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동그랗게 말아 의자속에 푹 집어 넣고 헤드폰을 쓴다. 섹스폰 음악이 흐른다. 날 너무 헤집어 놓아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낮에는 한강이 쓴 그여자의 열매를 읽다가 온몸의 떨림을 느끼고 밤에는 미리 내가 좋아하는 씨디를 구워놓고 그 음악속으로 뚜벅 거리며 걸어 들어간다. 눈을 감는다. 갈대가 흔들리고 별이 빛나고 소나기가 쏟아지고 그러다가 눈물이 흐른다 내 마음속에 숨겨 두었던 가식을 벗어던진 온갖 감정들이 내몸 밖으로 내동댕이 쳐진다. 행복과 불행 기쁨과 슬픔 속된 단어로 한 끝차라 했던가 실컷 소리내어 울어도 보고 음악에 맡겨 몸을 흔들어도 본다 내몸의 말단 신경들을 모두 불러내어 자극한다. 이럴땐 자신에게 솔직해져야 한다고 애써 말한다... 그리고 눈을 감고 다시 음악과 하나가 된다. 나 이렇게 내 자신을 들여다 보고 나면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그리고 저 멀리 햇살과 어울리는 초록이 빛나는 그곳에 너와 내가 함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