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창가게에서 아르바이트 한 날
토요일은 어김없이 언니가 알랑거리며 전화를 한다.
늦은 시간...
\"야..손님이 엄청 몰려 왔어야... 너 좀.. 와서 도와 줘라\"
\"뭐 줄낀데?.. 난 비싼데..\"
사실.. 곱창가게에서 서빙을 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결단이 아니다.
그곳은 일반 식사를 하는 그런 식당이 아니다.
공단 직원들이 회사에서 5시 30분쯤에 식사를 하고 퇴근
을 하면서간단하게 소주를 마시는 고기집들이 죽 늘어선
먹자 촌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어쩌랴.. 피를 나눈 언니가 도와 달라고 하느데...
정말 죄라면 반반한 얼굴과 몸매가 죄지..
어디 가서 나 같은 쌈박한 서빙녀를 구하겠나..
언니는 나더러 서빙을 하란다. 서툰 나에게..
그래..그래.. 그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앞치마를 두르고..
손님이 왔다.
물 컵을 들고 주문을 받으러 갔다. 생수와 물컵을 놓고
\"언니.. 소곱창 5인분\"
우와.. 디따 많이 주문하네.. 2명이 와서 5인분..
엉? 한 사람이 또 들어와 합석을 한다.
난.. 다시 컵을 하나 갖다 주고 왔다.
언니는 나더러 눈을 흘기며 입을 씰룩거린다.
아이.. 쟁반에다 받쳐서 가야지.
얼랄라.. 또 두 명이 들어오더니 또 합석이다.
그러면 그렇지.. 5명이나 된까.. 5인분이지..
난 .. 또 컵을 두 손에 들고 뛰었다.
한꺼번에 오지.. 화장실을 들렀다 왔나부다.
손들은 씻고 왔나? 내가 걱정할 일은 아니다.
언니가 돈 계산하면서 그 손에서 나온 돈 만질거니까..
카운터에서 언니는 또 눈을 흘긴다.
입 모양을 보니.. 쟁반.. 어쩌고 한다.
이마에 땀이 보슬보슬 맺혔다.
난... 시간당 만원씩은 쳐달라고 할 생각이었다.
이 대목에서 화장실이 가고 싶었다. 너무 너무 바쁜데..
언니 눈치를 보면서 언니야.. 나 소변 좀 보고 올게.
빨리 갔다오란다.
2층에 있는 화장실에 갔다.
남자와 여자 공용인 화장실.. 여자들이 쓸 수 있는 화장실이 딱 두개다.
먼저 1번을 똑똑 했다. 와.. 비었다. 스윽.. 들어갈려고 하니..
누가 오바이트를 해 놨다.
정말 부침개보다 더 크다. 아니.. 언니 엉덩이 만하다.
나는 왝왝.. 함녀서 2번 화장실을 두드렸다.
후후.. 비었다.
스윽.. 들어갔다.
에게게.. 누가 큰 것을 싸다. 아주 ...크게..
정말.. 이게 사람거야..공룡거야?
아무래도 이 상가엔 공룡이 사나부다.. 할 수 없지..
볼일을 보면서.. 천장을 봤다.
네모진 텍스가 두 개가 떨어져 나가서..
환기통이 보인다. 저 속에 공룡이 살까?
물을 내렸다... 안 내려간다.
내려 갈일이 없지.. 등치가 있는데...
정말.. 이러다가 공룡떵이 내 떵이 될 것 같았다.
다시 한 번 물을 내렸다.
쏴아...
밖에서 누가 궁시렁 거리며 한 마디 한다.
\"아이씨.. ..물 ...내렸으면.. 빨리 나오쇼..급해죽겠는데..\"
어그머니나..남자네..
물을 세 번이나 내렸는데.. 왜 안 내려 가는거야..
정말 신경질이 났다. 발로 살짝 밀어볼까?
누가 본드 덩을 쌌나부다.
꼼짝도 안 한다. 괜히 내 슬리퍼에만 묻었다. 모르겠다.
그냥 얼굴에 철판을 깔아야 할까부다. 정말 억울하다.
밖에서 그 아자씨 또 뭐라고 한다.
\"거 일봤으면 빨리 나오쏘우.. 싼 거 먹고 있나..?\"
에고에고.. 내가 안 쌌는데..
우..쉬.. 문을 빼꼼 열고 나왔다.
그 아자씨 나를 밀치며 들어가면서 또 한마디 한다.
\"아이 ..정말.. 쌌으면 물이라도 내리지..\"
그래그래..어디 니가 한 번 물 내려봐라..
후다닥.. 가게로 들어 왔다. 룰루랄라..하면서 서빙을 했다.
잠 시 후 가게문이 열린다. 그 아자씨다. 오모나?
주방에서 절대 안나와야지..
설거지를 할까? 주방에서 알짱거렸다.
아니쥐.. 내가 죄인도 안닌데..
언니가 나를 부른다.
아이씨.. 이 대목에서 나가면 안 되는데..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홀로 나갔다.
그 아자씨 자꾸 내 엉덩이만 본다.
정말.. 왜이래? 내 덩이 아니라는데..
드뎌 그 아자씨 나간다..
눈이 마주쳤다. 전기가 오면서 섬찟 놀랬다.
응흉하게 미소를 날린다...글구.. 언니더러 뭐라..
소곤거리고 나갔다.
미끄럼을 타면서.. 언니에게 달려갔다.
저 아자씨..뭐려? 응?..
\"니 똥 굵다고 하더라년아..\"
아이쉬.. 정말 나는 억울하다.
잠시 후.. 주방에서 곱창이 나왔다.
가운데엔 돌이 있고 테두리에 쇠로 되어있는 불판이었다.
가만보니.. 서빙하는 아줌마가 소주로 불쇼를 한다.
집게로 불판을 집고..소주를 쭉 찌크린다..
불이 확 올라온다.. 거 볼만하네..
나도 한 번 해보야지..
2탄은.. 다음에..
.........
신고식..올립니다.
4년전.. 글줄 깨나 쓴다고... 끄적거리다..
좀.. 배워서 쓰겠노라... 다짐하며
국문학 공부를 하게 되었답니다.
지난주.. 드뎌..마지막 시험을 치르고..
이제... 4년간의 학업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오늘.. 문득 책장을 정리하다가..
국문학 문집에 올린..4년전의 제 실수담을
읽어 보니.. 새롭기도 하구요..
웃음도 나오네요.
오랫만에 올리는 글..
어떻게 신고식을 할까..하다가..
확실하게 망가지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공부하면서..
새벽3시 4시까지 강의를 들으면서..
에세이방은.. 거르지 않고 들어와
눈 도장을 찍었드랬습니다.
그리고.. 이담.. 졸업을 하는 날..
멋지게 복귀하리라..
맘만.. 굳게 먹었답니다.
신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