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온지
때는
3 월 중순 이었는데 말이다.학교는
문을 닫아서 아이들은 학교를 가지 않았다.길이 어디가 어딘지 구분이 안되도록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였다.
미국에서는
눈을 치우지 않으면 안된다는 소리는 들은데 다가눈이
많이 왔으니 , 아이들과 밖으로 나갔다.그동안
사람구경이 힘들었는데 드디어 사람구경을 할 수 있었다.옆집
할아버지가 인사를 한다. 전직 고등학교 교사 이다.길
건너 사람들 하고도 인사를 했다. 현재 초등학교 도서실 담당 교사란다.
모두들
밖에 나와 눈치우느라 난리다.나도 눈을 치워야 하는데
뭐가 있어야 말이지.그때 당시는 한국에서
보낸 이삿짐도 아직 도착하지 아니했을때이다.겨우
빗자루가 하나 있어서 들고 치우니 택도 없는 것이다.할수
없이 냄비, 후라이팬등을 가지고 나가서 치웠다.넷이
나와서 치우는데 도무지 일의 진전이 없는것이다.남자아이들은
그저 놀기 바빴고,딸아이와
내가 그릇을 가지고 눈치우는 모습이남들 보기에 기가
막히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였나 보다.길건너
사람들이 우리집으로 건너 오는것이아닌가?그러더니
나에게 뭐라고 하면서 비키라고 한다.그집
아들이 눈을 치우는 기계로우리집
차도의 눈을 깨끗이 치워 주는것이 아닌가?그엄마
(도서실선생님)는 삽으로 구석을 치워주고…기계로
치우니 손쉽게 빨리 끝난 것이다.한국같으면
집으로 들어와 따뜻한 차라도 한잔 하자고 할텐데…돈을
지불 할수도 없고, 엄마까지 같이 온것을 보니 그건 아닌것 같은데?이럴때는
어떡하는 것인지 알수가 있나?그저
고맙다고 인사만 하였다.
저녁에
남편이 회사에서 돌아 오자 마자,우리 네사람은
오늘 있었던 일을남편에게 종알종알 이야기하며 저녁식사를 하였다.
식사를
마치고 아이들과 앉아 있는데,누가
똑똑 문을 두드리는것이 아닌가?밖은
깜깜해서 안 보이는 데 전화도 없이 ,이게
도대체 누구지? 불을 켜고 보니까 옆집 할아버지인 것이다.뒤에
보니 왠 남자가 한사람 더 있었다.들어 오시라고
하고서 이야기를 해보니,할아버지가
다니시는 교회의 목사님인 것이다.이미
할아버지께서는 우리 이야기를 집주인한테서 들어서 알고 있었으나,우리가
온줄은 모르고 있다가 오늘 처음 본것이다.그리고 목사님과
함께 방문하신 것이다.그러나
우리의 종교가 카톨릭이라는 것과우리는
종교를 바꿀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매우 실망하시는 눈치셨다.그동안
아이들은 흥분하여서 자신들을 드러내고자 난리였다.둘째는
한국에서 갖고 온 태권도복을 입고서 폼을 잡아 보기도하고막내는
한국에서부터 들고 온 텔레토비인형을 보여주고 싶어 안달이었다.첫 방문객 이었으니까.......
두분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물어보시고 필요한것이 없냐 하시면서한국에
관한 풍습등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가셨다.굉장히
밝은성격에 친밀감 있게 행동 하신 목사님이셨다옆집
할아버지께서는 얼마후 에도 당신의교회 남자분들의 조찬모임에우리남편도
초대를 해서 한국이야기를 나눈적도 있다.먼나라에서
방금 온 한국사람이 신기했나 보다.
그후에도
여기서 여러 미국인 목사님들을 만나서 이야기 해 볼 기회가 있었다.이곳에서는
목사님들이 따로 생업을 위한 직업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았고,또
우리 둘째의 친구 아빠중에도 개척교회 목사님이 한분 계시다.그분은 우유회사의 트럭을 운전 하신다.
운전 하다가, 또 잠시 쉬면서 강론(설교)내용이 떠 오르면 바로바로 메모를 한다고 한다.
그 목사님들이
갖고 있는 특성은 소박하고 편안한 얼굴, 해박한 지식,외국인에
대해서도 거리감 없이 잘 받아 드리려고 하는 자세다.역시
주님의 사업을 하는 분들은 다르구나 하는것을 느낄수 있었다.그리고
한번은 안식교의 한국인 목사님 한 분이 우리가 있다는소리를 듣고,우리를 방문 하기 위해 1
시간이 넘는 거리를 운전 하고 오신적이 있다.비록
종교는 다르지만, 그저 감사할 뿐이다.
그러나
그동안 성당 신부님이나 성당 신자들은 한번도 우리집을 방문 안 했으니,종교의
분위기나 성격은 어떻게 미국이나 한국이나 이렇게도 똑같은지 모르겠다이 점은 우리 카톨릭 교회와 신자들이 한번 생각해 봐야 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