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나들이를 다녀왔다.
먼 장거리 여행은 아니였으나 우두커니 하루를 보냈을 휴일의 여백 시간을 춥지도 덥지도
않은 계절 가을에 생각지도 않게 연락을 받고 다녀왔던 반나절의 나들이 길!
직장에서 바쁜 업무 수행 기간이라 어제 토요 근무가 늦게 까지 이어졌고
오늘 휴일의 하루는 느슨하게 늦잠이라도 자려했건만 몸에 베인 습관인지
언제나 처럼 일찍 잠자리에서 눈이 절로 떠졌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그렇게 한 주일
많지도 않은 숫자 달랑 세식구!
아들과 딸 그리고 나, 어쩌면 그리 한 식탁에 둘러 앉아 밥 한번 먹기가 힘이 드는지...
딸 아이는 개강을 하고 하던 아르바이트 시간대를 주말로 옮겼기에
오늘 같은 날 내 몸 피곤하다고 늦장 피우면 온 식구 한식탁 모여 앉기는
또 어렵겠기에 쌀을 씻어 밥을 앉히고 냉동실에 추석때 친정 언니가 선물한
맛깔난 굴비도 두어마리 꺼네고 엇그제 귀찮아 아에 양념이 되어 있는
돼지 갈비 사온것에 양파와 고추는 좀 더 추가하여 썰어 넣고 후라이팬 뜨겁게
달군뒤 자글 자글 구워 올렸다.
사람 사는 집에 음식 냄새가 퍼져나오고 식탁에서는 오손 도손 이야기하는
말소리가 들려오고 참으로 평범한 일상의 그림이면서도 그 평범의 날들이
왜 그리 쉽지 않은 것인지~
아르바이트 시간에 늦는다며 딸 아이는 서둘러 급하게 몇 수저 뜨더니
일어 나고 제대 후 보름 정도나 쉬었을까 매일 매일 저녁에서 심야 시간대에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들 아이는 모처럼 식탁에 앉아 여유롭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들과 도와가며 설거지를하고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질을 하고 밀렸던 빨래도
세탁기에 돌리고 휴~~ 하고 앉았는데
생각지도 않던 직장 후배로 부터 연락이 온다.
저~ 오늘 뭐하세요~
우리 식구들 모두 소래 포구로 대하 새우랑 조개 구이 먹으러 가는데
특별한 약속 없으시면 함께 나들이 가시죠~
늘 행복한 깨 소금 냄새가 풍겨나는 단란한 모범 가정이다.
마침 교회 다녀 오는 길이라며 또 다른 후배 하나도 동행 예정이란다.
막내로 자라온 터라 동생들이 없었던 내게있어 늦깍이 직장 생활을 다시 시작하면서
만나게 되었던 후배 몇몇이 친동생 처럼 살갑기만 하기에 선듯 허락을 하고
가을 나들이 길을 따라 나섰다.
주 오일제 시행의 여파인지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해있었고 한참을 지나 소래 포구를
코 앞에 두고 월곳이란 곳으로 목적지 변동~
평소 후배네 가족이 몇번 들렀다는 단골집을 찾아 자리를 잡아 앉았다.
와~ 많기도 하여라 식탁마다 어쩌면 그렇게 손님들이 꽉 차있는 것일까?
입을 떡떡 벌렸다 다므는 싱싱한 조개들
주름 옷을 입은 가리비, 두꺼운 껍질에 맨지름한 대합, 송편 모양 닮은 동죽,
크기가 커서 붙혀진 이름인지 코끼리 조개,몽당 연필 같은 맛 조개, 가만 귀에
데보면 파도 소리가 들릴것 같은 소라 ~
불길 활활 타오르는 번개탄 두장 위에서 달궈진 석쇠~
꽉차게 올려져 서서히 익어가자 모양도 각각인 여러 종류의 조개들은
입이 쩍쩍 벌어진다.
크~
뚜껑있는 냄비에 알미늄 호일 한장 깔고 굵은 소금위에서 퍼더덕 살아 움직이던
대하 새우는 냄비 가득 쏟아 넣자 몇 초가 지났을까 ?
회색빛이 주홍으로 변하며 군침도는 냄새는 퐁퐁 풍겨 나오고~
크~~
안주가 좋으니 서로 건네는 쓴 소주가 달기만 하여라~~
정스런 사람들과의 가을날 나들이~
이렇게 이없어도 잇몸으로 바늘이는 행복한 하루를 보냈답니다.
에세이방 여러분~~~~~~
오늘 뭐하고 지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