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무렵에 후배가 왔다.
"선배 나 외로워"
(너도 가을이 힘든게로군)
"기분 전환할 겸 나가자구"
갈바람을 마시며 산사를 거닐었다.
조금 걸었는데도 피곤이 몰려 와
차안으로 다시 들어 왔다.
그녀는 소만한 덩치를 가물어 있는
내 어깨에 기댔다.
바사삭 어깨가 부서지겠다.
고민하느라 기미 낀 그녀의 육중한 얼굴을
차마 밀어 낼 수가 없어 그냥 두었다.
"선배 나 욕심이 많은거야?"
".."
"둘인데도 외롭네."
한사람은 그녀의 남편이고
한사람은 그녀의 애인이다.
(멀리 가 있는 남편 기다리는
내 앞에서 가스나)
없어도, 있어도....
외로운 건 마찬가지인가 보다.
피곤함 보다 외로움이 더 힘들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자~ 스마일 웃어요.'하는 낭랑한 목소리에 이어
'찰칵' 하는 기계음 소리가 들렸다.
"아 뭣이여? 뉘여?"
주위를 빙 둘러 보는데
아무도 없다.
그녀는 씨익 웃으며 바지 앞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와 ~요것이 바지안에서 작업을 했네"
핸드폰 카메라가 눌려진 모양이다.
그녀와 나의 얼굴이 반쪽씩
마주 보며 찍혀 있는데
내 얼굴은 구겨져 있었고 그녀의
얼굴은 활짝 웃고 있었다.
"가스나 심각한 얘기하며 웃고 있었냐?"
"찰칵 하길래 난 주머니 아래
고오기가 찍히는 줄 알았지
ㅎㅎㅎ.....
오늘 실은 노 팬티걸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