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37

귀여운 신랑


BY 아리 2005-10-28

신랑이 설악산으로 워크샵을 가고 집에 없으니

진짜로 호젓하고 일이 없다

그에 얽매여 얼키고 설키고 근 21년을 살아오니

텔레파시라는 걸 종 종  경험한다 ]

지금도 ........

전화보고를 자주하는 그가

어제 저녁 술독에 빠졌는지 나와 통화가 안되었다

조금 이르다고 생각은 되어지지만 핸펀이라 별 무리 없이

그에게 전화를 걸려고 핸펀을 가지러 가는 순간 벨이 울린다

 

캬 역시 ..~~

 

그가 없는 틈을 이용하여 그의 귀염성을 폭로하고 싶어진다

나의 이름은 악녀가 아니던가

친구들이 모처럼 강북에 온 캣츠 공연이 50% 할인 티켓이 있다고 보자고 아우성이다

다들 부부동반으로 티켓을 끊은 모양인데

뮤지컬이나 음악회에 가면 졸기?를 즐기는 그의 반응은 늘 냉담을 넘어선 외면이다

남들은 부부동반인데

나는 짝잃은 외 기러기 신세로 볼 수 밖에 없다고 해도

신랑은 꿈쩍도 안 한다

일단 ...내건 포기하라고 하는데 ........

나 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표를 예매해 놓았단다

휴가 다녀온 다음날 띠리리 전화가 온다

표를 예매해 놓았는데 @이 아빠가 나오시면 술을 사준다는 --꼬심을 섞은 협박을 해댄다

술이라는 이 매력적인 얘기에 단번에 ...

'정 그렇다면' 하면서 은근 슬쩍 자기가 자리를 같이 해준다는 생색을 내는 신랑

솔직히 한달동안 우리 집에서 먹는 쌀값보다 비싼 뮤지컬을 보아야 문화인이 되는건지 ^^;;

빈티 나는  갈등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한 아저씨는 유명학원의 원장이라 차도 에쿠우스!!

한 아저씨는 @은행 지점장이고

이래 저래 아저씨들끼리 상면식은 처음인데?

아줌마들은 남편들 만나는 자리에 부부동반으로 가도 수다로 잘 떨고

대강 나를 낮추면서 ..잘 지내지만 아재들은 좀 ..??

이리 저리 재어보아도

겉으로 평가하면 --사실 속으로 평가해도 ?

꿀리는 게 한 두가지가 아닌 듯이 보이는 신랑

은근히 긴장이 되는지???

"야 근데 그 사람들 키 크니 ?"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얼마나 속으로 웃기는지

아들녀석에게 살짝 얘기 해주니까 아들은 한 술 더 떠서

"왜 키가  밥 먹여주나? 왜 키는 들먹이고들 그러지? 아빤 더 웃겨요 ..ㅋㅋ"

귓속말을 한다

캣츠 공연을  보고

결국 애프터를 하러 가는데

에쿠우스 아저씨가 나이는 젤 어린데도

에쿠우스 턱을 내겠다고

씩씩한 포우즈를 취하신다

크으 ~역시 강적

공연에 가기 전부터 그럼 난 뭘 입어야 되느냐고 묻는데

의상까지 궁시렁 거렸다가는 눈치 보일 것 같아서

맘대로 하라고 하는데

나의 예상대로 손목부분이 햇빛에 바랜 티셔츠를 골라 입으려고 하는 찰나

"이건 입지마 ..너무 너무 빛이 바래서 ..."

"겉에 잠바를 입는데 어때? 어디 가서 옷 벗을 일 있니?"

전에 구멍난 런닝 셔츠를 입고 사우나 갔다가 --그날도 아침에 똑같은 발언을 했다

내가 어디가서 옷 벗을 일있냐고 ---

"이 국장님 대단히 경제적으로 사십니다 ..~"

하는 소릴 들을 전적도 있건만 ^^;;

속으로 찝찝했지만 ..고개를 끄덕이고 수긍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공연장에 들어서니 무대를 향한 빛이 열을 발산해서 열기가 장난이 아니다

다른 아재들은 웃옷을 벗고

@@엄마는 자꾸만 우리 신랑 더러 웃옷을 벗으라고

오버해서 자상함을 보이는데 ..땀을 찔찔 흘리며 잠바를 안 벗는다

사람은 항상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나는 법

---이왕 이렇게 된 거 포기하고 자유로이 벗으라고 해도 ...ㅎㅎㅎ--

결국은 ..

숲이 다 내려다 보이는 카페에 가서 대명주라는 술을 한잔씩 하고

점심도 먹었다

서로 부드러운? 남자라고 칭찬들을 해가며

얘기를 잘 나누고 집으로 무사히 돌아왔는데

그제 돌아와서

자기를 만난 두 명의 아줌마들이

자기에 관한 언급이 없었느냐고 나에게 묻는다

"아줌마 들이 나보고 뭐라고 그래??"

후 후 후

"아줌마들이 뭘 뭐라고 그래?"

어제 그 아줌마들이 우리집에 왔길래

아줌마들이 뭐라고 하는지 그게 궁금한 모양이야 ..하니까

웃어 죽는다고 웃어댄다

한  아줌마는

"혼자 조용히 만나고 싶은 남자라고 전해줘 ...아니 분위기 죽인다고 전해줘 " 하면서

자꾸 놀려댄다 ...

여자들이 만남이 끝나고

이쁘지도 않은 자기를

자꾸만 누가 자기 이쁘다고 말한 사람 없냐고 고개를 내어밀고 묻는 것 처럼

남자에게도 그런 왕자병 증세가 있는건지

그 아줌마들은 또 그렇다고 쳐도

지난 월요일 그의 친구 부인과의 만남을 마치고 돌아온 나에게

"어 ..그 김실장 와이프가 나보고 뭐라고 그래? "

엥 뭘 뭐라고 그래 ..나하고 만나서 남의 신랑 얘기는 왜?

"어 아님 말고 그 김실장이 나를 높이?^^;;평가하고 있는 편이거든 .."

 

'에끼 여보슈 ...내가 만나면 남들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고

 설문조사 하고 다니는 줄 아슈 ...내 참'

 

다른 사람이 날 어떻게 생각하나

가끔 그게 몹시 궁금할때도 많긴 많죠

글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