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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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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05-12-24

외 갓집 일을 하러 온 옥이는 또 안방에서 걸레질 하다 물끄러미 벽장쪽 벽을 처다본다

할머니와 삼촌 그리고 이모 고종사춘 동생들 .........

밝은 웃음에 이쁜 얼굴들 서로 마주보고 웃는 모습들이 옥이 눈에 부럽다

\"옷도 이쁜것도 입엇네 할머니도 외숙모도 삼촌그리고 동생들도 잘 생겻다 나두 저기 잇엇음 좋겟다\"

옥이는 외숙모네 식구들 가족 사진에 옥이는 낄수 없던걸 모를고 잇엇음 좋겟다고 생각한다

할머니의 부잣집 저고리고 부럽고 동생들 두꺼운 점퍼도 부러웠다

외 숙모의 반짝거리는 입술도 옥이는 엄마한테서 보질 못했다

한 손에 걸레를 들고 한없이 처다본다

어떻게 삼촌은 동생들 어깨를 만지고 사진을찍을까 .......

우리집은 아무도 나한테나 동생들한테 손 대는거없는데 ..........

저렇게 찍으면 나두 웃겟다 좋아서

옥이는 한참을 바라보고 웃는다

우리는 언제 아버지랑 엄마랑 동생들 그리고 나 이렇게 웃으면서 사진 찍어볼까  맨날 소리지르고 욕하고 난 맨날 떨어진 내복에 신발도 없고 할머니 욕이나 들으면서 사는데 언제 찍어볼까

옥이는 방을 나와서 마루를 닦는다

할머니 태청 마루는 넓고 길다

걸레질 한곳은 반질거리고 짙은 고동색이 진하다

탯 마루에 할머니 고무신이 하얗게 닦여서 엎어져 있다

옥이는 무릎을 꿇고 앉아 열심히 걸레질을 하지만 옥이 눈에선 또 눈물이 난다

누가 할머니 집에서 이렇게 식모처럼 일을 하고 심부름을 하고 눈치를 보면서 찬밥에 물을 말아 먹을까

같은 또래 삼춘은 학교 다니고 옥이는 그 삼촌 밥을 해다 주고 .....

옥이는 그래도 가슴속에 챙피함과 수줍음이 교차해 내린다

한창 사춘기에 같은또래 삼춘이 심부름 시키고 그걸 아무소리 없이 해다 줘야 하고 어쩌다 삼춘친구들이 오면 옥이는 어쩔수가 없이 얼굴이 뻘게지고 챙피함에 또 굴뚝뒤로 숨는다

그것도 모르고 삼촌은 부른다

\"야 옥이야 내친구들 물하고 밥좀 갖다 줄래 배고파 죽는다\"
\"으~으~응 그래\"

작은 소리가 더 기어들어가고 얼굴이 붉어져서 친구들인데도 누가 왔는지 모른다

얼른 밥상을 들이밀고 변소간으로 달려가 숨을 크게 들이쉰다

그러니 편하다

변소간이 옥이한테는정말 좋다

한참을 그렇게 서서 변소 기둥 돌아가는 소리를 듣는다

방 안에서는 옥이친구도 되고 삼춘 친구도 되는 남자 아이들 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칫~ 머가 좋다고 남의집 와서 떠들어 할머니 아시면 혼날라구\"

옥이 투덜거림에 변소간 기둥 돌아가는 소리가 더 요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