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울가 판자촌에 사는 옥이가 이른 아침부터 이불빨래를 하나가득 머리에 위고 비적비적 걸어 개울뚝을 걸어 올라갑니다
키 작은 옥이를 어쩔가요
친구들은 학교 가는길에 재잘 거리는데 옥이는 반대로 이불을 빨러 개울로 갑니다
아무도 없는 아무도 이른 아침에 가지 안는 그 개울에 옥이가 혼자 걸어 갑니다
짧은 두손을 머리위 다라끝을 겨우 잡고 눈을 아래로 뜨고 걸어 갑니다
뚝에 올라서 후~한숨을 내 쉽니다
지딴에 정말 개울뚝 계단 오르기가 힘들었나 봅니다
풀과 잔듸가 듬성듬성 나 있고 그밑으로 큰돌로 뚝을 만든 길 없는 그길을 옥이가 다시 내려 갑니다 방금 올라 온것 처럼.....
아무도 없어서 더욱이 아침이라서 더 깨끗하고 맑은 샘물에 안자 다라 안에 있는 빨래를 한번 두번 줄다리기 하는것처럼 잡아 당깁니다
물에 빨래감이 붕붕 뜹니다
옥이가 손으로 발로 누르고 밟고 적시느라 머리가 눈을 가립니다
꺼먼 고무줄에 질끈 묶은 머리뭉치에서 잔 머리가 앞으로 자꾸 가립니다
옥이는 젖은 손으로 머리를 뒤로 돌려 물로 적셔 넘깁니다
이른 아침 옥이하고 같이 일하는건 까치 뿐입니다
\"까치야 머하러 일찍 일어 났냐 나 같으면 더 잘텐데 ........추운데 ㅎㅎㅎㅎ 이리와 여기 있어 나 착한 사람이야 너두 알지? 나두 혼잔데 .........너두 혼자니? 친구는 아직 자는가 보구나 내 친구들은 다 학교 갔어 \"
옥이가 혼자 까치보고 말을 합니다
항상 옥이는 짐승과 말을 잘 합니다
빨래에 비누칠을 여러번 하고 돌멩이에 치댑니다
궁뎅이를 들고 허리는 허옇게 다 나오고 뒤로 묶은 머리 꽁뎅이는 앞으로 내려와 있습니다
거품이 하얗게 나오고 물이 뿌옇게 흐려집니다
무릎위로 걷어올린 바지가 젖어 축축 합니다
옥이 가 힘든지 입김이 세차게 나옵니다
손이 뻘겋게 변하고 손가락이 아려 옵니다
두 손을 한데 모아서 입으로 가져가 호~호~ 불어 봅니다
작은 옥이가 겨울 빨래를 그렇게 합니다
그래도 샘물이라 김이 모락모락 나면서 따스한데도 옥이는 춥습니다
구름 한점 없는 하늘아래 어찌 그렇게 옥이가 고생을 하는지 ............
운동화가 젖으면 말리기 힘들기에 옥이가 고무신을 신고 빨래를 하러 나왔습니다
발도 빨갛게 얼어 갑니다
전봇대 위 까치 생각에 얼른 위를 보지만 벌써 가버리고 없습니다
추워서 갔을겁니다
옥이도 추워서 집으로 빨리 갔으면 좋겠습니다
얼음속으로 내리 흘러내리는 물소리는 더더욱 세차게 흘러 옥이 옆을 지납니다
해도 점점 커져서 주위가 햇살에 저 바윗속 얼음 안에도 밝게 보입니다
거의 마친 빨래를 마지막 헹구면서 옥이 손이 곱아서 잘 움직여 지질 않습니다
그래도 입으로 손을 자꾸 가져가면서 바삐 움직여 비틀어 짭니다
물이 설설 나옵니다
거의 물에서 나온 빨래감을 그대로 다라에 담습니다
벌써 물이 빨래위까지 올라 왔습니다
옥이가 그릇을 기울여 빨래물을 덜어 냅니다
그렇게 아침에 옥이가 빨래를 이고 다시 집으로 갑니다
머리가 빨래때문에 무거워 자꾸만 속으로 들어 가는것 같습니다
재게 걸음을 옮깁니다
한손을 주머니에 번갈아 넣으면서 집으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