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숙이 드디어 세번째 부인을 맞았읍니다.
맘잡고 살아본다고 가족들 모여 인사겸 밥을 먹자고
하니 울엄니, 두시간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었읍니다.
에구야~ 세번째 동서(형님)은 우떤 얼굴로 대해야 하는가요~
나이도 나보다 한살 적다는데~~
그렇지만 우리하고야 뭔상관이겠습니까
두사람 잘살길 바라고 또 바랄뿐이지요.
아이도 하나 낳을 계획 이라는데.. 형편은 안되는데
둘을 이어줄 끈인 아이는 필요하다네요..
아마 앞전의 실패가 아이때문이라고 생각한 듯 합니다.
첫번째 실패는 아이낳고 바로 끝났는데~
울남편도 간만에 그럴듯한 가족 모임으로 만들려는듯
두당 오만원짜리 일식집을 예약을 했습니다.
(남편은 이만오천원짜리 한식집으로 예약하려고 했는데
자리가 있는곳은 이곳밖에 없었다고 ...헐..)
내 주먹 두개 합쳐놓은 듯한 머리크기의 생선(뭔지는 모름)한마리를
통째로 회를 떠서 배모양의 접시에 올려놓았는데 그놈의 생선이
눈을 꿈벅꿈벅, 아가미를 넙죽넙죽거리는게 아닙니까~
종업원... 물수건으로 덮어드릴까요?
허연 물수건으로 덮으니 영 보기가 안좋아 그냥 깻잎으로 덮었읍니다.
회를 먹으려니 반짝이는 가루를 뿌려둔게 보이더군요.
바로 금가루였읍니다.
생전 처음 먹어보는 금가루 뿌린회.. 그외의 코스음식을 두시간동안
땀을 뻘뻘 흘리며 먹었습니다.
인사고 뭐고, 뒷전인채로 음식먹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읍니다.
집으로 돌아오니, 어찌나 음식을 뱃속으로 단단히 다져 넣었는지
배에 철갑을 두른 느낌이 들었읍니다.
그런데 나를 제외한 세명의 같은 성씨들은 모두들 부른 배를 안고
쿨~쿨 잘도 자고 있었읍니다.
이럴때 보믄 성이 다른 소외감을 느낀다니깐요..
아무리 자려고 애써도 도저히 잠이 안와, 일어나 집둘레를 오십번 돌고
난뒤에 줄넘기 오백번 정도 하고나니 지쳐서 잠이 들었읍니다.
그러고도 다음날 오후가 될때까지 도무지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개구리 참외가 너무 먹고 싶어 또 꾸역꾸역 참외를 먹고있는
내가.. 사람이 맞나요?
일생일대에 처음 먹은 오만원짜리 일식 코스땜에 몇달동안은
허리띠 졸라야 겠지만, 뭐 그리 아깝진 않습니다.
카드 막을땐 또 어떤기분일지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