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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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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06-05-19

반신불수이신 엄마가 옥이 집에 오셨다

종이 가방에 화장품 속옷 을 간단하게 가지고 오셨다

몇년전만 해도 항상 치솔을 가지고 오시더니 이젠 아예 가지고 다니시질 않는다

옥이가 보면 항상 멀 한 두가지씩 빠뜨리고 오신다

\"많이 아프니? 내가 몇일전에 올까 하다가  빙신이 멀 득이 되야지 그래서 못 왔다 내가 해 놔도 ㅇ서방이 먼저 하고 아니면 니가 다시하고 그러니 내가 부담 스러워서 그냥 밥이나 먹나 싶어 안왔다\"
\"으그 엄마두 멀 그래 그냥 놀이 삼아 왔다 그럼 댈걸 내가 성질이 못 되서 다시 치우는거지 엄마가 더럽게 해서 다시 치우는거 아냐 엄마 그러니 그러려니 해 알았지?\"
옥이가 기운도 못 차리고 너무 아파서 엄마가 오신것이다

한 손으로 빨래하고 궁뎅이로 밀고 다니면서 걸래질을 하시고 옥이 죽을 몇번이나 일어났다 앉았다 하면서 걸죽하게 끓여서 식혀 상에 내놓고 \"먹어라 그래야 약을먹지\" 하신다

옥이가 죽을 먹다 \"엄마 먹여줘 숟가락질 할 힘이 없어 힘이 드네\"
\"ㅎㅎㅎㅎ 그래 그리 밤새 끙끙대로 앓으니 먼 힘이 있겟나 \"

숟가락에 하얀 죽을 소복히 담아 옥이 입에 넣어주며 엄마 눈에 눈물이 글썽인다

\"내가 너무 오래 사나 부다 자식 앞세우면 그 자식 명 까지 부모가 산다는데 내가 그럴까바 걱정이다  내 나이 지금 죽어도 억울할거 하나 없는 나이다 옛날 같으면 고래장 감인데 멀 억울하겟나\"
그 마른 얼굴에 눈물이 주루룩 흐른다

\"어여 먹어라 그래야 살지 아범을 생각해바라 너 죽으면 그 착한 놈 폐인 된다 너만 너라고 믿고 좋아 사는데 죽은 놈이야 죽어서 모르지 산 놈이 어찌 그러냐 남은 세월 다 망가지지 내 친구 딸이 그렇게 살라고 고생고생하다 죽었는데 세상에 그 엄마가 해가 떠도 울고 해가 지면 손주들 불쌍해서 울고 꽃이 피면 피어서 울고 때 되면 밥 보고 울고 에유~~ 내가 가서 위로 해준다고 하고 내가 같이 울었다\"

\"엄마 나 안죽어 울지마 여직도 살았는데 ㅎㅎ 죽이 맛있네\"
\"그래 이거 조선 간장 양념한건데 어찌 만들었는지 간장이 맛있다\"

\"응 그러 내가 산에 약초랑 더덕이랑 그런거 넣고 다렸어\"

\"그래 맛있다 어여 먹어라 그리고 약 먹고 자라\"
\'엄만 자긴 ~\"

\"약만 먹으면 약을 이기지 못해 자잔니 ㅎㅎ\"
\"아까도 너 약 먹고 자는데 깰까바 테레비도 그림만 보고 물이 먹고 싶어도 냉장고 문 여닫는 소리에 니가 아파서 살짝 자는거라 깰까바 여적지 못 먹었다 야 나두 물좀 마셔야 겠다\"
옥이가 그말에 울컥 한다 약에 취해 자면 그냥 자ㅡ는데 엄마는 그걸 모르고 아프다 자는걸 깨면 또 아플까바 물도 못 마시고 노인네가 그림만 보는 테레비 를 했으니 오죽이 답답할까

한손으로 빨래을 해서 와이셔츠를 처음 사 온것처럼 단추을 맞추어서 팔을 뒤로 접어 개키고 옥이 아들 바지 그많은 주머니 달린 바지도 주름잡아 발로 밟고 해서 접어 놓고 수건도 빨아 삶아 와그작 소리가 나게 말려 접어 놓았다

\"어디다 놓는건지 몰라 여기 놨다\"

\"응 엄마 팔 아픈데 세탁기에 돌리지 머 하러 손빨래 해 힘들게 \"

\"어디 세탁기 쓰겟드나  요새 젊은것들 바쁘단 핑계로 거기다 하는거 보면 거무티티한게 난 맘에 안들더라\"
죽 반그릇에 엄마와 옥이가 수다로 보낸다

\"엄마 다 먹었으니 우리 절이나 갈까 여기서 가까워 흐느적흐느적 갔다 오지 머 천천히\"
\"에구야 그 몸으로 \"
\"갠찮아 천천히 가는데 멀\"
\"가자 옷 입어 \"
옥이가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모자를 쓰고 나선다

엄마도 좋아라 나선다

(에공 우리 엄마 가  답답 했구나 저렇게 좋아하니 .....)
옥이와 엄마가 손을 잡고 동네 근처 절로 향한다

\"애고 벌써 모를 냈다야 저렇게 어린게 나중에 갈에 곡식으로 바뀌니 농사꾼들도 참 재주 좋지?ㅎㅎㅎㅎ\"
\"응 엄마 \"
옥이가 엄마 뱃속 편한  말소리에 푸른 웃음을 보낸다

\"에그머니나 여긴 감자가 잘 됐다 야 시켜멓게 아주 거름을 많이 했나 부다 줄 맞춰서 아주 이쁘게도 심었다  저 산은 얕으막하니 나물이 있어 보인다 아유 요새 나물 뜯으러 서울서도 와서 산을 아주 몸 서리 친다구 그러드라 허긴 아범도 그렇게 많이 뜯어 왔으니 안 그러겠니 그리고 그 더덕이랑 잔데 싹 케 온거 바라 너 먹인다고 마당에 심는다고 아범같은 놈 없어 그래도 지가 캔건 갠찮고 남이 캐 온건 머라 그러드라 그 착한 아범도 ㅎㅎㅎ\"
엄마가 신이 나서 입이 연신 벌린다

옥이는 아파장서 걸으면서 절뚝이며 걷는엄마 걸음이 늦어 자주 돌아서서 기다리며 또 걷고 또 걷고 한다

\"저긴 머 하는데냐 집도 크다  먼 축산이라고 했다야 우리 가보자 응?\"

애기 같이 좋다 옥이 엄마가

넓직하니 지붕을 해 쒸우고 엉기설기 대문도 해 걸은 그 축산이라고 쓰인 집으로 들어가보니 개가 죽어라 말 소리도 안들리게 짖고 그 옆으로 소들이 옥이와 엄마를 처다본다

\"이그미 저기 저기 바라 태어난지 며칠 안됐는가부다 아유 이쁘다 눈좀 봐라 어찌 그리 이쁘냐 세상에 근데 귀에다 멀 달았다 야 번호를 짐승들도 에밀 알아서 안 떨어지고 옆에 붙어 있는거 바라 덩치 큰 저 소가 에미 인가부다 지 새끼 어쨀까바 아주 바짝 붙어서 혀로 핥아 주고 있다야 세상에 에유 짐승들도 어찌 지 새끼 이쁜줄 알까 몰라 \"
엄마 넋두리가 옥이 귀를 심심찮게 한다

\"엄마 가자 얼른 이렇게 걷다가 절 구경도 못 하겠다\"
\" 못하면 말지 머 다 저녁때 절에 가면 머 하냐 밥도 못 얻어 먹을텐데 이렇게 스적스적 가다가 어두우면 돌아가면 되지\"
옥이가 빙그레 웃는다

엄마 하는말이 다 시적이고 책 속의 글이다

\'파도 심고 생추도 잘 나왔다 저거 젖혀서 돼지고기 싸 먹으면 맛있겠다 이 나무는 벚나무인데 일본 거라메 일본놈들 아주 죽여야되 얼마나 많은 젊은것들이 죽었는데 ............ 이 나무도 올봄엔 꽃이 하얗게 피었겠다 야 나무가 굵은거 바서는 많이도 피었겠다 필때 오면 보기 좋겠다  에그 요 좁은 뚝에다가도 콩을 심은거 바라 싹을 보니 서리태 같다 농사꾼들은 빈 땅을 놀리지 않지 그럼 심으면 다 먹을건데 땅을 비우겠니  아유~~ 공기도 좋다 이렇게 산이 있어야 공기가 좋아 산도 있고 돈만 있으면 이런데서 살면 좋겠다 새들도 날고 논에 개구리 우는거 바라 야 지 엄마 죽는다고 운다메 ? 개구리가? ㅎㅎㅎ 어찌 모만 내면 개구리들이 꼬이는지 원......... 얘 여기 마늘도 잘 됐다 올해 마늘이 벌써 나왔던데 물어보지도 않았다 돈 없는 백성이 사지도 안을건데 묻나 싶어서 난 안물어 봤다 아고<<,,,,,, 여기 계곡물 바라 이렇게 이쁘고 깨끗한데 테레비에선 물도 모자란다고 하니 난 이해가 안 가더라 원 무슨 좋은 물을 먹는데 물이 모자란다고 떠드는지 난 당췌 모르겠더라 난 이런 물이 더 좋다고 본다

해가 벌써 졌다야 돌아 가자 떠들다 오니 절은 안보이고 푸른것들만 보고 간다\"
엄마가 어찌나 말을 많이 하던지 옥이가 그만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사실 아파서 말을 할수가 없었다

그래도 엄마가 저렇게 좋아하니 소녀 같은 맘이 그래도 남아 있구나 싶어

엄마가 귀엽기 까지 했다

뒤로 남는 꾸부렁진 길이 뱀 등같이 휘어 보인다

스그적 툭 ,스그적 툭, 엄마 걸음 소리가 안 들리면 옥이는 또 뒤돌아 엄마 절뚝이고 팔 흔들리는 모습을 맥 없이 처다보며 기다린다

\"엄마 빨리 못와 <<<<<<<<<< 요즘 세상 그렇게  느려서 어떻게 살어<<<\"
\'흥 빠르건 말건 그래도 육십 넘게 살앗어 이거 왜 이래  누가 빨리 가든 늦든 그런거 생각하면  못 산다 세상은\"
옥이가 엄마 소리에 크게 웃는다  엄마도  따라 웃으며 어느새 옥이 손을 잡고 있따

\"가자  여긴 차도 안다녀서 좋다 야 \"

엄마 소리에 금방 버스가 먼지를 내며 지나간다

둘이 보고 웃는다\"
\"ㅎㅎㅎㅎㅎ 차가 없다 그랫더니 금방 오네 우라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