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바람이 거세게 휘몰아치고 수돗가 물통에 받아두었던 물이 꽁꽁얼고 할때쯤이면꼭 생각나는 먹거리가 있다.
이른새벽 울 어머니께서는 우리들이 일어나기도전에 일어나셔서는 아궁이에 재를 말끔하게 치우시고 가마솥에 물은 한솥 데우놓으신다,
그러면 우리는 일어나 어머니께서 데워 놓으신뜨거운 물로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하고 그리곤 학교엘갔다,전날 저녁에 아궁이에군불을 지펴 방바닥이 뜨겁도록 불을 지피시고 초 저녁에는 방이 너무 뜨거워서 이불을 덮지않아도춥지 않았다 .
그러다가 새벽녘이 되면 방이 서서히 식어 싸늘해 질때쯤이면 언니랑 나는 이불을 서로 많이 덮으려고 끌어 당기고 할때쯤이면 다시 방바닥이 서서히 뜨,거워진다.그러면 어머니께서 새벽녘에 나가셔서 불을 지피고 물을 데우시는것이다,
다시 방이 뜨거워지면 언니와나는 일어나기싫어 미적거리고 있어면 어머니께서 한마듸 하신다. =안 일어나나 학교늣것다= 이 한마듸를 듣고서야 일어나곤했다.
우리집은 남쪽으로 조그만 튓마루가 있었는데 겨울이면 튓마루에 모여앉아서 고구마를삶아서 먹기도 했다.나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두분 얼굴도 본적이 없다.그리고 할아버지..할머니라고 불려 본적도 없고 대신 우리집옆에 친척 할머니 한분이 살고 게셨는데 자식도 없는할머니이신지라 우리에겐 친할머니나 마찬가지여서항상 우리집에 오셔서 지내시는날이 많았다.
집에서 쉬는날이면 할머니 엄마 .가끔은 동네 아짐매들까지 우리집 튓마루에 모여서 노시는데 이때 옆에서 나는 어른들 하시는애기를들어면 참 재미잇있었다.
그때 들어던 애기들이 훗날 내가 어른이 되어을때 역시 내가 하는애기들인것이다,
산 고개를 하나넘어 밭이 있었는데 그 밭에는 꼭 고구마를 심는다.
흙이 빠알간 황토흙이라서 고구마가 아주 맛있다.겨울에 참바람이 쌩쌩 불고 손끝이 시릴때쯤이면가을에 캐어서 썩지않게 잘 보관해두었던 고구마를 한 소쿠리 거내어서 우물물을 퍼올려 금방 퍼 올린 물은 김이 모락 모락 나는게 손도 시립지않았다 .내 어릴때는 수도가 없었다.두 손으로 고구마를 퍽퍽 치대어 깨끗히 씻어서 가마솥에 삶는다,
이때 가마솥 가운데에 양재기를 하나 엎어 놓고 고구마를 양쪽으로 쭈욱 놓고 물을부어서 은근히 삶는다,오랫동안 삶은 고구마를 꺼내어보면 물렁물렁한다 뜨거운걸 껍질을 벗겨서 후후 불어가면서 먹는맛도 좋지만 겨울밤 마루에 두었다가 고구마가 싸늘히 식어서 얼음처럼 차가울때 그때는 달작지근한게 꿀물이 흐른다 .이빨이 시러워도 놀다가 배가 출출하고 뭔가가 먹고 싶어질때 마루에 두었던 고구마를 먹어면 너무 맛잇다
지금도 그때의 그 고구마 맛이 생각나서 아무리 오래삶아도 그때처럼 그런 물렁한 고구마가 아닌것이다,어제도 고구마를 솥에 넣고 삶았지만 그때의그맛을 느낄수가 없었다.
이밤 이렇게 바람이 불고 추운밤 다시 꿀물 흐르던 고구마가 먹고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