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후덥지근한 날씨의 연속이더니 오늘아침엔 바다간물을 머금은 찬 바람이 창문을 뒤흔든다.
황사인지 솔가루인지...누렇고 푸르스름한 먼지들이 사방을 날아다닌다.
새벽5시 자명종이 울리기도전에 번쩍하고 눈이 떠졌다.-이상타..언제나 배개하고 씨름을하며 1분만더...10초만더..하는내가..-
30분늦게일어난 남편은 밥을먹는둥 마는둥하더니 6시가 되니 불이나케나가버린다...
아이들은 아직도 자고있다...
세상은 적막에 쌓여만 있는것 같다.
창가에서서 간만에 혼자만의 여유를 부려보았다.
쓰디쓴커피를 한모금하면서 마을어르신들이 부지런히 갈아놓은 논두렁의
작은하우스속 모들을 바라다보며 미소도 지어보이고...
문득, 앞집에서 키우는 토끼한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아들들의 놀이터 이기도한곳.
토끼주인댁은 사람이 좋은건지 원래가 아이들을 좋아하시는건지
우리아들들을 무척이나 이뻐하신다.
시카고에서 사업을 하시다가 나이가 들어 한국으로 들어오셨단다.
소문엔 이곳영종에 많은 토지를 매입하셨다고도 한다.
-본인에게 들은것도 같다-
토끼는 많이 자라있었다.
작은이맘때 처음 보았을적엔 새끼였었는데,
지금은 다 자란 고양이보다 커 보였다.
우리는 흔히들 토끼같은 자식들이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내어머닌 토끼가 겉보기는 무척여리고 귀여워보여도
사실상 아주 무서우리만치 잔인한 동물이라 말씀하셨다.
어릴적 우리집엔 집토끼3마리가 있었다.
한 마리가 자라서 새끼를 낳자 어머닌 절대로 토끼장 근처엔
가지말라하셨다.
어린맘에 새끼토끼가 너무 보고싶었던나와 내 동생은
어머니몰래 새끼토끼를 꺼내어 만져보고 다시 집어넣어줬다.
아무도 모르게...
다음날 어머닌 누가 토끼를 만졌냐며 성화셨고
우린 모른척해야만 했다.
어미토끼는 우리가 건드렸던 자신의 새끼를 물어죽인것이다.
사람의 냄새가 배어버린 그 작은토끼를 어미는 자신의 자식인지도 모르고
또다른 자신의 새끼를 보호하기위해 죽여버렸던 것이다.
나는 가끔 생각한다.
울아들이 밖에 나가서 잘못을 저질렀을때,
내가 그 자리에 있어서 울아들을 야단쳤을땐
자식을 위해 당연한거라 생각을 하고..
다른이에 의해 울아들이 꾸중을 들었을땐....
아마도 역한 마음에 아들을 더 혼내지는 않았을까...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