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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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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타령....


BY 올리비아송 2005-11-22

 

남편의 아들에 대한 집착은 큰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다.

머리에 상투틀고 사는 이조시대면 몰라도 요즘이 어떤 시대인데

어느날 급기야  <아들낳는 법>이란 책을 집까정 사들고 나타났다 .

 


밑줄 쫙, 돼지꼬리 야~~~에 형광펜까지 동원을 하며 열심히

밤을 세워 읽는다.

그렇게 공부했음 또 s대 갔을꺼다라는 내 말에
"니도 함 읽어봐라...'
"....."

 

사실 난 그리 아들에 대한 미련이 별로 없던 지라

그리고 딸만 쪼르륵 낳고도 딸들을 남 부럽지않게

대학까지 공부시켜주신 부모님께 항상 고마움을 표시하고 사는 터였다.

 

 


진한블랙커피,정확한 배란일,또한 시간.......
밤새워 공부한 요점정리다.

 



"언제 병원 갈꺼니?...병원가서 배란일 잡아오구...아마도 시간까정
 알려 줄꺼야....."
"......"

 

 

남편이 그리도 보고싶다는 아들인데 그리고 죽은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산사람인 남편인데.... 그래 한번 들어주지 하고 병원엘 다녀왔다

의외로 정확한 배란일과 합방할 시간까지 쪽집게같이 집어줬다.

 

 

 

" 그래...배란일은 언제래?  그리고 시간은....."

남편은 나름대로의 공부한것을 숙지해볼겸 병원에서 들고온 처방전(?)에 만족을

하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 시간에 시계 맞춰놔....."
"...."


그리하여 우리는 아이를 가지게 되었다.

남편은 나름대로 대단한 성공(?)을 했다는 것에 대해 커다란 희열을 느꼈고 

난 5개월간 기나긴 입덧과의 사투를 벌여야 했다.

그러나,

결국 아가를 잃는 슬픔을 겪고야 말았고, 다시는 아이를 가지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남편은 나름대로 아들에 대한 집착을 버린듯했다.

마음이 어느정도 편해진 난 홀로 커가는 큰 딸의 모습이 애처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큰 아이를 위해서 여자동생을 하나 낳아줘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난

바로 아이를 가지게 되었고 이쁜 딸아이를 보게 되었다.

 

 



그 이후로도 계속 자리보존을 하고 있던 <아들낳는 법> 책은
결국 이사하는날  재활용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남편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책에 대한, 아니 아들에 대한 미련때문에

몇번이고 책에 눈길을 주었다 피했다 손을 놓을까 말까 망설였겠지....

 

 

 

'우리 마누라가 이젠 사십이 넘었는데 .......'

 

글/송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