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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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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BY 은하수 2005-11-08

주말에 선운산 선운사에 단풍구경을 갔었다.

단풍으로 말할 것 같으면 지금 내 사는 동네도
남부럽지 않게 들었지만
선운사라는 어감은 왠지 마음이 꿈꾸게 한다.
한번도 가본적 없지만 노래를 부르면서 또 들으면서
선운사는 이미 내 마음속 깊숙이 자리한 절이 되었다.
전날밤부터 아침까지 애타게 내리던 비는
선운산에 당도할 무렵에야 먹구름을 몰고서
산고개를 황급히 넘어가는 모습이 말그대로 <선운>이었다.

동시에 회색 하늘에 뚫어진 구멍을 통해 쏟아져 내리는
굵다란 빛줄기는 보기드문 멋진 광경이었다.

선운사는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절이었다.
입구에서 절까지 걸어들어가는 길이 멀어서
견딜심 없는 성마른 이를 지치게 하는 일도 없이
적당한 거리에서 나타나 주어 너무 반가왔다.
또 산 기슭에 자리 잡은 여타의 절처럼 언덕을 오르내리는
협소하고 경사진 느낌이 없이 편평한 널찍한 평지 위에 안온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시원스런 절 마당 주변에 옹기 종기 모여있는 절집들은 크거나 높아서 또 화려함이 지나쳐
사람의 기선을 제압하는 위용을 떨치는 일이 없었고
그렇다고 작거나 옹색하지도 않고 적당히 소박하지만 품위도 갖춘
검소하고 절제된 멋이 있어뵈는 절이었다.
한마디로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격이 있는 세련되어 보이는 절이었다.

사람으로 치면
다른이가 찾고 싶게 겸손하면서 다정하고
다른이를 주눅들게 하는 싸구려 졸부의 티를 내는 거만이나 허세보다는
겸양과 검소를 미덕으로 알고
다른이를 혼란에 빠뜨릴 외적인 치장보다는  
내실을 기하면서 절제된 세련미를 추구하는
여유로운 멋이 느껴지는 이...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동백꽃 후두둑 떨어지는 그 곳 말이에요...
맑은 계곡에 비치는 오색 단풍이 아름다운 그 곳이요...
단풍잎 사이로 찾아드는 햇살을 보러 한번 가 보세요...

 

겸손하면서 여유있고 멋스런

휴식을 주는

친구같은 그 곳에 함 가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