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 나무가 하얀 방석을 펼쳐 놓았습니다.
초록빛 융단이 펼쳐진 지상을 향해 작은
꼬마 요정들이 하얀 손톱만한 낙하산을 타고
수없이 수없이 내려 앉습니다.
그들을 환영하는 노란 꽃가루가 뿌려지고
누가 불어댄 비누 방울인지 노란 민들레 꽃위에
비누 방울들이 수없이 많이 내려 앉았습니다.
자꾸만 나를 유혹하는 밖의 풍경에 핑계삼아
작은 휴지통을 들고 소각로 앞에 앉았습니다.
호르륵 거리며 까만 글씨들을 잡아먹는 붉은
너울이 좋아 아직은 따뜻한 불기운이 좋아
잠시 나의 시름을 잊고 넋을 놓고있다가 기분이
너무 이상해 고개를 든 순간 심장이 멎어 죽는줄
알았습니다.
애기 똥풀이 지천으로 널린 논둑위에 네 발에
장화를 신은 고라니 한마리가 지친 기색이 역역한
모습으로 논둑에 서서 나를 쳐다보다 눈이 마주
치자 쏜살같이 내 앞을지나 그렇게 길 건너 초록 우거진
앞 산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며 고라니가 건너온 논을 보니 모를 심기위해
물을 가둬둔 논에 내가 기다리든 그 새가 한껏 우아를
떨며 목을 곳추 세우고 워킹을 합니다.
그래봤자.민생고 해결인데 그 모습마져 그토록 우아 하대요.
고라니가 건너온 그 논둑길로 허리가 땅에 닿을만큼 굽으신
할머니 한분이 우리 사무실을 찾아오셨습니다.
송아지가 작은 야산을 넘어 우리 사무실 쪽으로 도망을
쳤는데,노인분들만 두분이 사시는지라 도저히 찾을길이
없다며 한숨이 땅이 꺼집니다.
사람들이 많다보니 해결책도 가지가지 결국 어미소를
끌어다 사무실에 매어놓으면 어미 울음소리를 듣고 송아지가
돌아올거라는 의견에 어미 소를 사무실앞 작은 나무에 매어
놓았습니다.송아지를 찾는 어미소의 울음소리는 애끓고 기다리는
송아지는 오지 않습니다.
어둑어둑 해 질녘 정말 거짓말 처럼 푸른 숲속에 송아지가
나타났습니다.혹시 차도에 뛰어들어 사고라도 날까 가슴졸이며
송아지 체포 작전에 성공을하고 네 다리를 꽁꽁 묶인 송아지는
트럭에 태워져 어미소와 집으로 무사히 돌아갔습니다
다음날 그 마을에서 사무실로 전화가 왔습니다.
너무 고마워서 마을 사람들이 우리 사무실에 한턱을 내겠다고...
그 마을에는 낚시터가 있답니다.
그래서 잉어 회 몇접시를 보내 주겠다고...
그 낚시터의 물은 별로 깨끗하지 않은데,그 곳에서 자란 잉어회를
날걸로 먹어도 되는건지 나는또 한걱정이 늘어졌습니다.
그런데 우리 기사님들 젓가락 들고 이제나 저제나 기다려도
잉어회는 오지 않습니다.
성질급한 기사님 차를 타고 가더니 걸려온전화 마을 사람들이
잉어는 잡아놓고 회뜰 사람이 없어 한걱정 늘어져 있다고....
잠시후 등이 시커먼 잉어 몇마리가 뜰망에 담겨 우리 사무실에
도착했습니다.
우리 기사님들 회 못먹어 실망을 하건말건 저는 신났습니다.
오리가 노니는 작은 개천에 굴삭기를 동원해 연못을 만들게
했습니다.고래등 같은 한옥 마당에 비단 잉어가 노니는 연못은
아니여도 마당앞 개천에 검은 잉어가 노니는곳 이만하면 나도
상팔자 아니 겠는가 생각하니 가슴이 뛰었습니다.
적당한 깊이로 만든 웅덩이에 풀어논 잉어들이 잘 놉니다.
다음날 출근 하자마자 달려가 봤더니 잉어들은 하얀 배를
하늘로 보이고 모두 죽어 있었습니다.
소박하다 생각한 나의 욕심이 또,몇마리의 잉어를 저 세상으로
보내고 말았습니다.
그럼 제가 본것이 송아지 였는지 고라니 였는지 궁금하시죠?
제가 본것은 분명 장화신은 고라니 였습니다.
앞산 숲에서는 요즘 뻐꾸기가 울고 알수없는 새 울음소리가
들려서 마을 분들께 물어보면 그 울음소리가 고라니 울음
소리라고 합니다.
사무실 마당을 가로질러 고라니가 뛰노는곳 나는 늘 그리
살고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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