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만해도 하늘빛이 잿빛이었는데요. 조금전부터 파란 하늘이 조금씩 드러났습니다. 마치 잿빛 하늘을 한 겹 벗기니까 파란색이 드러난 것 처럼, 잿빛이 벗겨진 하늘은 더 높아졌습니다. 나뭇잎은 아직도 초록색이지만, 파란 하늘 아래에서 삽상하게 가을바람이 불어옵니다. 여느해보다 연휴기간이 짧고 날씨마져 궂어 고향길과 성묘길, 귀경길에 어려움이 많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정을 느끼고 추석명절을 보낸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린 날 꿈이 가득한 곳, 항상 그립고 늘 보고픈 고향도 실컷 봤구요, 언제나 사랑을 주려고만 하시던 부모님과 한 둥지 사랑으로 함께 했던 형제자매도 만났습니다. 학교 운동장과 마을 어귀, 골목길과 냇물가, 동산 어디든 함께 뛰놀던 친구들의 변해 있는 모습도 보고 웃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지난해보다 주름살이 더 늘었고 더 늙어 보였지만 궂은 날씨에도 빛 곱게 말린 고추며, 온갖 과일과 곡식을 보따리에 듬뿍 싸서 차 트렁크를 가득 채워 주셨습니다. 고향 떠나 다시 돌아온 일상이지만 부모님의 포근한 정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발꿈치 세우고 자녀들의 차가 동구밖까지 사라질때까지 야윈 손 흔드시던 부모님 다시 언제 찾아 뵐지 모르지만 부디 부디 건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