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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06-05-02

나한테는 세 동생이 있다

막내는 미국 이민가서 나름대로 잘 살고 남동생도 좋은 여자를 아내로 맞아 성실히 살고 있다

그 남동생 밑에 여동생은 중간이라 배움도 없었고  이리 쏠리고 저리 눈치보며 중간 위치가 어떤것인지 잘 알았는지 성격도 모나지 않고 둥글허니 좋다

급한것도 없고 소리지르는 법도 없다

그저 중간에서 위에서 혼나면 떠밀려 맞고 혼나고 밑으로 막내 가 있어 그 막내 때문에 또 집에서 쫒겨나고 혼나고 울고 그렇게 그 여동생은 혼자 중간 낌을 서러워 하며 커갔다

그래도 중학교를 겨우 나오고 같은 해에 오빠가 대학을 가기 때문에 사실 집에선 여동생한테 신경조차 없었다

그래서 혼자 고등학교를 그만 두었다

그리곤 남들 다 입학에 기분에 젖어 있을때 늦게 까지 잠으로 때우고 나 따라 집안 일 하던 동생은 어느날 간호 학원에 보내달라고 했다

아무말없이 엄만 보내 주었고 동생은 착실히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런대로 잘 다녔다

그렇게 자격증을 따고 병원근무를 했다

가난한 집에서 그래도 간호 학원 나와서 병원에 배운 의사들과 같이 웃고 떠들고 점심도 먹고 전문? 직업에 정말 좋아했고 우리 집 식구들고 조금만 아프면 어떻게 하냐고 묻고 이웃에선 어느 약을먹어야 하느냐 하는 고질의 질문을 하곤 했었다

그렇게 처녀가 되어가고 까맣던 피부도 하얗게 되고 꽃무늬의 이쁜 원피스도 사 입고 다녔다

월급날이면 엄마가 좋아하신다며 이름난 제과점에서 근으로 달아 파는 생 과자도 사 오곤 했다

없는 집에서 그런거 사오신다며 소리를 냅다 지르면서도 손은 어느새 그 생 과자를 집어 입으로 들어가는 엄마 모습을 보며 동생은 웃곤 했다

그렇게 이쁘게 커서 한창 나이인 20대가 되어 중매로 시집을 갔다

대학 나온 남자인데 언니인 나로서는 맘에 들지 않아 반대를 많이도 했었다

\"언니 그러지마 나두 그렇게 꼭 맘에 들진 않지만 키도 크고 인물도 잘 생겼고 대학도 나왔잔아\"
\"야 대학 나오면 머 하냐 생활력도 없어 보이고 느려 등치가있어서 그런가 느려 터지게 생겼고 말 주변도 없고 음식 먹는거 봤니? 지 입만 입인줄 아는것 같더라 난 맘에 안든다  니가 어디가 모자라서 그런대로 가니?\"
\"언니 난 내가 언니 동생이니까 잘 나보이지 누가 요즘 세상에 중학교 밖에 안 나온 날 대학 나온 사람이 데려 가겠어 ? 그러니까 난 갈래 내가 못 배웠으니 상대라도  잘 배운 사람 만나 살아야지 잘 살게 언니야\"
그렇게 쓸쓸히 결혼식을올리고 동생은 부천에 살림을 나서 살았지만 내 본대로 그 제부 성격이 나왔습니다

느리고 말도 없고 여자 아낄줄 모르고 자기만 편하면 되고 항상 술에 젖어 출근하고 퇴근하고 하지만 난 입을열지 않았습니다

동생한테 해가 갈까 두려웠죠

임신을 한 동생이 수박이 먹고 싶다고 근데 돈이 없다고 냉면도 먹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난 화가 치밀어 욕을 욕을 하면서 부천을 향해 지하철을 탔다

얼마나 화가 나던지 내 맘은벌써 부천 동생 집에 도착 해 제부을 욕을하고 발로 차고 소리를 지르고 있지만 몸은 아직도 지하철에 있었다

\"야 이렇게 살면서 먼 애를 가져? 먹고 싶은것도 못 먹고 하혈을 해도 병원도 못 가면서 그놈이 사람이냐 지 처먹을 술 값은 있어도 지 애편네 하혈해서 병원갈 돈은 없다든? 개 같은 새끼 그런 새끼 낳아바야 너만 속 썩고 사니 아주 지워라 이 참에  너도 참 답답하게 산다 이 미친년아 아무데도 못 나가고 시장도 돈이 없어 못 가면서 먼 애를 낳는다고 그래 아고 속 터져 \"

동생은 아무 말없이 내가 사준 수박과 냉면이 맛있다며 연신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렇게 아들을 낳고 몇년을 살았지만 그 낙태함에 동생이 병원에 다니고 아이는 이집 저집으로 맡겨져 커 갔다

제부는 아예 회사 관두고 집안일 할테니 동생보고 돈을벌어 오란다

기가 막히다

동생은 못살겠다며 아들을 데리고 별거를 하기 시작했다

\'야 ㅇㅇ걔는 머 하러 데리고 나와 요즘 세상에 애 데리고  혼자 사는게 쉬운줄 알아 그리고 아예 합칠게 아니면 위혼 하지 먼 말라 비틀어진 머리에 먹물든 인간들이 하는 별거냐 웃겨 머가 희망이 있다고 그리고 애는 주고 나와라 나이가 한살 이라도 어릴때 재혼도 하고 애도 잊고 그렇게 사는거지 니가 머가 잘 났다고 애 데리고 혼자 살어? 그러다 힘 들면 전화로 울고 불고 힘들다 돈 없다 속상하다 그럴려고 그럼 나나 엄만 속이 편하냐 \"

난 매정하게 말을 했고 동생은 울면서 \"언니는 형부가 잘하니까 그런 소리 편하게 하지 듣는 내 맘이 어떤지 모르고 그러는거 아냐 언니는 내 맘 몰라 자식두고 혼자 산다는게 얼마나 죽음인지 그거 알고 말해?\"
동생은 자식 말만 하면 바로 소리지르고 대든다

그럴때마다속으로 (아 엄만 바로 저런거구나 인생 끝에서 절벽에 매 달려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살려고 하는 그 애타는 그 애절한 맘 이구나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때 뿐일뿐 난 그렇게 잊어 가고 아파하며 동생과 가끔 연락을 하며 살았다

어느 봄날 전화가 왔다

\"언니 난데 나 위자료 안받는 조건으로 위혼 했어 ㅇㅇ도 주고 왔어 그리고 이삿짐 엄마네 집에 갔다 놓을려고 하는데 차가 없어서 전화 했어\"

\"그래 낼 새벽에 가마 이삿짐 챙겨라 그리고 울지마라 밥 제대로 챙겨먹고 잘했다 미친 개 한테 물린 셈치란 말도 있잖아 그렇게 생각해 넌 말띠 라서 팔자가 세다가 다들 그러잖아 생 풀이 했다 생각하고 살어 알았지 좋은 일도 올거야 응?\"

아무 말없이 서러웁게 내 목소리 들으며 우는 동생이 난 그저 담담하기만 했다

\"차라리 잊으라 그랬지? 니가 먼 애를 길러 그 씨가 그씨야 알어? 울지마 내가 그랬잖아 니 팔자만 생각 하려면 자식이고 머고 너만 생각하고 그래도 그 자식이 불쌍하고 보고 싶어 못 살겠다면 내 팔자 더러운 팔자니 묻어 버리고 그 자식만 위하고 살라고 둘중엔 하난 버려야 한다고 내가 안그랬어? 그러니 니가 선택한 니 팔자 울지말고 잘 살어 ...\"
그렇게 말 해놓고 나도 울었다

난 그렇게 제 삼자로 냉정히 판단하고 잘라 버렸지만 그 생각이 얼마나 동생을 아프게 했던가를 다음날 저녁에야 알았다

집으로 이삿짐을 챙겨 내려온 동생은 눈치 보며 이삿짐을 챙겼고 난 도왔다 근데 이상하게 이불짐 가운데 분홍색으로 조그만 보따리가 있었다

궁금한 김에 난 동생이 다락방에 올라갔을때 그걸 얼른 풀어 보았다

세상에~~~난 가슴이 꽉 막히고 내가 어찌 이렇게 동생을 위혼 한것 보다 아프게 했을까 생각을 했다

그 작은 분홍색 보자기안엔 가슴을 치며 울며불며 떼놓고 내려온 동생 아들 의 갓난애때 입었던 베네 저고리와 양말 그리고 기저귀 그리고 장난감과 벼게 였다

이걸 동생은 버리지 못하고 고이고이 싸서 그 이쁜 보재기에 고이 싸서 나 한테 들키면 또 안 좋은 소리 들을까 이불짐 속에 넣어서 가지고 왔던 것이다

이렇게 못잊고 애타하는 엄마 맘을 내가 왜 어루만지지 못하고 막무가내로 잊어라 필요 없다 너만 생각해라 칼로 가슴을 찌르는 소리만 했던지 그제야 나도 엄마였구나 나도 이렇게 된다면 내 한밖에 없는 내 아들을 못 잊을거면서 그렇게도 지난 세월에 동생을 내가 눈물나게 하였구나 ........가슴에 붉은 피가 역류하듯 눈물이 쏟아져 얼른 밖으로 나와 동생 부르는 소리에 목이 메어 대답을 못 했다

(그래 엄마구나 너나 나나 엄마 였구나 나두 이렇게 알고 아픈데 넌 나보다 어리면서 몸으로 머리로 가슴으로 맞닦드리면서 울었겠구나 ㅇㅇ야 내 동생아 어떻하니 내가 너 한테 모질게 한 말을 어떻게 하면 니가 그 말들을 잊고 살아가겠니 그 엄마 한테 내가 엄마로서 못할 말을 네게 내가 했구나 ㅇㅇ야 살면사 다신 안 하마 다신 너 한테 그런 모진말 안하고 내 죽을때 까지 그 자식 생각 할때마다 말할때마다 내 그저 듣고만 있어야 겠구나 그게 내가 너 한테 말한 그 말들을 잊게 하는거겠구나 \")몇번이나 다짐했다

지금은 다른 남자 만나 가난하지만 지하 셋방에서 웃음이 끊어지지 않고 딸 하나 낳고 잘 살고 있지만 그 멍든 가슴은 몰래 몰래 나 혼자 생각한다

지금도 동생 수첩을 들여다 보면 그 아들 애기적 사진을 고이 간직하고 고등학생이 된 그 아이하곤 연락을 자주 하는것 같았다

하지만 말을 하지 않는다

나두 궁금하고 걱정도 되지만 절대 물어보지 않는다

눈치로 혼자 생각하고 잘 되기만을 빌어 본다

그 아이도 내 동생이 생각하는한  내 조카 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