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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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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야기(썰매)


BY 들풀향기 2005-12-14

우리집 뒤에는 조그만 실 개천이 있었다

여름엔 물론 송사리도 잡고 수영을 할 만큼의 많은 양의 물은아니였지만

발을 담그고 송사리떼를 잡느냐고 시간가는줄 모를때가 있었다

금방 손에 잡힐것만 같은 작은 송사리들은 바위틈이나 물가옆

풀잎에 재빠르게 숨어버리곤 하였다

어린 고사리손으로 송사리를 이리저리 따라다니다보면 시간은 훌쩍훌쩍

잘도 가버린다

빨리 한마리라도 잡아서 식구들에게 자랑하고 싶것만 그런 내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송사리는 자꾸자꾸 내 손에서 멀어져 갔다

그런 냇가에 지금처럼 겨울이 오면 하얗게 얼음이 언다

꽁꽁얼어버린 물속에 그때의 송사리는 어덯게 지낼까 싶었다

겨울이 되면 아버지는 나무판을 만들고 장못을 장만하여 썰매를 만들어 주셨다

우리형제는 육남매 였지만 썰매는 2개이상은 없었던것 같다

서로 가져가서 타겠다고 싸움하던 생각도 난다

탱탱 얼어붙은 얼음위에서 썰매를타고 꼬챙이로 탁탁 찍으면

썰매는 꼬마인 나를 실고 재빠르게 달려간다

한참을 놀다가 목이마르면 꼬챙이에 찍혀서 부서진 얼음조각을

주워먹으면 입안에서 살살녹으며 생수로 변한다

참 달콤했던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맹맛인데 말이다

가끔 냉동실을 청소하다 그때의 추억이 생각나 얼음한조각 꺼내어

우기적 우기적 깨먹을때가 있다

한참을 타다보면 양볼은 샛빨갛게 트고 어느새 목장갑은 젖어서 손시렵다

운동화도 젖었는지 양말에 조금씩 찬기운이 스며들때쯤 썰매를 둘러메고

집을로 온다

그때 생각하니 참 옷차림도 변변치 못했고 신발도, 장갑도 금세 젖어버리기

일수였다.

형편이 어려워서일까 아직 보급이 덜 되어서 일까 ?

요즘은 모든것이 다운점퍼에 방수되는 물건들이니 그렇게 젖을일은 없는데...

젖은 장갑과 양말을 화롯불 모퉁이에 인두, 아님 어떤것 이름이 생각안난다

그런것에 걸쳐놓고 아랫목에 이불덥고 몸을 녹였던 기억이 난다

지금보다 옷도 덜 따뜻하고 날씨도 더 추웠던것 같은데 참 씩씩하게

잘 나가서 놀았던것 같다

지금 그곳에 가서 냇가를 보면 괭장히 좁아 보이는데 어덯게 썰매를타고 쌩쌩달려

었는지 의문이 간다

그때의 추억을 돌이키며 겨울이 오면 아이들과 함께 썰매도 타러가고 스케이트도

타러 가 보았지만 그때만큼 줄겁지도 아이들이 나만큼 즐거워 하지도 않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