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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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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신돈


BY 은하수 2005-10-24

토요일오후는 혼자만의 자유를 만끽하였다.

아이들과 아빠가 일찌감치 놀이공원에 갔다.

오후 3시 무렵 오랜만에 TV를 켜 보았다.

mbc 드라마 신돈을 하고 있었다.

한눈에 보아도 대장금을 이으려는 야심작이었다.

정보석, 손창민, 이정섭의 연기가 돋보였다.

김혜리의 화려한 외모도 기황후에 아주 적역이란 생각이 들었다.

보탑실리역의 탈렌트 역시 신선하고 야성적인 몽골의 공주같았다.

적절한 캐스팅과 함께 화려하고 아름다운 고증을 거쳤을 의상, 탄탄한 구성,

사실감을 살린 현지 촬영등 공을 많이 들였음이 느껴졌다.

신돈은 역사상 고려말기에 무능한 왕권을 대신해 권력을 휘두르며 기행을 일삼았던

요승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기대가 된다.

 

노비신분의 신돈과 왕자(정보석)의 대화가 기억에 남는다.

신돈이 왕이 되면 무엇을 할 거냐고 묻자 왕자는 어머니의 한을 먼저 풀어드리겠다고 한다.

신돈은 이에 꿈이 고작 그거냐고 질책을 하고...

하지만 네가 귀족신분이 된다면 어찌할 거냔 왕자의 물음엔

신돈도 마찬가지로 노비어머니의 한을 풀어드리겠다고 했었다.

신돈의 입장에서 보면 왕자의 한이 얼마나 우스워 보이겠는가.

호의 호식하고 있는 왕비 어머니의 한이란...

왕자의 입장에서도 신돈의 한이 절실하게 와닿지는 않을 것이다.

비천한 노비의 한은 귀족인 자신에게는 불안요소가 되는 달갑지 않은 것이겠지...

 

사람은 누구나 크든 작든 자신만의 한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것을 타인에게 이해 받을 수 있기란 대부분 어려울 것이다.

자신의 한과 비교해서 정말로 크거나

여러 타인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 만큼  설득력이 있는 경우를 빼고는...

 

누구나 자신의 한을 이해받고 싶어한다.

하지만 신돈과 왕자가 서로의 한을 하찮게 느끼는 것처럼

보통은 그렇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그래서 또 외로워하고 쓸쓸해 한다.

하지만 그것은 이상한 일이 아닌 것이다.

 

한풀이로 짧은 인생을 소비하는 일도 절대 없어야겠다.

다른 누군가에게 한을 되심어주지는 말아야겠다.

 

나를 진정 보듬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자신의 한을 뛰어넘을 수 있다면

그 사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