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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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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번은 용서 할게요.(2)


BY 오월 2006-05-24

산과 들을 누비고 다니다보면 내 몸에 초록물이 들고

나는 초록색 작은 나뭇잎이 되어 싱싱하게 반짝이는

잎새중 하나가 되어 그렇게 그들과 속살거리고 싶습니다.

가다가 가다가 지치면 별같은 하얀 꽃을 피워문 한그루

산딸 나무가되고 흰눈을 층층이 뒤집어쓴 이팝나무가 되고

두손을 가지런히 모아 기도하는 이쁜 금낭화가 되고

세상사 모두잊고 나도 그들과 어우려진 자연의 일부가

되고 싶습니다.

 

마음이 슬퍼도 길따라 노랗게 피어난 씀바귀.감자꽃 그런

곳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은 아마 영원히 철나지 않을

40십 중반의 철부지 아내의 자질을 가진것은 아닌지 요즘

나 자신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하게 됩니다.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힘겨울만큼 요즘 경기는 바닥을 치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유난히 많이 내리는 봄비는 안그래도 힘든

건설경기를 한층 힘들게 하고 철없는 아내는 그 와중에도

이쁜 봄에 취해 있으니 남편의 답답한 마음은 더욱 더 우울해

지기만 하는거 같습니다.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신의 위치로 돌아올거같은 내 바램

과는 달리 하든일을 다 접고 식구들을 모두 내보내고 정리를

해야 겠다고 말합니다.

그럼 우린 뭘해먹고 살아야하나요.?

아무것도 하기싫고 그냥 세상이 싫고 이러고 사는게 싫답니다.

하루종일 사무실을 안 밖으로 닦아대니 새 건물처럼 깨끗해졌지만

지켜보는 마음이 불안해서 견딜길이 없습니다.

늦은밤 까지 사무실에 그렇게 있다 저녁도 사무실에서 대충 떼우고

집에오면 한 캔이던 맥주가 아기 베개만한 배불뚝이 맥주병을 반병쯤씩

비워냅니다.

 

한번도 보지못한 아빠의 모습.

딸아이 입에서 \"아빠,짜증나.\"

하는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수습을 하려했지만 뻘써 남편의 얼굴색이 굳어 있습니다.

아들은 아빠를 향해.\"아빠.왜그렇게 세상을 살아요.\"

그렇게 말해버렸습니다.

나 또한 다스린다고 애를 쓴다고 하면서도 숨이 막히고 지쳐갑니다.

 요즘 사무실 식구들마져 남편과 자주부딪칩니다.

세상에 부정적인것이 없이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살던 남편이

모든것을 부정적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잘못이 내게 있는듯한 죄책감에 또,그런 결과가 오게된

상황들이 누구에게 속 시원히 말하고 도움을 청할 상황이 아니다

보니 가슴이 너무나 답답합니다.

 

불평섞인 기사님의 전화 한통을 받든 어느날 밤 집을 뛰쳐나간

남편은 들어오질 않습니다.

전화도 받지않고 남편의 강한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마음이 불안해서 견딜수가 없습니다.

분명 사무실에 갔을텐데 사무실 수돗가 이웃 농사 지으시는 분이

쓰고남은 제초제 한병을 두고 가셨는데 자꾸만 그병이 눈에 아른거려

미칠것 같습니다.

몇번을 시도한 끝에 남편의 목소리를 들을수 있었습니다.

밖에서 강아지에게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며 3시간을 보냈답니다.

안그래도 잠긴목이 많이 운듯한 목소립니다.

 

남편은 환자라고 생각하고 내가 치료사라고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힘내자 아자아자를 외쳐봐도 한번씩 입을열어 유언같은 말들을 할때

마다 다리에 힘이 풀리고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세상을 실없이 살거나 실없는 말을 하는 성격이 아님을 너무나

잘 알기에 그만큼 두려움도 컸습니다.

몸이 아팠던 죄로 보험하나 들어놓지 못해 우리 마누라 우리 자식들에게

남겨줄것이 하나도 없다는게 가장 가슴아프다.

그래도 염치는 없지만 화장은 하지말고 고향 뒷산에 묻어달라.

 

세상에 당신이 나에게 어떤 남편인데요.

작은 라면 상자에 두사람 옷가지 몇개를 챙겨 만원짜리 방에서

시작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나에게 하늘이요 태산이요 기둥이요.

남편을믿고 두려운세상에 발을 디디고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30년 설움을 씻기 위해 배움의길을 시작했고 세상속에 나가

까르륵 마음놓고 웃어댈수 있었든게 모두 내뒤에 언제나 힘이

되는 빽 그라운드  남편때문이였는데,내 손으로 당신을

땅에묻는 형벌을 내리다니......

 

담배 연기로 집안이 가득 한 날.

복수해 주고 싶었습니다.

당신앞에 내가 먼저죽어 보란듯이 복수해 주고 싶었습니다.

재떨이는 베란다 바닥에서 산산조각이 나고 나는 손이 터져라

벽을 손바닥으로 쳤습니다.

내 손바닥이 툭터져 사방팔방 붉은피가 튀기를 바랐지만 손바닥과

손등만 붉게 부어오를뿐 내가 원한 붉은피는 보지 못했습니다.

 

부부의 법칙.

산울림의 법칙.

실과 바늘의 법칙.

수영의 법칙.

타이어의 법칙.

김치의 법칙.

고객의 법칙.

 

결과와 마음을 정리하여 조만간 다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