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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사전 동의 없이 식기세척기를 구입하여 분노한 남편 사건을 보며 이 부부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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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13

이혼위기 극복


BY 들풀향기 2005-11-28

그래 남편도 첨부터 나를 탓하려고 했던것은 아니였었다

다만 자신의 넘치는 분을 삭히지 못해 화살을 나에게 쏘았던 것이다

 

싸움이 벌어진 그날 .....

난 머리에 하얀띠라도 매고 궐기대회라도 하고싶었다

항상 결과만 바라보고 흥분하고 고뇌하고 뻑하면 나에게

돌아오는 엄청난 사실들의 반전을 거듭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침에 눈을뜨니 남편은 언제그랬냐는듯이 다정다감했다

그런 그에게 톡쏘거나 눈을 흘길수 있는 잔인한 내가 아니었다

궐기대회는 아닌가보다....스스로 꼬리를 내리고 그냥 그이가

하는 대로 부드럽게 대했다.

속으로는 닭살도 돋고 약간의 궁시렁도 해가며 눈치 작전을 폈지만

오후가 되도 달라지는 그가 아니였다

도서관에 가있는 나를 픽업까지 하는 친절함을 배푸는것이였다

뭐~~~흔히 있는일이라 그냥 그런가보다했다

차를타고 집에 오는길에 낼 아이들이 학교 휴업일이라고 하니까

갑자기 짐을 싸라는것이였다

늦은시간에 그리고 금욜부터 떠나면 그 경비는 누가 책임지고......

못마땅하고 짜증이나고 영 떠나고싶은 맘이 아니라 그냥 궁시렁거리고 있는데

남편은 인터넷을 뒤지며 혼자 또 흥분의 도가니다

인터넷에서 산삼이라도 발견했을까 심봤다!하는 표정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어제 우리 싸운거 맞어? 주섬주섬 짐을 꾸리고 혼자 설치는 남편을 바라보며

우리는 덩달이로 따라 나선다

약간의 짜증섞인 목소리로 밤에 떠나면  날씨도 춥고 경비도 마이들고 ....

걱정하지마 다 너희 좋으라고 가는거지 내가 신나서 가겠냐!

이번 여행은 아이들과 얘기도 많이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공부에도

열중할수 있는지 이런저런 얘기할려고 하는데  눈치없다고 핀잔을 준다

우리위한 여행이라고 우리가 보기엔 혼자 들뜬 분위긴데???

여행지는 속초와 강릉 그리고 정선으로 정했다

군인들이 밤에 행군하듯이 밤에 이동하고 낮에는 놀기로 했다

 

속초 바닷가에 도착했다

여름에 뜨거웠던 열기는 모두 어디로 가버렸는지

폭죽을 사들고 모래위를 뛰어들었다

가끔씩 검은 파도가 일렁거리고 차가운 가로등이 우리를 비춰주었다

폭죽을 터트리며 환호를 지르니 내내 우울했던 맘이 폭죽과 함께

허공으로 날아가 버리는듯하여 기분이 조금씩 좋아졌다

저멀리 고기 잡이 배들이 밝힌 등불이 보인다

어부들은 만선의 꿈을 안고 까만밤을 하얗게 지세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늦은시간이라 간단한 횟거리로 저녁을 먹고 바닷가 모텔에서 하루를 잔다

 

이튼날....

설악산 권금성 산장에 올라갔다

자주 가던 곳이라 항상 아무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왠지 무언가 자꾸 테마가 있어야 할것같고 남편이 아이들에게

무언가 말을 해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어색해 지려고 한다

하지만 남편은 여행의 의도와는 틀리게 혼자 신나서 돈쓰러 온사람같았다

말은 커녕....시간나면 담배만 뻑뻑 펴대고 대뜸 사진이나 찍어준다고하고

괜히 기념품이나 사라고 아이들을 부추기고 ...참 열받는다....

그래 영양가 없는 인간...분명 영양가 없는 여행이 될꺼야...하며 이를 갈아본다

 

우린 다시 신흥사에 가서 부처님 앞에 절을 했다

두녀석에게 천원짜리 한장씩 쥐어주고 절을 하라고 했다

나는 절을 하는 내내 나의 지혜로움을 빌려 남편과 이이들을

잘 이끌수 있는 힘을 달라고 기도를 올렸다

 해가 많이 짧아졌다

멀어져가는 가을이 아쉽다

멀어져간 가을의 끝에서 겨울을 느껴본다

그리고 겨울이 오듯 다시 시작하는 맘으로 돌아가고 싶다

 

3일째 되던날...

정선 아우라지에서 잠을 잤다

***장이라고 하는 한옥집이였다

아침이면 이젠 일어나기가 싫다

많은 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아침

이불속이 그립지만 우리는 훌훌 털고 일어났다(아침 6시30분에)

정선에 있는 레일 바이크를 타려면 아침을 먹고 9시표를 끊기 위해 서둘렀다

인터넷으로 티켓팅하는줄 모르고 그냥 온것이 였다

구절리역에서 아우라지 역까지 레일바이크를 타고 7.2km(약50분)

달린다

구절리 역엔 객차를 개조해서 만든 카페 여치의 꿈 이 있다

여치 암, 수 두마리가 어우러진 모습을 형상화한 것인데

이색적인 카페로 꾸며져 있다

레일 바이크를 타고 철길을 달리면 정선의 비경과 청청계곡들이 보인다

아우라지란 송천과 골지천이 모여 어우러진다 함을 강원도말로 아우라지

라고 부른다고 한다 아우라지가 정선 아리랑의 발상지라고도 한다

레일바이크를 타고 달리다 보면 조그만 간이역도 만들어 놓았다

간이역에 내려 커피도 마시고 강원도 감자떡도 사먹을수 있다

가족은 가족끼리 신나고 아이들보다 더 좋아서 설치는 어른들도 눈에

들어오고 남편도 이젠 슬슬 아이들과 대화가 시작된것 같아

여행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모두가 좋아하니 내 맘도 편하고 좋아진다

우린 다시 아우라지강줄기와 동강을 끼고 달려 정선 5일장터에 도착했다

장구경하며 코등치기 국수도 먹고, 메밀전병도 먹었다

메밀꽃술도 한잔씩오가니 우리 부부도 맘이 넉넉해 진듯 싶다

곤두레나물이 유명하다 하여 나물도 사고, 산마가 정력에 좋다하여 마도 한

둬간 사고 아들은 엿장수가위 아주작게 만든것이 있어서 그걸 사달라고 하기에

가위하나 사주고 황태 한 꾸러미 사고 ....두루두루 장을 보고

화암동굴로 갔다

금광이였던 장소에서 종유동굴과 금광갱도를 구경하였다

금광 개발과정과 금의 가치를 알수 있었고 동양최대의 유석폭포도 생각나지만

남근석도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화함8경도 다 구경할수 없었고 민등산도 가보고 싶었지만

남편의 불편한 발땜에 산에는 갈수 없고 ...... 영화 동승도 촬영한곳

민둥산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억새풀이 자라는 곳이라는데....

하지만 남편과 아이들이 많이 친해진것 같다

어느곳을 구경하고 못하고가 문제가 아닌듯하다

앞으로 다가올 우리들의 세계는 좀더 적극적이고 정진하는 참 모습을

보자는데 의의가 있는것이다

한 방향을 보고 그 이정표를 한 가족이 같이 바라보며 걷는다면

우리에겐 희망이 보일것이란걸 믿는다

우리의 건강도 기쁘고 여행의 시간을 만들어준 남편에게도 무안한

고마움을 느낀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다

 

이리하여

이혼보다는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시간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