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눈이 오면 좋았다.
무작정 이유없이 마냥 좋았다.
눈위에 굴려도 눈싸움을 하여도 부끄럽지도 않았다.
내키가 닿을수 없는 높은곳에서 포실거리며 내리는 흰 눈꽃이 좋았다.
눈이 오면 세상은 온통 흰눈속에 같히고 하이얀 겨울이 되곤한다.
어른이 된 후에도 눈이 오면 낭만과고독을 느낄수 있어 좋았다.
땅위에 떨어지는 하나의 눈송이에도 닿아야 할 인연의 땅에 내린다는데
우리는 무릇 많은 인연속에서 살고있다.
부모와 형제 의 인연 친구들과의 인연 부정할수 없는 인연속에 서로에게 매일 안부를 묻고
때로는 살속을 파고드는 아픔만큼이나 그리움의 고통을 안고사는 맻을수 없는 인연속에서
하얗게 내리는 눈을보며빨간 선혈 한 방울 눈위에 터트리면 금새 샛빨간 눈꽃으로 보이는 것은 내 욕망의 한 가닥이 아닐련지.가끔은 쓸쓸하게 느껴지는 가슴 한 켠에 그리움을 품고 싶어하며 눈 내리는날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의 끝에서 괜스례 낭만에 젖은척 하는 나는 다시
현실을 보아야 한다.
눈이란 것이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도 하지만 현실을 기피할수 없을만큼 고통 스럽게도 하는것같다 .괜히 좋아하기에는 눈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올해에는 유달리 많은 눈이 오려나보다.벌써 서해쪽지방에는 많은 눈이 왔었고 그로 인해 눈이 오는게 지겹다 말하는 그 쪽 지방에 살고 있는 친구의 한숨섞힌 목소리가 전화기 저편에서 들려옴이 마음이 싸아하니 추워 지려한다,
피해는 없는냐는 내 물음에 친구는 피해가 없다 하지만 많은 피해를 본 사람들이 친구 곁에 있단다,
이렇게 자연은 우리에게 풍요로움도 주지만 때로는 감당하기 벅찰만큼 아픔도준다.
이곳에도 아침이면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것처럼 회색빛 구름들이 온통 하늘을 색칠해 있다가 서서히 햇살이 드려나곤한다,
솔직히 이곳에도 눈이 조금 와주었으면 하는바래움도 있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