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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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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부랄를 땄어요.


BY 선녀와 나뭇꾼 2005-09-18

어제 돼지 부랄을 땄거든요.

우리 남편이 따지 말라고 따지 말라고

크지도 않았는데 왜 벌써 따느냐고  막는데 기어코 따내고 말았거든요.

그리고 우리 냠편에게 한마디 했어요.

나는 말야 우리 딸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거든.

그리고는 아주 씩씩하게 따고 말았어요.

집으로 돌아와서 우리 딸들에게 보였더니  어머나 하면서 어쩔줄을 몰랐어요.

어휴 망측하기는.

이게 무슨 망측한 얘기냐고요.

후후...

저는 어린시절 산골에서 자랐어요.

그 무렵 끼니를 배불리 먹을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배고픈 사람들이 더 많았겠지요.

그러니까 때가 꼭 이쯤이랍니다.

봄에 심어놓은 고구마가 겨우 뿌리를 내리고 방울보다 조금 더 크게 자랐을때 허기를 때우기위해 어린 고구마를 캐내어 바구니를 채우고 돌아올때 동내 어른들 이 한결같이 하시는말씀

"어허 돼지 부랄을 땄구나."

그 시절에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고 자랐는데

성인이 된 어느날 우연히 그 말뜻을 알게 되었어요.

오늘 아침에 밭에나가 고구마 줄기를보자 느닷없이 그말이 생각이나서 고구마를 조금만

캐내자고 했더니 우리 남편이 말리대요.

아직 너무 이르다고 .

돼지 부랄이라는 말을 생각해내고 피식 피식 웃음이 나왔어요.

오늘 캐낸 고구마 역시 돼지 거시기 만한 크기였거든요.

사실 저는 돼지 거시기를 본적이 없거든요.

그러나 예전의 어른들이 그만한 고구마를 보면 영락없이 돼지 부랄 만하다는 얘기를 하셨어요.

지나간 추억은 언제나 환한 웃음으로 떠오르는것

왠지 오늘은 산골소녀에 순수가 그리워 지내요.그 시절이 너무 그리워서 몇자 적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