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와의 투쟁에서 아무래도 내가 이길것 같다,
이긴다고 누가 무신 표창장을 주는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감기에게는 이겨야 한다,
아직도 개운치가않아서 약을 먹었던니 그래서일까 좀체 잠이 들지 않는다,
이렇게 잠못드는 밤엔 뭔가 생각이 많은사람처럼 상념에 빠진다,
지나간 것에 대하여 앞으로의 날들에 대한 상념 이 모든것들이 나를 고민하게 한다,
이리저리 뒤척이다 옆 사람이 깰까봐서 살며시 일어나 먹이를 찿아 살금거리며 담을 넘는 고양이 처럼 입은 옷에 잠바하나 걸치고 발소리를 죽이며 살금살금 옥상으로 올라가서 차디찬맨땅에 퍼질려 앉아 뚜꺼비 울음소리같은 내 울음을 목구멍에서 꺽꺽 거리다 내려왔다 발도 시립고 온몸에 추위가 느껴져서 ...
가끔은 잊었다고 생각하는 그리움 덩어리 하나가 된장국에 넣은 파래가 풀어지듯이 훌훌이 풀어져서 내 가슴을 뻑뻑 하게 한다,
때로는 참았다고 생각했던 슬픔덩이가 내 가슴한 켠에 꽁꽁 얼었던 땅을 파서 김장독을 묻어 두듯 그렇게 내 살점 한곳에 묻어 두었던 언니의 모습이 내 살점을 후벼판다,
세월이 흐르면 모든게 잊어지고 잊는다 했것만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기회만 되면 잠이 깨어 내 잠재 의식을 시험 하려함인지 아무튼 얄밉게 시리 가끔 나를 상기 시켜놓곤한다,
=이모야 아빠가 김장 안했어모 배추 가져 가란다=
그래 배추도 비싼데 잘됐네 ..가지려가께.
김장을 하기전 토요일날 결혼식장에 들려서 언니네로 배추를가지려 갔다.
술을 좋아하는 형부에게 드리려고 맥주 한 박스와 설중매 한 박스를 사서 갔다,
가는 길목에 부모님과 작은 오빠와 언니가 있는곳을 지나서 간다,
그곳을 가기도 전에 눈이 아프다 눈병을 하는것도 아닌데, 자꾸만 내 눈속에 뭔가가 축축해 지는느낌이다,마음속에도 바늘로 콕찌르는것만 같은 아픔이 느껴진다.
옆에서 운전을 하는 남편보기 민망스러워서 애써 태연한 척 하려니 답답하다,
세월이 얼마만큼 지난후에야 잊혀질지 잊혀졋다 하지만 실상잊은게 아니었다,
잊어졌다 생각하는그순간도 순간순간 내 기억저쪽에서 잠시 비켜서 있었던 것이다.
언니와나는 싸우면서자랐다,그래서 큰언니들보담 더 정이많았고 언니의 죽음도 내게는 큰 아픔이었다,
언니네 집으로 도착할주음에는 이미 날은 어두웠다.
희미하게 비추이는불빛 언니가 반가히 맞이해주던 모습은 보이지않는다,
언니는 내 남편을 자기의 애인이라며 좋아해주었는데 남편도 처형이 없어니 너무 허전하단다,방안에 수건을 차곡차곡 많이 쌓아두었다.
언니가 해두던 그대로다 분명 언니가 있어면 이것저것 친정엄마가 딸을 챙기듯 언니는 내게 그렇게 챙겨 주었을것이다,
못가져 와서 섭섭한게 아니라 언니의 빈자리가 우리 모두에게 쓸쓸함으로 남아있었다.
퇴근하여 매일 물을 주어서 키웠다면서 농약도 비료도 주지않았다는 배추를 형부는 필요 한 만큼 가져가라면서 뽑아준다.
쓸쓸해 보이는 형부와 조카들을 뒤로 하고 돌아오는길...
내가 가져온 배추는 분명 형부가 키운 배추이지만 내게는 언니가 키운 배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