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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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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다시 만난다면...


BY 아침고요 2005-09-14

분위기 걸쭉한 주점.

새내기였던 우리는 과모임에서 떨어져나와서 술을 마셨다.

둘다 힘겨운 사랑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금새 친해진다.

그는 고등학교때부터 짝사랑하던 여자친구를 사랑이란 이름으로 부르기 위해서 노력중이였고, 나는 떠난 사랑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

주거니 받거니 취기가 오른 그와 나.

 

"그 사랑 지울 수 있겠냐?" 묻는 그,

"..."대답 없는 나.

 

우리는 그렇게 친구가 됐다.

남여 사이에도 우정은 존재한다는게 그 친구와 나의 생각이다.

남들이 뭐라하건 간에...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아픔을 끌어 안은채 친구라는 이름으로 매일 붙어다녔다.

강의실에서, 잔디밭에서, 도서관에서, 식당에서...

친구들은 우리를 연인이라 부르기 사작했다.

그런 그들을 우리는 웃음으로 무시한다.

 

밤낮없이 함께 다니던 우리는 어느샌가 우리도 모르는 감정에 휩싸이고 있었다.

그 친구가 짝사랑하던 친구는 끝내 그를 받아주지 않았고, 나는 그로인해 나의 아픔을 조금씩 잊어가고 있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친구도 애인도 아닌 어설픈 사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6개월이 흐른  어느날, 우리는 정말 사소한 일로 틀어졌고 사이는 점점 멀어져만 갔다.

지금 생각해보니 친구들의 말 때문이였던 것 같다.

우리는 우정이라 우겼지만, 친구들은 사랑이라고 했다.  그와 나는 서로 부정하고 있었던 것 같다.

어느날 소개팅을 시켜줬던 친구 커플이 자기들과 함께 사진 찍으러 가자고 연락이 왔다.

그와 난 어색한 분위기속에 함께 어울리는데 친구들의 성화에 못 이겨 함께 사진을 찍게 됐다.

정말 오랜만에 둘만이 있는 시간..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그가 말을 꺼냈다. 아주 조용히...

"사랑해."

 

그리고 9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

난 왜 그때 그가 내 사랑이였음을 몰랐는지 가끔 후회한다.

알았더라면 더 잘해줄 수 있었을텐데...

알았더라면 그렇게 어설픈 이별은 안했을텐데..

알았더라면 지금처럼 그가 뭘하며 지내는지도 모른채 지내진 않았을텐데...

 

난 그를 만나기전 겪었던 사랑이 내 첫사랑인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 내 기억속에 첫사랑은 바로 그였음을 떠올리게 한다.

그도 알런지... 내도 자기를 사랑했었다는걸...

 

다시 만난다면 그때 우리들의 어리석음에 미소지을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