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모처럼 콧노래 부르면서 샤워를 마치고 나온
정안젤라 여사 !
어머니가 수술을 받았다는 전화를 받고는 얼굴에 사색이 완연해지더군요.
우리 어머니는
60년대 최고미인으로 꼽히던 김지미씨와 쌍벽을 이루는 미모의 여배우
태현실씨를 붕어빵처럼 빼닮으셨습니다.
오죽하면
우리 엄마처럼 예쁜 여자한테 장가가는 것이 소싯적 나의 소박한 꿈이었답니다.
물론 그 소박한 꿈은 ...
우리집 88싸이즈 정안젤라 여사를 만나는 순간 물거품이 됐지만요 ㅡ.ㅡ
우리 어머니의 빼어난 미모 때문이었을까???
전라도 깡촌에서 서울 외국어대학에 유학을 간
동네에서 소문난 \'훌륭한 청년\'과 연애를 하여
결혼도 안한 스무 살에 날 나으셨답니다.
스무 살에 날 나으셨으니..... 나랑은 19살 차이가 나는거죠???
우리 어머니는
지금도 열 살은 젊어 보인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고운 얼굴입니다.
내가 누굽니까?
다리 짧은 대머리 아닙니까?
아무래도... 실제보다 나이가 들어 보이겠죠?
덕분에
어머니를 모시고 식당에라도 갈라치면
곱게 늙은 다정한 부부로 봐주거나... 아니면
노인대학에서 새로 사귄 커플쯤으로 오해를 받기도합니다 ㅡ,.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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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휴~~~~ 우리 어머니도 그렇지...
아무리 속눈썹이 눈을 찔러도 그렇지
연세가 얼만데... 쌍거풀 수술을 받으신다 말입니까 !!!
병문안 때문에 어머니 댁에 가느라고 콧노래 부르면서 샤워한 보람이 없어져버린
정안젤라 여사 월매나 승질 났을까!!!
그건 그렇고......
살면서 느끼는 건데요
어렸을 때의 생활환경이라는 것이
성격형성에 참으로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소싯적 우리집은 잣대공장을 했습니다.
30cm 플라스틱 잣대가 주생산품 였구요
대나무로 만든
길고 올바르고 정직한 1m짜리 대나무잣대는
칼쌈하며 노는데 안성마춤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나도 굉장히 올바르고 정직한 성격으로 자라났습니다.
어쩌면......
가늘고 길게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가끔은 올바르지 못하고
삐투루 나가는 경우가 있어서 왜 그럴까 생각해 봤는데요...
우리 공장에서 생산되는 잣대 중에
옷감 재단할 때 쓰는 삐투러진 재단용 잣대가 있었거든요...
역시 생활환경은 성격형성에 아주 중요하다는 결론이 나오드라구요 !
내가 이래뵈도 ... 이런 집안 출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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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익어 가는 봄날의 주말과 휴일 잘 보내세요.
월요일에 다시 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