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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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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거 무슨 패션이야?


BY 모퉁이 2005-08-31

목감기 기침감기에는 파뿌리를 삶아서 마시거나

파뿌리를 수건에 싸서 목에 감고 자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희한하게도 이 방법은 작은딸에게는 잘 듣는다.

나는 이 방법도 별로 약발이 없었다.

 

목을 따뜻하게 하라해서 일 년에 한두번 할까말까하는

실크 스카프를 꺼내보았다가 땀에 절게 되면 세탁비가

아까워 도로 넣어두고,작년에 한참 유행했던 길다란

수술이 달린 스카프를 둘러 보았지만 체크무늬 파자마와 영

딴세상이라 다시 걸어두면서 외출할 것도 아닌데 아래위

패션은 왜 맞추는지 내 성격을 나도 모르겠다.

푸석해진 얼굴을 씻고 닦은 세수 수건이 손아귀에 잡히는

감촉이 참 좋다.

 

수건을 목에 감아 묶어 보았다.

오호라...이게 딱이네.

땀 나면 땀 닦고,땀에 절으면 세탁기에 돌리면 되고..

이왕이면 색깔 예쁜 것으로 해야지.

분홍색 세수수건을 목에 질끈 메고 화장실에서 나오는 나를 보고

"엄마!그건 또 무슨 패션이야?"

"으으어..?이거...? 뭐....창렬이 패션..."

우하하하...

 

가끔 티비속에 연예인들 기발한 패션을 선보이던데

그 중에 어떤 가수가 밭에 풀 뽑으러 가는 사람마냥

목에 수건을 감고 있던 모습이 생각 나

갑자기 그 이름을 둘러댔던 것이다.

당분간 나는 창렬이 패션으로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