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아들과 헬스클럽을 다녀오던길에 신호대기중
만취차량에 뒤를 받치는 사고를 당했지요
하루 자고나니 등과 허리에 통증이 와서
병원에 일주일째 요양?중이랍니다.
사고나기 며칠전에 7년된 인연을 내손으로 끊었습니다.
사랑도 아니고 그렇다고 우정도 아닌 그친구.
우정으로 시작해서 둘의 감정선이 약간의 변화가 있을즈음
무언의 약속이라도 한듯이 서로가 연락을 자제해 왔었습니다.
나나 그친구의 배우자가 별 하자가 없다는 이유가
위험 수위를 감지하는 센서가 빨리도 작동 했나 봅니다.
서로가 딱 끊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연결 됨도 없이.
일년에 두어번 \"잘살아있냐..\"전화나 문자 몇건씩 받다보니
어느덧 7년이란 세월이 흘렀더군요.
문득 자책감이 들기 시작 했습니다
내가 ..
그냥 그렇게 세월 가는대로
가끔씩 마음속에 꿈툴대는 연정과 우정사이의 감정을
즐겼는지도 모르고
무미 건조한 일상속에 타이트함을 즐겼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
명주실같은 가는 봄비가가 내리던 얼마전
그 친구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나 역시도 봄비 내리던 그날 그 친구 인지는 모르지만
막연한 그 어떤 그리움이 퐁퐁 솟아 올라
발칙한 내 감정을 수습 하는 중이였지요.
\" 우째 지냈노.?\"
\"잘먹구 잘산다 와?\"
\"하하`~잘먹고 잘산다는 그멘트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네..\"
\"응...\"
\"나..아파트 짓는다..\"
\"어쭈..뒤집어진 도로 공사에 성이 안차나부지..\"
\"아파트도 손대보려고..\"
\"잘해봐라 ....기초 든든히 세우고..\"
\"하하...누구 명인데...알았다..원하는 층 말해봐라 ..원가로 줄께..\"
\"웅..말이라도 고맙다..\"
멀쩡하게 통화를 끝내고 돌아서는데 가슴이 싸해지면서
이제는 그친구가 끊지 못하는는 연결고리를 내쪽에서 끊어줘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나의 우유부단으로 7년이란 세월을 질질 끌은것은 아닐까.
마음으로 짓는 죄는 죄가 아니야..내가하면 로맨스 라고 생각은 한것은 아닌가.
그 친구에게 내가 멧세지를 준적은 없지만
약간의 제스처는 주지 않았나.
봄비 내리던날 마음속에 내안의 나를 꺼내어 세탁을 하기 시작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그 친구에게 마지막 문자를 보냈지요
\"이제는 정말로 끊고 싶어 .부탁이야..전화나 문자 ..보내지 말았으면 좋겠어 .좋은 기억으로 가슴에 담고 살아갈께..사업 번창하고 건강해라.\"
잘 못보내는 문자를 더듬거리며 찍고는 확인을 누르고
종지부를 찍었지요.
곧바로 걸려온 그친구의 전화를 확인하고
밧데리를 빼면서 손등에 눈물이 후두둑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풀지못한 숙제를 풀어버린듯 홀가분하다는 생각도 잠시
입원을 하게 되었답니다
입원실 창가에 ..
사월에 햇살이 쏟아지면서 누군가 갔다놓은
작은 화분속 자주색 꽃을 들여다보면서 며칠을 보냈습니다.
사월에 햇살이 사뿐히 내려 앉은 봄 뜨락 위로
나의 날카로운 열정들이 보드라운 햇살을
여기저기 베어 놓아 버리고 내안에 숨어 버립니다.
시선을 다시 돌려 3층 병원 복도에서 내려다본 3층 아래
대나무 무성한 언덕위에 낡은 양옥집 담밑에는
개나리가 노란 향을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그 아랫 스레트 촌집에 시선을 돌려보니 분홍빛의 살구꽃이 마당 한귀퉁에서
사월의 햇살과 왈츠를 추는듯한 봄 풍경에 유혹을 느껴며
병원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이 일었습니다
병원 창문에서 내려다본 거리는 봄향으로 술에 취한듯 어지럽기조차 합니다
4차선 도로 넘어 작은 언덕을 보며 며칠전 작은 책에서 본
피안이란 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불가에서는..
춘분과 추분의 전후 3일을 피안 이라 하기도하고
강건너 언덕 을 피안 이라고들 한다지요.
\"봄 피안 \"가을 피안 \"
피안이란 가서 닿으란 말이 아니고 가서 닿고 싶은 지점을 아껴 품으라는
의미로도 본다지요.
기쁨과 슬픔을 초월한 경지에 이르러 도달하는곳
이쪽의 것을 버리지 않고는 가서 닿을수 없는곳.
설령 저쪽에 파라다이스가 있다하여도
저쪽 보다 못한 삶이더라도
언덕 저편에 무언가 있을거야 그호기심에 그언덕을 숨가쁘게 올라가보니
내가 있던 조금전 그자리가 아름다워 보인다지요.
병원밖 도로 건너 언덕을 보며
가보지 못한 또다른 길목에서 머뭇대던 나를 보았지요
간절히 닿고 싶은 피안을 남겨 두는것이
생애 대한 예의라고 하는 글귀가
나의 경우와 조금은 일치 되는듯 하여 그 글귀를 여러번 되새김질을 했답니다
병원 창문에서 내려다본 언덕위에 집 사이사이로
개나리와 살구꽃이 한창입니다.
그리고 빠르게 달리는 7번 국도에 차량들은 봄바람을 가르며
활기와 나른함을 넘나들고
날카로웠던 내안의 열정이 봄 향기에 희석 되는듯 합니다
술의 취한듯 봄거리에 취해서 휘청거리듯 병실로 돌아와 책을 펴니
\"침묵을 과장하지말라 오히려 소란스럽다\"란 글귀 또한
내게 던진 말 같아서 침묵 하지 않기로 ..해서..
이렇게 글 남깁니다.
봄날 오후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