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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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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05-10-14

월세 5만원 옥이가 누우면 방안가득 차는 작은방 햇살이래야 하나뿐인 나무 방문위로 쪽 창문이 도화지 만하게 있다 그곳으로 햇살이 가득 넘처 들어온다

"엄마 나 물먹고싶어"

"넘길수 잇겟니? 그래 그럼 먹어보자  어디 몹쓸병이 걸려서 물도 넘기지 못하고 이렇게 사람 애간장을 녹이냐 후~"

옥이 친정엄마가 한발과 한손을 절뚝 흔들거리며 작은 부엌으로 나가서 이내 물을 받아온다

'일으킬테니 일어나봐라 "

친정엄마는 한손으로 옥이를 일으키려 애를 쓰니 못쓰는 다른 한팔이 더 오그라든다

옥이가 잇는 힘을 다해 엄마한테 기대어 일어난다

간밤의 아픔때문인가 아니면 오래도록 누워있어 그런가 눈이 더 푹 들어가고 움직이니 머리 냄새는 더 지독히도 작은 방에 퍼진다

'엄마 줘바"
"그래 자 적셔바라 아파도 참고 살살 넘겨바라 그놈의 몸속에 잇는 병균 몰래 물을 넘기거라 "
"엄마 "
" 왜 그러니? 마셨니?아프니 ?못 먹엇어?"
"엉 엉 ~엉~어엉어엉~~"

옥이가 아픔목을 수건으로 감싸고 목이 터져라 운다

"엄마 나 죽고싶어 나 죽엇으면 좋겟어 빨리 죽고싶어 더 이상 못 참겠어 물도 싫고 가래 뱉는것도 아파서 싫고 엄마 맨날 서울 올라와서 나땜에 속상해 하고 밥도 못먹는거 보기싫어 어어어어어어어엉 어어어어엉~~"

"옥이야 그런 소리마라  사람 사는게 맘대로 된다든 다 그만큼만 살라는 팔자란다

누가알겟니? 넌 신랑 잘만나서 이렇게 아픈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금방 날수 있단다 의사가 그렇게 많고 병원이 좋은게 얼마나 많은데 그런소리 하냐 어떡해든 살아라 내 살아 눈떠있을땐 죽지마라 내 고생 시켜서 이가슴이 갈래맘이 됐는데 이 엄마 앞에 니가 가면 내 팔잔 또 머가 되냐 그러니 그런 생각 하지마라 아프면 먼 생각이 안나겟니 그래도 맘 고처먹고 날거라는 생각을갖고 하루하루 살아야지 ㅇ 서방이 좀 잘하냐 그 놈도 불쌍히 산놈이다 너한테 푹 빠져서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돈벌고 너 살려보려고 저?품?애쓰는데 얼마나 측은하고 불쌍하냐  넌 그런 사랑이나 받고 죽는거니 억울하지 안겟지만 ㅇ 서방이 너 죽고나면 그놈 불쌍해서 어떡하냐 사람 하나 병신 만드는거 금방이다 그놈 너 죽으면 페인된다 그러니 신랑 생각해서 아파도 참고 어여 날 생각이나 해라 "
한참 엄마의 말에 옥이는 울다 맘이 풀린다

쪽방 월세방에 가득 넘치는 신랑 사랑에 옥이가 눈물을 훔친다

"엄마 나 살수 있을까 내 병 고칠수 있는 날이 올까 언제 올까 얼마나 기다려야 살수 잇을까 얼만큼 아파야 나 살수있어?엄마 나 고생고생하다 시집와서 병에 걸려 이렇게 사니 나 그냥 죽고싶어 이젠 너무 아파서 참을수가 없어 엄마 나 진통제 많이 먹고 그냥 매일 자고싶어 "
"옥이야 그러면 병이 더 깊어진다 그런소리 마라 이 병신 엄마는 죽고싶지 안앗겟니? 그래도 하루하루 참고 애들보고 잠시 웃고 또 컴컴해지면 자고 그러다 보니 이날까지 살았다 그간에 애들도 다 크고 시집 가고 군대가고 딸이 다크고보니 이놈저놈 달래니 기분좋고 애들 착하다고 칭찬이 자자하니 얼마나 좋던지 내 젊어서 죽었으면 이런날이 왔겟니 그러니 너도 참아라 넌 아프기만 하지 엄만 애 넷을 데리고 병신이 되서 아버지 생활력이없어 네 외갓집에 얹혀 살으니 얼마나 힘들엇겟니 그래도 살았다 내 애울어도 못업어주고 조카 업고 저녁지으면 니 외할머니가 그런다 "저놈의 기집애는 왜 시끄럽게 우냐고 소리소리 지르고 그럼 난 얼른 방에가서 내새끼 우는 입을 틀어막고 내가 대신 울엇다"

엄마 얼굴에 금방 눈물이 가득 떨어져 내린다

"옥아  살아라 내 죽기전에 자식 죽는꼴 난 못본다 젊어서 고생고생 햇는데 이제 와서 자식먼저 보내는 팔자가 되란 말이냐 날 생각해서 살아라"
엄마 팔자 넋두리에 옥이 울음이 조용하다

"저기 야쿨인가 먼가 주랴 응 ㅇ서방이 사다놓고 갔다 혹시모르니 먹여보라고 넘길지 모르니"
엄마가 한 손으로 야쿠르트를 따서 옥이한테 준다

옥이가 벽에 기대 귀신 몽글이같은 얼굴로 받아 입으로 가져간다

엄마가 조용히 바라본다

옥이가 조금 입을 적실만큼 마셨다

"그래 아파도 그렇게 먹는거란다 아프다고 다 죽냐 죽는게 그렇게 쉬우면 이 어민 벌써 죽엇겟다  사람 명줄이 그렇게 긴거란다 긴 병에 장사 없다는데 ㅇ서방이 얼마나 잘하냐 난 미안해 죽겟더라 너 한테 하는거 보면 그러니 ㅇ서방 얼굴 바서라도 얼른 약을먹고 낳야지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라"

엄마가 가만히 나가더니 연탄불에 얹은 따스한 물에 수건을 적셔서 옥이 얼굴을 씻어 내린다 "엄마 갠찮아 내가 할께"
"아니다 밥도 못먹고 누워만 잇는게 .... 내 가 해주마 따뜻하지? 씻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손도 줘라 밀어보자 때가 만을텐데 ㅎㅎㅎㅎ"
"ㅎㅎㅎㅎ 맞어 언제 목욕햇는지 모르겟다 아마도 몇달 됐나보다 엄마  정말 기분도 좋고 개운한것같어 엄마"
"그래 그렇게 웃으면서 살아라 "
"응 엄마 알았어 근데 아프면  정말 진짜 다른생각 안들고 딱 죽고싶어 얼마나 아픈지"
"그걸 왜 모르겟니 옆에서 더 아프다 그러니 참고 지내라 어떻게 아프면 아프다고 다 말하고 사니 그래도 중간중간 더러더러 참고 그래야지 옆에 사람도 살지 "
"하하하 알앗어 근데 엄마가 이렇게 아파보지 않아서 그렇게 말 하는거야 뭘"
"알지 왜 몰라 얼마나 아프면 저렇게 입술을 깨물고 머리을 쥐박고 아프고 나면 축 늘어져서 머리는 금방 감은것 모양 해갖고 눈도 못뜨나  그러지 보면 모르겟냐 그래도 어쩌냐 참을수 있으면 참아야지 하루이틀에 날병이 아닌데 알겟니?"
옥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한다

어떻게 못배우고 글자 한자도 모르는 엄마가 의사처럼 저런 사람 맘을 다 알고 맘을 가라앉히는 그런 말 재주가 잇나 생각하며 엄마 얼굴을 다시 처다본다

엄마가 내려다 보며 웃는다

작은 얼굴에 옥이때문에 더 작아진 어깨 반신불수에 자식 병 수발에 아침도 굶고 웃고 있다

"엄마 밥 먹을래 배 고파"

옥이가 엄마 아침굶은게 생각나 일부러 말을 한다

"그래 그럼 내가 차려오마 혹시나 몰라서 부뚜막에 찌게 얹어 놨다 식을까바 그래도 겨울이라 식어을게다 금방 데워올테니 먹자 "
"응 엄마"
엄마가 나가고 혼자 작은방에 누워 천장을 보니 얼마나 방이 작은지 천장 네 귀퉁이가 눈동자 돌리지 않고 다 들어온다

부엌에 달그락 거리는 소리에 옥이가 눈을 감고 감은눈 옆으로 눈물이 흘러내린다

여전히 부엌에선 한손으로 그래도 뭘좀 먹일까 반찬없는 밥상 차리는 소리가 부산이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