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강력범죄와 아동 성범죄자들의 처벌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22

시드니에서 친구와 만남 (2)


BY 루나 2006-03-11

3년전 넘어 가을에 서울에 간적이 있었다.

그때 막 위암수술을 한 어머니 병수발에 힘들어 하던 친구를 만났다.

정말 오랫만에 나온 친구라고, 그 바쁜 와중에서도 시간을 내어

나의 남편과 골프도 하고. 하루를 시간내어 동대문 시장을 돌면서

미국에서 온 가족들은 이렇게 해하면서 골고루 쇼핑을 하여

주기도 하였다.

그 때 E-Mart도 처음 가보았다.

 

나 요즘 골프하여 돈 많이 벌어

필요한것 있으면 말해. 무엇이든 다 사다 줄테니

그 말이 무색하지 않도록 생각날 때마다 궁리까지 하며

매일주고 받는 메일에 실려보내곤

정작 나는 잊어버렸는데 바빴던 친구는 인천공항에

전화로 주문하면서 바리바리 사서 부모님 가방에까지

꾸역꾸역 챙겨 넣어왔다.

 

이곳에서의 첫밤은 비행기에서 잠못자 피곤함을 감안하여

쉬라고 큰 인심을 썼다.

생각은 그곳에서 함께 지내면서 밤새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그건 내 욕심일 뿐.

 

다음날, 저녁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함께 시내로 나갔다. 하바다리 밑에서 커피한잔 마시고 

우리 집으로 데려왔다.

잘 꾸며놓고 살지는 않아도 하여도 결코 초라하지 않은 나의

보금자리로.

 

골프렛슨은? 골프채 잡는법만 보여주고 이것만 잘 잡으면

골프 30%는 마스터 하는거야. “렛슨 받아라”.

그것으로 마쳤다. .

 

3번째 밤에는 호텔에서 근 1시간을 기다렸다.

야경까지 구경하고 오느라 늦은 것이다.

마침 관광객들이 위한 친구의 가게가 있어 미리 연락하여

그곳으로 갔다.

오래전에 서울에서 나에게 사주던것 처럼 .

나도 그에게 필요한 것들을 사주고 싶었다.

나도 바리바리 사주고 싶었다.

 

시드니에서의 마지막 날,

또 헤어져야 한다는 것이 못내 서운한 마음에 하루종일 편지를 썼다.

일하다가 간간히 시간내어 6장이나 되게 장장 썼는데  

비행기 타고가면서 읽으라고 열심히 적었는데 어디론가

사라져버려 전해 주지 못하고 대신 얇은 수필집 두권 주었다.

 

그밤엔 까만 길거리를 걸었다.

그리곤 젊은층들이 주류를 이루는 호텔근처 길거리

노천카페에서 사진도 찍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만남은 곧 헤어짐을 동반하여야 하는것,

그리 기대함도 흥분함도 없어도 되는것을.

처음이라는 이유로 그리 하였을게다.  

 

그는 그의 자리로 돌아가고 난 또 태연히 나의 자리에서

열심히 내게 주어진 것에 충실하려 하며 살것이다.

전과는 달리 그가 이곳에 잠시 머물렸던 추억이 있어

빈 공간은 적당히 메꾸어 진듯 싶을 것이나

살다보면 또 다른 공간이 생기기 마련일것을..

 

내가 골프를 시작한다면 얼마나 진전되었나를 보기위해

이곳으로 전지훈련을 오겠단다.

할까? 어느날 적당히 정신이 나갔던 날,  사놓기는 하였는데  

시작할까? 시작은 하여야 하지 않을까?

오던 생각은 도로 되돌아 가버리는것 같다.

 

 골프는 아무나 하나 언제나 이 생각이 없어잘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