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과 지내다 보니 또다시 아득한 옛날로 돌아가려 한다.
혼자인 시간이 너무 오랜 여동생을 보며 한편으론 너무
미안하고 감정이 복잡하다..
여동생을 보며 새삼 느낀건 너무 쉽게 화를내고
남을 항상 삐딱하게 보며 항상 부정정인 단어를 쓴다는
것이다.
우리 형제들중에서도 유독 이동생의 성격이 유난히
부정적이라고 모두들 생각하지만 그래서 옛날에는
모두들 싫어하기도 했고 정말 많이 싸우고 자랐는데
나의 가정(친정)을 떠나서 남편을 만나 십년이상 살다보니
내 자라온곳이 조금 객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내 기억의 끝자락... 기억나지 않을만큼 어렸을때부터
우리집에는 평화란게 없었다..
항상 아버지의 고함, 엄마의 침묵, 희생만 있을 뿐이었다.
아버지는 항상 억울했다... 뭔지 모르지만 항상 불만이
가득했고,, 그런 불만들은 엄마에게 털어놓았다.
그렇지만 세째딸로 곱게 자랐던 엄마는 그저 침묵만이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는 방법이었고, 아버지는 그게
더욱 못마땅하여 결국에는 밤이 새도록 그 모든 화살을
엄마에게 돌려 퍼부어댔고, 엄마는 그저 피하기만
했다..
아들이 본 시각으로 엄마는 엄청난 피해자다..
늘 희생하고 고생한 사람이다.
딸이 본 엄마는 답답하다..
왜그때 아버질 좀 다독여 주지 못했을까.
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할머니마저 장남을 남편같이
떠받들고 살며 둘째인 아버지는 집안의 하인처럼,
소처럼 일만하며 살았는데, 엄마와 결혼하여 다정한
손길이 그립지 않았을까..
울아버지는 알고보면 유머도 있고, 무척 다감한 사람이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아이들을 무척 사랑했다.
비록 선보고 한 결혼이지만 엄마도 무척 사랑하신것 같다..
엄마는 늘 아버지의 송곳같이 날카로운 폭언에 맞받아치지
못하고 늘 말을 돌려 비아냥 거렸고, 우린 그런생활에
차츰 익숙해 져 버렸다.
지금 말끝마다 비아냥을 하는 동생을 보니 엄마를 보는것
같다..
또한 나의 예전에도 저런모습이 많았으리라..
그러니 나를 보는것 같기도 하다..
여동생을 사람을 오래 사귀지 못하는것 같다.
주위 가족들한테 하는것 보면 행동은 아주 잘하면서도
말끝이 너무 차갑다.
선을 보고나서도, 열가지를 잘해도 상대가 한번만
실수하거나, 자기가 생각한 것과 다른 방향의 행동을
하면 가차없이 끝이다.
그게 자기를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란다
그녀의 진심을 알고 있지만 직접 듣는 말은 너무 아프다..
사랑하는 내동생..
이젠 나이가 든 만큼 포용력도 길러서,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한 가정 꾸리는게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