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체 뜨거운 국물도 잘 못마신다고 타박을 하더니
이젠 찜질방 가자고 해도 고개가 저절로 도리질을 한다.
아이고! 거기는 죽어도 못 들어가! 난...
그 뜨거운데 문도 못 열어보겠더만.
그렇거나 저렇거나 목욕탕은 분명히 남탕 여탕 정확히 구분을 해놓아서
편했다. 내가 단골로 가는 목욕탕은.
김장을 했더니 허리도 어깨도 근육이 뭉쳤나 찌뿌둥하다.
남편은 그럴 땐 뜨거운 데 가서 몸을 지져야 한단다.
이래서 어른들이 그런소리를 하시는 구나..
음! 그럼 나도 한 번 찜질방에 한 번 가 봐?
남편은 내 맘 변하기전에 얼른 설레발레 나선다.
얼결에 뒤따라 갔는데.
휘황찬란하다.
무슨 목욕탕이 이렇게 커?
요즘은 뭐든지 다 대형이란다.
찜질방이라고 하니 옷도 주고 들어가니 백화점에 들어선 기분이고..
여탕에가서 샤워하고 나오란다. 이층으로. 거기가 찜질방이니.
목욕이라고 해봤자 십분도 못한다. 더워서.
그래서 난 옷갈아 입고 이층으로 갔다.
남자들은 많은데 벗은 사람도 있고.
반바지만 입고 있는 남자들은 있는데.
이상하다. 우째 여자가 안 보이냐고?
한참 돌아 다녔다.
남편이 그랬는디...
이층이 찜질방이라고 분명히 그랬는디...
그러더니 어떤남자가 홀딱 벗은 뒷모습이 보였다.
어디서 많이 본 모습이다.
아이구! 남편이다.
자기야?
여기가 찜질방 맞어?
어이구! 니 여기서 뭐하는겨? 지금!
그럼! 여기가 남탕이여?
난 뒤돌아서 곧장 문으로 뛰었다.
나가서 문을 봐도 복도를 봐도 남탕이라고 써있지 않았다.
한줄의 안내문만 있었다.
" 반대쪽이 찜방입니다."
너무 길다.
차라리 여기가 아니라고 하던지..
덧) 남편이 길길히 더 난리다. 거기가 어디라고 겁없이 마구 돌아다녔냐고 그런다. 근디 더 이상한 것은 남자들이 날 봐도 놀라지 않았다고 했더니 남자같이 생겨서 그랬나보다 한다.다행인 줄 알라고 한다. 지나고 보니 남자같이 생긴게 다행인가.... 디게 헷갈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