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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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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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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논골


BY 로뎀나무 2006-05-17

 

 

전 이곳에 온지 2년 반이 되어갑니다

어렸을때 시골서 많이지내서인지  

 서울 살때  아파트  생활이 너무나 싫었지요

항상 기회가 되면 시골로 가야지 그러면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딸아이가 중국으로 고등학교를 가고 

 남편이 춘천에 일이있어 한번 이곳을 다녀왔는데

 너무 마음에 드는 춘천이었습니다

도시는 깨끗하고  여기저기 찿아보면

 마음에 들것같은 마을이 어딘가에 있을것 같고

그리고 신앙생활하기 좋게 교회도 많고

하옇튼 그때당시 모든것이 

 이다음에 노후를 여기서 보내도 좋을것같아일을  저질러 보기로 했지요

어느날 남편은 참 마음에드는집이 있다고 가자고 했습니다

전 그날 밤잠을 설치고

낙엽이 다져가고   있던 10월말 에  그 집을 보러가게되었습니다

그런데 춘천 시내를 지나 어디론가로 한참을 고개를 넘고 넘고

구불거리는 산도로를 한참을 달려서 어느 마을로 들어섰지요

저희마을은 도로에서는  보이지가 않는 마을 입니다

도로가까이에 집 한채만 있어서 이곳안에 마을이 있다고는 생각못하지요

춘천에 택시를 부르면 아직도 처음 여기와보았다는 기사분이 반이상이 됩니다

그날 어두워진 저녁에  포장도 잘 안된 울퉁불퉁한  마을 길을 가서 산 밑에

검은 기와집을 처음 대면 했습니다

10월의 낙엽은 다떨어지고 어두워져 가는 모습속에

그 기와집은 그리 낭만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집엔 할머니 한분이 혼자 살고 계셨습니다

그분은 10년전 아파서 이곳에 오셨는에 지금은너무나  건강해져서

80넘으신 분 같지않았습니다

이집은 아드님이 노후에 살려고 시골집을 지금의 기와집으로 손보았다고 합니다

전 그리 썩 마음에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왠지 여기서 하룻밤 묵어 가고 싶었습니다

그 할머니는 처음 보았느데 너무  정이 많으시고 낮설지가 않아서

그날 할머니가 끓여 주시는 된장찌게를 맛있게 먹으면서 그날밤을  그집에서

자게 되었습니다

그저 다른데서 자는것보다 여기민박이다 생각하고 자보려던 것였습니다

할머니는 아드님이 이집을 팔려고 내놓았지만

할머니는 전혀 이사갈 생각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살생각이 없느걸 아시고 안심하는 눈치였습니다

그날밤 10월인데도 어찌춥던지..시골아랫목은 절절 끓는데 너무나 추워서 밤을 꼬박세웠던 기억이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렇게 밤을 보내고 아침에 그집 주의를 찬찬히 둘러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모든 풍경이 내것처럼 낮설지가 않고 너무나 친근했습니다

낮은 집에 검은기와집 그리고 밖에 우물가 그리고 빨랫줄

그리고 돌 수집가인 이분 아드님의  군데군데 여러 돌들..

제가 돌에대한 유난한 애정이 있거든요

어디강가라도 가면 조약돌하나라도 주머니에 넣고 와야되는것이 ...

그래서 그 몇시간에

여기와서 살아야겠다고 결정해버렸습니다

그해 겨울 크리스마스를 여기서 보내고 싶다는 일념하나로 12월 22일 눈쌓인 논골로

전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이곳 동네 이름도 몰랐습니다 여기가 논이 많앗던곳인지도..

이번에 3번재 봄을 맞이 하고 있습니다

이제  무슨작물을 언제심어야 하는지 지금은 무슨꽃이피는지

여기 산지 10년은된것처첨 훤~ 하답니다

여기 살던 할머니가 꽃욕심이 많아서 5월초가 되면 우리집은 영산홍 천지가 됩니다

서울서 그저 길가에 조경수로만 알았더 이꽃들

올해은 너무 추워서 늦게피고 잘 피지도 않을것들이 많아서 아쉽지만

그래도 시골집이 꽃밭입니다

지금 취나물과 머구가 한창입니다

그녀석들을 데쳐서 어제저녁에는

옆집 할머니와 함께비빕취국수를 해먹었답니다

이집을 샀을때 옆집할머니집에 인사갔더니

첫마디가  눈이 삐어서  그집을 샀나고

하시던 그 옆집 할머니와 매일 얼굴보며 사는 이웃이 되었답니다

매일 저희집 마당에 심어진 나무들이 못 마땅해서 다 쓸데 없느것들이라고 베어버리라고

잔소리를 하지만  할머니가 또 심심하신가 보다  웃고 맙니다

오늘은 6시 30분에 일어나서

잔듸밭에 토끼풀을 뽑고 질경이도 칼로뜯어내고 잡초하고 씨름을 해야했습니다

며칠 손을 보지않으면 풀밭으로 변해버리는 잔듸밭은 이제낭만적인 잔듸밭이 아니랍니다

아직 고속도로가 완성되지않아서 저희 부부는 주말 부부지만

이젠 혼자 보내는 밤이 참을 만 합니다

겨울에는 정말 많이 힘들지만

산천에 피어있는 모든것들을 친구삼아 오늘도 넉넉히 살아갑니다

덕분에 서울서 그리심하던 천식은 간데 없이 좋아졌으니 얼마나 이곳이 감사 한지 ..

올해도 몇가지의 작물을 심어놓고 매일 녀석들이 커가는 재미로 하루를 보냅니다

조그만 씨로 심었던 것들이  어느새 모습을 갖추고

나는 상추 나는 쑷갓 하며 자랑합니다

매일 그 어린것들 을 뽑아서 비빕밥을 해 먹습니다

나만의 성찬입니다

이렇게 전원생활을 꿈꾸는 님들은 언제든 다녀가도 좋습니다

강원아줌마!

 이원사슴목장에서 조금더가시다보면 동진사슴목장이 저희마을입구입니다

그냥가지마시고 차라도 한잔 마시고 가세요..

자연을 대하는 님의 마음이 정말 아름다워 어떤분인지 뵙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