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도요아케시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조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93

신고식


BY 우렁각시 2005-12-25

 

곱창가게에서 아르바이트 한 날

 

토요일은 어김없이 언니가 알랑거리며 전화를 한다.

늦은 시간...

\"야..손님이 엄청 몰려 왔어야... 너 좀.. 와서 도와 줘라\"

\"뭐 줄낀데?.. 난 비싼데..\"

 

사실.. 곱창가게에서 서빙을 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결단이 아니다.

그곳은 일반 식사를 하는 그런 식당이 아니다.

공단 직원들이 회사에서 5시 30분쯤에 식사를 하고 퇴근

을 하면서간단하게 소주를 마시는 고기집들이 죽 늘어선

먹자 촌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어쩌랴.. 피를 나눈 언니가 도와 달라고 하느데...

정말 죄라면 반반한 얼굴과 몸매가 죄지..

어디 가서 나 같은 쌈박한 서빙녀를 구하겠나..

언니는 나더러 서빙을 하란다. 서툰 나에게..

그래..그래.. 그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앞치마를 두르고..

손님이 왔다.

 

물 컵을 들고 주문을 받으러 갔다. 생수와 물컵을 놓고

\"언니.. 소곱창 5인분\"

우와.. 디따 많이 주문하네.. 2명이 와서 5인분..

 

엉? 한 사람이 또 들어와 합석을 한다.

난.. 다시 컵을 하나 갖다 주고 왔다.

언니는 나더러 눈을 흘기며 입을 씰룩거린다.

아이.. 쟁반에다 받쳐서 가야지.

 

얼랄라.. 또 두 명이 들어오더니 또 합석이다.

그러면 그렇지.. 5명이나 된까.. 5인분이지..

난 .. 또 컵을 두 손에 들고 뛰었다.

 

한꺼번에 오지.. 화장실을 들렀다 왔나부다.

손들은 씻고 왔나? 내가 걱정할 일은 아니다.

언니가 돈 계산하면서 그 손에서 나온 돈 만질거니까..

카운터에서 언니는 또 눈을 흘긴다.

 

입 모양을 보니.. 쟁반.. 어쩌고 한다.

이마에 땀이 보슬보슬 맺혔다.

난... 시간당 만원씩은 쳐달라고 할 생각이었다.

이 대목에서 화장실이 가고 싶었다. 너무 너무 바쁜데..

 

언니 눈치를 보면서 언니야.. 나 소변 좀 보고 올게.

빨리 갔다오란다.

 

2층에 있는 화장실에 갔다.

남자와 여자 공용인 화장실.. 여자들이 쓸 수 있는 화장실이 딱 두개다.

먼저 1번을 똑똑 했다. 와.. 비었다. 스윽.. 들어갈려고 하니..

누가 오바이트를 해 놨다.

 

정말 부침개보다 더 크다. 아니.. 언니 엉덩이 만하다.

나는 왝왝.. 함녀서 2번 화장실을 두드렸다.

 

후후.. 비었다.

스윽.. 들어갔다.

에게게.. 누가 큰 것을 싸다. 아주 ...크게..

정말.. 이게 사람거야..공룡거야?

 

아무래도 이 상가엔 공룡이 사나부다.. 할 수 없지..

볼일을 보면서.. 천장을 봤다.

네모진 텍스가 두 개가 떨어져 나가서..

환기통이 보인다. 저 속에 공룡이 살까?

 

물을 내렸다... 안 내려간다.

내려 갈일이 없지.. 등치가 있는데...

 

정말.. 이러다가 공룡떵이 내 떵이 될 것 같았다.

다시 한 번 물을 내렸다.

쏴아...

 

밖에서 누가 궁시렁 거리며 한 마디 한다.

\"아이씨.. ..물 ...내렸으면.. 빨리 나오쇼..급해죽겠는데..\"

어그머니나..남자네..

물을 세 번이나 내렸는데.. 왜 안 내려 가는거야..

정말 신경질이 났다. 발로 살짝 밀어볼까?

누가 본드 덩을 쌌나부다.

 

꼼짝도 안 한다. 괜히 내 슬리퍼에만 묻었다. 모르겠다.

그냥 얼굴에 철판을 깔아야 할까부다. 정말 억울하다.

밖에서 그 아자씨 또 뭐라고 한다.

\"거 일봤으면 빨리 나오쏘우.. 싼 거 먹고 있나..?\"

에고에고.. 내가 안 쌌는데..

 

우..쉬.. 문을 빼꼼 열고 나왔다.

그 아자씨 나를 밀치며 들어가면서 또 한마디 한다.

\"아이 ..정말.. 쌌으면 물이라도 내리지..\"

그래그래..어디 니가 한 번 물 내려봐라..

후다닥.. 가게로 들어 왔다. 룰루랄라..하면서 서빙을 했다.

 

잠 시 후 가게문이 열린다. 그 아자씨다. 오모나?

주방에서 절대 안나와야지..

설거지를 할까? 주방에서 알짱거렸다.

아니쥐.. 내가 죄인도 안닌데..

언니가 나를 부른다.

 

아이씨.. 이 대목에서 나가면 안 되는데..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홀로 나갔다.

그 아자씨 자꾸 내 엉덩이만 본다.

정말.. 왜이래? 내 덩이 아니라는데..

 

드뎌 그 아자씨 나간다..

눈이 마주쳤다. 전기가 오면서 섬찟 놀랬다.

응흉하게 미소를 날린다...글구.. 언니더러 뭐라..

소곤거리고 나갔다.

미끄럼을 타면서.. 언니에게 달려갔다.

저 아자씨..뭐려? 응?..

 

\"니 똥 굵다고 하더라년아..\"

아이쉬.. 정말 나는 억울하다.

 

잠시 후.. 주방에서 곱창이 나왔다.

가운데엔 돌이 있고 테두리에 쇠로 되어있는 불판이었다.

가만보니.. 서빙하는 아줌마가 소주로 불쇼를 한다.

집게로 불판을 집고..소주를 쭉 찌크린다..

불이 확 올라온다.. 거 볼만하네..

나도 한 번 해보야지..

 

2탄은.. 다음에..

.........

 

신고식..올립니다.

4년전.. 글줄 깨나 쓴다고... 끄적거리다..

좀.. 배워서 쓰겠노라... 다짐하며

국문학 공부를 하게 되었답니다.

 

지난주.. 드뎌..마지막 시험을 치르고..

이제... 4년간의 학업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오늘.. 문득 책장을 정리하다가..

국문학 문집에 올린..4년전의 제 실수담을

읽어 보니.. 새롭기도 하구요..

웃음도 나오네요.

 

오랫만에 올리는 글..

어떻게 신고식을 할까..하다가..

확실하게 망가지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공부하면서..

 새벽3시 4시까지 강의를 들으면서..

에세이방은.. 거르지 않고 들어와

눈 도장을 찍었드랬습니다.

 

그리고.. 이담.. 졸업을 하는 날..

멋지게 복귀하리라..

맘만.. 굳게 먹었답니다.

 

신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