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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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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지 않으리(인생이란...)


BY 바늘 2005-10-10

매월 10일은 급여일입니다.
 
퇴근 시간 즈음하여 급여 명세서는 전달 받고 대부분 당일 오후 정도면 거래 은행으로
자동 입금이 되어있습니다.
 
한 달 동안의 수고로 받게되는 급여!
 
같은 또래의 직장 동료 Y가 근 1시간여 거리를 뜨거운 여름날 부터 체중 조절에 들어
간다며 퇴근 길 회사에서 집까지 걷기를 하는데 오늘은 친구따라 강남 간다는 옛말처럼
30여분 동행길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걸었습니다.
 
갈림길에서 안녕 인사를 나누고 그 친구는 지하도를 건너 빠른 걸음으로 총총 사라져
가고 나는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고 서 있는데 새로 개업을 했는지 정류장 근처,
둥그런 수족관에 가을 기름진 전어와 동해에서 올라왔을 산 오징어가 가득 채워져 있고
가게안은 퇴근 길 싱싱한 회에 소주 한 잔 나누는 정겨운 이들의 웃음 소리로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경기도 안좋다는 어려운 요즘, 하루 일과를 마치고 세상사 기쁨도 어려움도 허허 웃으며
쓴 소주 한잔에 털어 넣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습니다.
 
개업 기념으로 산오징어를 쎄일해 포장까지 해준다며 오가는 사람들에게 큰소리를
외치는 종업원이 하도 열심이여서 가만 그 앞으로 다가가 보았습니다.
 
좀 전 까지만 해도 수족관 안을 요리 저리 헤엄쳐 다니던 고동색의 싱싱한 오징어는
그믈망에 잡혀 올라와 하얀 도마위에 올려지고 서슬 퍼런 칼날은 배 통통한
오징어를 사정없이 갈라서 다리와 몸 통 분리를 재빠르게 합니다.
 
그리고는 오징어를 자동으로 칼질이 되는 기계에 넣어 국수 가락 나오듯
줄줄줄~~
 
와~~ 신기하기도 하다~
 
그때 문득 이 시간 제대 후 몇 정거장 가면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아들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아들이 좋아하는데...
 
포장을 부탁했습니다.
 
 
싱싱한 오징어 회에 초고추장 와사비까지 챙겨 넣어 주기에 한가득 들고
 
김밥집에 들러 김밥도 몇줄 사고
 
아들 아이가 근무하는 영화관을 찾아 갔습니다.
 
상영관이 4개층으로 되어있는 대형 영화관이었고 아들은 그곳에서
페스트 후드점 코너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잠시 아들 아이가 아주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가만 바라다 보았습니다.
 
주문은 예쁘게 생긴 아가씨 두명이 받고 아들 아이는 곁에서 주문에 따라
팦콘도 담고 음료수도 따라 컵에 담고 상영시간이 가까운 시간이었는지
정신없이 바뻐 보였습니다.
 
하얀 와이셔츠에 감색 니트 조끼가 단체 근무복인가 봅니다.
 
해병대 군 복무때는 훈련으로 얼굴이 검게 타 보이더니
제대 후 이제 한달이 조금 넘어가는 즈음 전 처럼 훤한 얼굴이 다시 나오고
누가봐도 미남이라는 소리를 들을만큼 아주 핸섬해 보였습니다
 
이 엄마 눈에만 그랬을지도 혹여 모르지만...
 
그렇게 멀리서 아들 아이를 바라보다가 손님이 좀 뜸해지자 앞으로
다가갔습니다
 
아들 아이는 눈이 동그레 지더니 아니 어머니~~
 
감짝 놀랬겠지요~
 
으응  수고 많으네 엄마 오늘 월급날이자너
그래서 산 오징어 싱싱해서 사왔다 이따가 한가할때 나눠들 먹으렴~
 
아휴 고마워요 어머니~~
 
아들 아이는 갑자기 나타난 엄마 모습에 놀라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였나 봅니다.
 
아들아~수고하렴 엄마간다~~~~~~~
 
 
하루 하루가 외줄 타기 하듯 힘들고 아슬 아슬하게 지내온 세월 나의 힘들었던
인생 길 결코 후회하지 않으리~
 
아들아 딸아~~~~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