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모처럼 시간을 내서 시골집에 갔습니다.
뒷산 샘물은 겨울에도 얼지않고 계속 퐁퐁 솟아난다고
그곳에서 살던 할머니가 알려주셔서
그곳에 호스를 연결하여 물탱크에 받아서 물을 사용했었습니다.
겨울에는 너무추운 곳이라 땅속에 묻어 둔 호수마저 얼어붙었고
가끔갈때 차를 마실 생수를 십 여병 사두고 겨우내 이용을했었습니다.
얼음이 녹고 물이나오기를 내내기다렸지만,
마당에는 샘물이 호스를 통해 계속 나오지만
부엌에는 물이 나오지 않아 남편은 물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저는 마당 이곳 저곳 돌아 다니며 풀도 뽑다가
실증나면 방에 들어가 누워있다가
다시나와서 취나물도 꺾고
아주 어린 머위 잎사귀도 따고
쑥국한번 안 끓여 먹은 올 봄을 생각하며 쑥쑥 커버린 쑥도잘라 바구니에 담습니다
돌틈마다 돌나물도 나와있고 야생 달래도 나와있습니다.
어머님이 몇 해전에 심어놓은 부추는
해마다 잡초들을 헤치고 올해도 줄기차게 계속나옵니다.
며칠이나 비어있던 빈집을 지키던 새들도
여러가지 소리로 노래합니다.
휘리릭하며 긴소리를 가끔내기도하고 깊은밤에도 가끔 휘파람소리를 내는
저새는 휘파람새
붐붐붐... 이쁘지는 않지만 특이한 소리를내는 저새는 붐붐새
정말 청아함으로 옹알이 하는 아기마냥 소리내는 종알종알 새라고 멋대로 이름붙여주엇습니다.
새들이 오늘따라 유난스럽게 지저귀고있어
행복한 나는 저새들이 우리가 오니 너무좋은가봐
우리를 환영하는 노래소리야.. 라며 멋대로 해석합니다.
새소리를 들으며
마당을 들여다봅니다.
우리마당엔 쑥도 있고
냉이꽃도 하얗고 작게 피어있고
한무리의 클로버가 풍성하게 모여 회의를 하는지 모여있고
뒷뜰에는 노란꽃의 아기똥풀이 지천인데 얼마나 키가 큰지
고놈의 위세에 눌려 취나물은 꼭꼭 숨어있어 찾기가 어렵습니다.
작년에 여기저기 모종 한 상사화도 풍성한 잎을 자랑하고 있고
분홍색 앵초꽃이 무리지어 연신 피어났습니다.
아랫동네에는 만발한 작약도, 이곳은 산속이라 기온이 낮아서인지
이제야 작은 몽우리를 머금었습니다.
작약 몽우리에만 유독 개미들이 바글바글 붙어있습니다.
작년에도 그러더니...올해 개미들은 잊지도 않고 주인보다 일찍 작약향기를 맡으러 왔나봅니다...
자연이 주는 휴식과 평안으로 에너지를 충전하고 다시금 수험생의 엄마이고 직장인의 한사람으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집뒤뜰과 앞뜰 온통둘레마다 자연스런 나무들과 풀들 앙증맞은 색색의 꽃들이
게으르고 가끔찾아오는 주인들을 조용히 환영해주니
가슴속으로 기쁨이 번져옵니다.
저는 잠시동안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풍성한 뜨락을 가진 아줌마가 되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