  올라와 가난한 집답지가 않았다.

배추김치.열무김치 .깍뚜기 .물김치 오이소박이 외에

깻잎 저림  짱아치 무말랭이 노랗게 삭힌 고추를 양념해서 밥위에 찐것까지

합치면 열가지 반찬이 올라온것은 순전히 엄마의 요리 솜씨 때문이였다.

비싼 멸치와 계란 요리만 빼고는...

정갈한 엄마의 음식 솜씨 외에도 어머니의 작품 같은 바늘질 솜씨 또한

나를 비켜가는 불운을 겪으며 불편하게 살아왔다

집에 손님이 온다카면 전날부터 예민해지는 증상이 생기면서

맛잇게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긴장이 되어 그나마 있는 솜씨도

발휘를 못하는 사태가 벌어져서 손님이 온다면 무조건 바닷가 횟집을

데리고 가는 비 경제적인 대접을 감수해야만 했으니..

그리고 세월이 흘러 .

학연 지연을 무시못하는 지방에 살다보니

공사다망한 남편은 아침외에 저녁은 밖에서 먹은 횟수가 많아지고

애들은 군대를 가니 대학을 가니 하면서

집에서 밥먹은일이 줄어들자  그나마 근근히 이어가던 솜씨는

점점 쇠퇴?되어가면서 이제는 아예..음식 하기가 싫어졌다.

그러던중 ...

한식.중식 .일식 자격증을 딴 요리에 능한 고2짜리 친정조카<남자>가

지난 엄마 제사때 만들어낸  돼지갈비를 먹어보고는 감탄한 고모인 나..

후에..전화상으로 돼지갈비 비법을 전수 받았다

둘째가 휴가 나온날 .

요리 꽝인 엄마의 이미지를 탈출할 요량으로

조카에게 들은 고대로 고기양과 간장양을 정확히 재서 했더니

세상에나...그맛이 너무너무 환상이였다.

내가 이런맛을 내다니  ...내가 해냈네...아싸싸!

그 기분은 음식솜씨 없는 분들은 이해가 갈것이다..

식탁에 앉아서 세남자가  돼지갈비를 서너 접시씩 해치우는것을 상기된 표정으로바라보며

\"복달아빠..맛있지 그치?그치? 애들아 맛있지 ?맛있지?\"재차묻자

코를 박고 먹다가 반응이 금방 왔다

\"어..어..글네...엄마가 웬일이야 ..

\"당신도 노력하니까 되는구만..더도고....\"

그런 세남자를 보며 흐믓하면서도 솜씨없는 나로 인해

맛있는 음식을 접해보지 못하는거 같아 안쓰러움이 왔다갔다했다

그날..

성공적인 돼지갈비에 힘입어 부부동반 산행에 돼지갈비를 해가기로했다.

나는 남에게 내 음식솜씨를 보인다는것을 정말로 꺼려하며 살았기에

돼지갈비를 남편친구들과 부인들앞에서 내놓는다는것은 나로서는

파격적인 변화였다.

돼지갈비 세근에 간장 한컵반 설탕은 간장양에 반...이라했지..조물락 조물락..

부재료는 많이 쓰면 원재료의 고유의 맛을 살릴수 없다 했겠다.

배 반개..생강도 아주 쬐금..마늘도 아주쬐금..

전날 재워놓지 말고 바로 양념해서 물을 자작하니 넣고 중불에 익히라했지..

산행 가기전날 열심히 만들어놓은 돼지갈비찜을 커다란 보온병에 담고 산행을 갔다

정상에 올라서 만세삼창을 하고 베낭속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보온병뚜껑을 열고

자신은 있지만 겸손한 말투로  \"드세요..드세요~~맛은 없지만서도..\"

젓가락으로 손수 갈비맛을 선보였더니 반응이 폭팔적이였다

비법이 뭐냐며 부인네들은 물어보기 바빴고 나는 생전 처음으로 산정상에서

요리 강의를 해야했다

남편 친구들의 카페에 간간히 아컴에 올렸던 글들을 올려서

글짱 이라는 명성?을 얻었는데 돼지갈비 맛을 본 남편친구들이

글쨩 에다 요리쨩까지 거머질려 하느냐며 집에 한번 쳐들어간다고 야단법석들이였다.

산너머 산이라 했나.어쩌다 요리빨 받은날 내가 한 음식이 맛있을때

나는 \"내가 오늘 실수를 한거야 \"할정도로 음식을 못하건만 ..

미래 한식장을 꿈꾸는 조카한테 배웠다고 말은 못하고

어느날 갑자기 저남자들이 쳐들어오면 어쩌나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갈비찜만 달랑 내놓을수도 없고 ..

이 이야기를 나보다 음식솜씨가 좀 낫다는 서울 여동생에게 말했더니

배를 잡고 넘어가는 소리가 전화선을 타고 넘어왔다

 

며칠전..

할일이 없어 뻔히 창문을 쳐다보다가 은근히 걱정이 앞섰다

남편 친구들이 벌떼처럼 쳐들어올까 마음 졸이자니 고문이 따로 없었다

5년후쯤.며느리를 보았을 경우 솜씨없는 시어머니라는 소리는 듣기는 싫고

마음 먹으면 안되는게 어딨냐 하면서 음식은 성의 라는 말을 외치면서

그동안 음식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가 관심을 가지기로 하고

가스렌지 앞에서서 음식을 하기로 했다.

지지고 볶고 ..무치고..마늘도 콩콩 찍고 파도 송송 썰고 ..

음식은 성의만 있으면 맛있다는 그말을 굳게 믿으며 음식을 만들었는데.

없던 솜씨가 하루아침에 성의와 자신감으로만 되는게 아니였다

승질이 확나면서 후라이팬을 탕 놓고 있자니 때마침

어릴적에는 내앞에서 꼼짝 못했지만

시집가더니만 요즘 나의 권위에 도전 하는 깔짝 대는 여동생이 전화가 왔다.

\"여보쇼..\"

\"언니 나야~~모해?\"

\"도숙아..나 캭.. 죽고싶어..\"

\"왜에?무슨일 있어 ?\"

\"왜..우리는 음식솜씨가 없는거냐..엄마의 좋은점은 물려받지를 못하고 명 짧은 난소기능만 물려받은 거냐구..음식을 했는데 니맛도 내맛도 아니야...\"

심각한 내게 동생은...

\"언니 왜이래.. 우리 라고 하지마...인천언니가 언니보다 내솜씨가 낫다했어..\"

\"지랄한다..\"

\"어어.진짜야`~..엄마 살아있을적에 엄마가 그랬어 .. 도영이 보다 니가 낫다 도영이는 국을 끓이면 한강을 만들어 놓고 부침개를 부치라 하면 빈대떡 두께로 만들어 놓았지 바늘질 솜씨는 또 어덯구..단추구멍 만들라 했더니 단추를 대어서 연필로 그려 동그랗게 오려놨다던데 하하~~\"

\"........그러니까..캭 죽고싶다고오..\"

\"언니 그래도 손은 빠르더라...먼저 친정와서 꼬치 끼고 굽는데 손이 안보이던데 .일은 잘하잖아 너무 비관 하지말고 살아..\"

\"하긴...나도 잘하는게 있긴 하네 종갓집 종부인데 손이 빨라야 살아남지..야! 그래도 우리 시집에서는 내가한 음식 맛있데~그라고 여기는 부침개를 두껍게 부쳐...내가 경상도로 시집올줄알고 선경지명이 있었던게지..\"

\"내말이~~이것저것 가미하지 않은 본래의 맛을 즐기는 경상도로 시집 잘갔지..그럼 됏네~~암튼  우리라고는 하지마~~언니는 우리집 돌연변이야..전화 끊어~~\"

헐...그러고보니 세자매중  내가 돌연변이임에는 틀림이 없다.

음식 솜씨 외에도

언니나 동생은 술을 못마시고 끼도 없는데

나는 술도 마실줄알고 끼도 그런데로 있다

여행을 가면 나는 낮선대와서 약간의  알콜을 섭취해서

술취한 세상을 감상하고 싶은데.

나 혼자만 맥주캔을 따고 둘은 쥬스잔을 홀짝 거린다

상대를 앞에두고 혼자 마시는 술맛은 니맛도 내맛도 아니라는것을

\"일상속에서 \"님과 독일로 시집간\" 불토끼님은\" 알것이다

<박실님과 푸른바다님도 아시려나..>\"

혼자 마시려니 영 찐맛 없고 뻘쭘하여

한모금만 넘겨보라고 맥주캔을 입에 들이대면 고개를 잘래잘래 흔들면서

술에 독이든것도 아닌데 입을 앙 다물고는 난감한 표정으로 고집을 피운다

이렇게 둘과 <언니 동생>나와 맞는부분이 없다보니

세자매가 두명의 어린 조카들과 여행을 가면 여행 마지막날

나를 왕따시키는것 일이 벌어져서 언니와 여동생 그리고 두명의 조카들은

저쪽 끝에 앉아 쎄쎄쎄를 하고 있고 나는 이쪽 끝에 앉아서

턱을 괸채 꾸벅꾸벅 조는척을 해야만 했다

나의 상처 입은 왕따건을 요즘 거론할라치면

둘은 동시에 같은 말이 튀어나온다

\"웃기지마~~우리가 왕따 당하는거지..네명을 왕따시키는 능력도 능력이더라~~\"

이야기가 잠시 빗나갔는데..

친정에서 돌연변이라는 나는 정말로 음식솜씨가 없다 그러다보니

음식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져서 끼니 때만 되면 고민은 하게되는데

나의 음식솜씨에 대해서 오늘자로 정의를 내렸다

\"음식이 뭐 별건가.음식이란 재료들의 알맞은 비율로 맛의 조화를 만들어내는건데 단지 나는 비율을 마추는 뇌가 발달되지 않았을 뿐이다..\"라고

그리고 나는  고백한다

나의 요리꽝은 후천적이 아니라 선천적 장애라고...후~~~

 

 

 

 

<요리꽝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