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이라는 게
한치 앞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사니
그 재미에 살아가는 건지도 모른다는
힘든 일 ..슬픈 일 기쁜 일 보람 있는 일 ...기타 등등
교대로 일어나는 매일 매일의 일들
그 가운데
늙어 누가 먼저 갈 지 모르지만
무덤에 꽃 꽂아 주러 오는 그런 친구가 되자고 약속한 ...
일본에서 힘들게 유학을 하던 바로 그친구가 보내준 편지 내용 중에
놀라운 걸 발견해서 잠시 몇자를 적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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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햇빛이 전혀 비치지 않는 덕에 시원하지만 ....
머리카락이 빠지는 스트레스성 탈모증에 걸렸는데 ..
전체적으로 영구처럼 허연 구멍이 뻥뻥 뚫려서
모자를 쓰고 다녀야 하는데 낯설어 그것도 안되고
모자도 너무 비싸다는 ..
더구나 그 후에는
머리카락은 어느정도 표시가 안나는 정도로 회복이 되었지만
아직도 계속 빠지고 있고
더구나 더 놀라운 것은
겨드랑이와 배꼽밑털까지
1/3이 되게 다 빠진다는 ...
더 심해지면 눈썹도 빠진다는데 .....@@@@
그렇게 까지 힘든 것도 없는데
한번 증상이 나타나면
심리적인 것이라서 그런지
금방 치료가 되질 않는다는 ..
(생각해 보라 기가 막히지 않니 ? 벼라별 털이 다빠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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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나타나는 아픔에 관한 제 증상들 ..
친구는 7년간 끔찍한 사랑을 받는 열렬한 사랑을 하고
결혼을 했고
그런 결혼이기에 행복은 보장된 것 같았지만
오히려 늘 익숙하게 받아왔던 사랑이나 행복감들이 충만했기 때문에
조그만 소홀한 틈만 와도
자기도 모르게 남편 와이셔츠를 박박 찢어버리는 심한 우울증을 경험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나도
얼마간 우울증을 경험해서
그야말로
처절하게 말랐다는 ..그 느낌대로 한 3주일을 지낸적이 있는데
그때는 정말로 잠도 오지 않았고
밥도 먹고 싶지 않았다 .......
순식간에 ..체중이 5키로가 빠지고 얼굴은 그야말로
해골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눈도 퀭하니 쑥 들어가고
비아프라 난민의 모습이었는지도 모른다
의사를 하는 지인의 표현을 빌면
\'Beauty of skeltonbody\'---骨體美
우울증이야말로 내 나름대로 분석해 보자면
사랑이나 관심을 기대하고 있었던 마음이 처절하게 버림 받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그것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가까스로 비워내고 싶어 하지만 생각과 반대로
욕심이 생기고 또 다시 기대가 무너지고 그걸 유독 아픔으로 느끼는
나약한 감성의 소유자들이 겪는 정신의 병원균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자기 혼자 끙끙 앓다가 조심스레 자기 안으로 파고 들어가
주변의 그 어느것도 자기 자신의 아픔 만큼 느껴지지 못하는
자꾸 자꾸 외부와 자기를 유리시켜버리면서 극도로 외롭고
정신적으로 한없이 다운 되어가는 순간을 경험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의 이론이 틀릴지도 모르지만
내가 경험한 걸 기준으로 하는 헛소리에 불과하다는 걸 밝혀두고 싶다
이때는 그 어느 것도 위로가 될 수 없었다는 걸 막연히 기억한다
나의 경우에도 빈둥지 증후군과 흡사하게
그 우울증이 왔었는데
심지어 큰녀석이 들어가기 어렵다는 특목고에서 수석을 한 소식에도
조금도 기쁜 감정을 느낄 수 없었다
그 누가 믿으랴 ...
허지만 사실이다
(물론 지금은 생각할 수록 고맙고 기특해하지만 )
차라리 견디기 어려운 과제나 견디기 어려운 시집살이나
꼭 해야만 할 일이 내 앞에 있을때는 잘 넘긴다
우선 그걸 해결해야 한다는 투쟁정신이나
산을 넘어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가 살아 있음의 약속처럼
나를 더욱 재촉하고 서 있게 했던 것 같다
과제를 잃어버리고 목적을 상실하고
삶의 의미 조차 막연한데
더구나 ...가족은 물론 그 어느누구도 내게서 너무 멀린 있다는 느낌 속에
자기 혼자라고 느낄때
<Death is death
Tomorrow will be same as today>
주문 처럼 외면서 날마다 우울했다
우울하다는 내 말을 그누가 어찌 이해할 수 있을까
아무 걱정 없어서
혹은 배 부르고 등이 따셔서 오는 정신의 사치라고 비난할지 몰라도
나로서는 ...내려놓은 수 없는 거대한 고통이었고
우울 또한 반복되었다
나름대로 애를 쓴답시고 장미꽃 다발이 내게 도착되었다
그러나 그건 하나의 감성이나 사랑으로 내게 다가오지 않았다
그건 그저 하나의 thing 에 불과했을 뿐
가장 목이 마를 때
마셨어야 할 물들이 내게 없어서
건조해지고 상해지고 상처 입고 말라붙은 후에는
아무리 물을 많이 주어도 그건 체내 어디에도 흡수할 줄 모른다
그걸 받아들이고 마실 수 있는 방법 마저 상실해져 있었는지도 모를
오히려 그건 ...뿌리를 썩게 할 뿐이었다
사랑이라고 주는 것도 사실은 얼마나 이기적인 것인가
자기 자신을 기준으로 \'나는 너에게 이만큼 주었어\'하는 건 의미가 없다
상대가 받았어야 문제가 해결되고 성립되는 것이다
상대는 마음이 아프고 우울해서 아무리 많은 사랑을 퍼부었어도
전혀 가슴에 저장하지 못했는데
(여기에서 사랑의 의미도 실은 주는 사람의 생각이고 의지지 받는 사람에 대한 배려나 맞짱의 의미가 결여되어 있다면 그건 무의미 )
가슴 통이 말라붙어서 ...
아주 아주 서서히 바람으로 공기로 산소로 채워서
제 통이 만들어지지도 않았는데 ...
나는 \'줄 만큼 주었어 ..혹은 내가 이만큼 기다렸잖아\'하는 식은 통할 수가 없다
그건 어디까지나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기준일 뿐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이 사실을 묵고한다
왜냐 모든 중심이 자기 안에 서 있기때문에
만약 진정으로 그 사랑을 주고 싶다면
가슴의 문이 닫혔을 때
언제까지라도 기다려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언제까지라도 그 가슴통이 제대로 성능을 다 할 때까지
그럼에도 우리는 인간이니까 자기 자신만을 바라보면서
자기 자신의 기준으로
사랑을 측량해버리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그리고 자기 나름대로 충분하다는 결론에
상대에게 화를 내기 시작하는데
상대는 사랑도 받지 않은 것이고 아니 받을 생각도 없었고 받지도 못했다
화는 더욱 받아들일 준비조차 되어있지 않다
결국 어쩌면 자기 자신만이 그 우울에서 일어나고 벗어날 수 있는 지모르겠다
자기 안의 긍정의 세계로 몰입할 수 있을 때
누구나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 밖에는 보이질 않는다
어제도 바로 그 경험을 했다
아들이 어떤 부위가 말할 수 없이 아프다고 말했는데
그걸 순간 잊어버리고
\"시간이 많으니 걸어가지 그러니 ?\"
하면서 앗차 하는 경험을 했다
아들은 어느 부위가 너무 아파서 병원엘 갔다가
공부하러 간다고 내게 말했음에도 불구
나는 아프지 않으니 순간 (물론 아주 순간 ) 내 관심 밖이었다
\"어머 ..아들은 아프다는데 엄마가 넝담하고 있네 ..\"
하고 위기를 넘겼지만 순간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말 자체가 얼마나 모순인지
바로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내 자식에게도 미치지 못하는 이 아이러니를 어찌하랴
내 손가락의 종기 보다 남의 염병을 가볍게 본다더니 ..
친구가 보내주던 편지는 흘리듯이 읽고 ..
내 체험을 견주어보니 비로소 그것이
내게 진하게 느껴진다 ..
체험을 통한 실잣기가 아니면
아무리 곁에서 아픔을 고통을 하소연해도
그 근처에도 가볼 수 없는 게 인간인 가보다 ..
심지어 친한 친구라면서도
현해탄 넘어서 들리는 사소한 투정이라고 간주한 건 아닌지
새삼 ..내 자신이 너무도 부끄럽다 ..
그냥 이리 저리 ..휑하니 ..
썰렁한 그리움으로
그 아픔이나 슬픔의 언저리는 더듬어 낼줄 모르고 ..
나이들어가면서
이런 저런 사소한 것을 편안히 넘기고
그 사소한 것이라도 사랑할 줄 아는 ...그 여유를 가지고 싶다
현재의 것에 안주하거나 감사 할 줄 모르고
더 높은 곳만을 바라보고 있었던 건 아니었는지 ..
비록 얼굴은 햇빛에 그을리고
노화 현상이 빨리 올지는 모르지만
우울증에는 햇빛 요법과
열심히 노동하는 것이 최고라던데 ..
나는 어쩜 그걸 등한시 하며 게으른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 지도 모른다
요즘은 인간관계를 넓히고
내 자신을 긍정적인 포석에 올려놓으려고 애를 쓰고 있다
다시 우울증에 걸리고 싶지는 않으니까 ..
잠시 잠시
스치는 우울을 경험하지 않는 사람은 없겠지만 ..
어쩌면 그 스치는 우울의 낭만이
가끔 가끔 교훈을 주고
살아 있음에 감사를 주는
하나의 계단이 되어줄지도 모른다
쉼없이 ..올라가야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