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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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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 들에게


BY 아리 2005-12-06

사랑하는 아들들에게

 

건아 ~찬아 늦은 가을 밤이 깊어가는구나

작년 이맘때는 아빠가 교육을 받으면서 엄마에게 편지를 띄었는데

올해는 너희들에게 띄운다

올해 교육은 작년과는 다른 성격의 내용이지만 작년의 프로그램이 비슷하게 끼어있구나

여기는 서울의 서북쪽 거의 끝에 있는 수색이란 곳의 <국방정신 교육원>이란다

국방을 위해 애쓰시는 여러사람들의 정신무장을 하는 곳이지 ...

어제와 오늘은 전국각지에서 모인 아빠와 비슷한 직급의 분들이

자기가 살아온 과거에 대해,

그리고 미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단다 

아빠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이라서 그런지 경험이 풍부했고 또 눈물이 날 것 같은 이야기도 있었단다 특히 50이 넘으신 분이 암과 투병한 이갸기를 하실 때는 나도 눈시울이 붉어졌지...

 

삶이란 항상 즐겁고 기분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님을 새삼 깨달았단다

그러나 한가지 공통적인 것은 순간의 기쁨에 도취되거나 잠깐의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면 아무 것도 얻을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모든 일에 모든 주위의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 수 있었지...

 

너희들은 아빠가 보기에 너무도 자랑스럽지만

그 자랑스러움은 너희들의 노력으로 더욱 크게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얘기하고 싶다

엄마의 꾸짖음이 사랑의 목소리라는 것을 항상 느끼고

아빠의 큰소리가 너희에 대한 기대라는 점을 가슴 속에 간직해 주었으면 좋겠다

또한 모든 일을 용기와 힘찬 의지로 대했으면 한다

항상 자신 있는 태도와 떳떳한 모습 ..보기에도 좋지 않겠니?

그러려면 너희들 자신에게 항상 부끄러움이 없어야하며

하늘을 우러러 티끌만큼의 거짓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개교기념일을 맞아 아빠와 함께 먼 여행이라도 떠나봤으면 좋았을텐데 ...

그리고 생일을 맞는 너희들에게 기발한 선물을 했으면 좋았을텐데 ...

아빠가 항시 마음에 걸린다

그러나 그런 것이 없어도 항상 맑고 슬기롭고 즐거워 하는 너희들이 좋다

 

3주간의 교육이지만 집에 자주 갈거야 또 힘들더라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할거구 며칠 못본 사이에 불쑥 커져있고 --물론 몸도 마음도 더욱 슬기로운 아들들을 대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항상 움직이고 주장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도록 같이 노력하자 ~

참 무장공비를 소탕하다가 군인아저씨 세분이 또 목숨을 잃었다는구나

그중에 한 분은 아빠 회사분이고  내가 먹고 입고 공부하는 데는

그런 분들의 희생이 밑받침 되고있다는 사실도 한번쯤은 깊이 깨닫는

 성숙한 아들들이 되거라

 

날씨가 변덕이 심하다

너희 몸은 너희가 제일 자랑스럽게 가꾸고 돌봐야한다

항상 건강하거라

끝날 것 같지?칸이 애매하게 남아서 뒷장에 더쓴다

 

아마도 지금 시간이면 엄마의 성화가 온 집안을 가득 채우겠구나

"자기 할 일 알아서 해 일기 빨리 쓰고 이 닦아라 .."

등등 ...

물론 건이와 찬이가 진짜 하기 싫어서 안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빠는 잘 알고 있어

..그렇지만 자신의 일을 자기 스스로 한다는 것은 모든 삶을 살아가는 기본이란다

기본을 못지키면 다른 어느 것을 잘하더라도'사상누각'이 될 뿐이야 왜! 잘 알지?

그래 이제 펀을 놓을 때가 됐나보다

 아빠가 쓰고 있는 만년필 잉크가 다 떨어졌다

 내일은 잉크를 한병 사야겠구나

 

그럼 항상 씩씩하고 슬기로운 아들들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면서 이만 줄인다

 

   ......................................................................1996.11.5......................................

............................................침대가 나란히 놓인 방 책상에서 아빠가 ........

 

*엄마에게 편지를 쓰지 못해서 섭섭해 하실지도 모르지 ..너희들이 아빠보다 더욱 즐겁게 해드려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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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주일 있으면 이사할 예정이라

서랍정리를 하다가 발견한 지금부터 9년전에 애들 아빠가 애들에게 쓴 편지 입니다

다시 읽어보니

모든 부모의 마음이 같으리라 여겨집니다

오랫만에 들러 여러분 얼굴과 글을 뵈오니 너무도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