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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야기(처녀귀신이야기)


BY 임인규 2005-08-19

 “ 처녀 귀신 이야기”


시골에서 살면 은 처녀 귀신 이야기를 한번쯤 듣거나 겪어 본적이 대부분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도 처녀 귀신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것이 정말 처녀 귀신 인지는 지금도 알 수가 없다. 내가 자란 동네에는 부대가 있었다.


그래서 심심 하지 않을 정도로 이야기 꺼리 사연들이 많았다. 동네에서 한 이십 리 떨어진 곳에 교회가 있었는데 이웃집 누나하고 그 교회를 다녔다.


그날도 시골 교회가 대개 늦게 끝나서 집으로 돌아 올 때면 12시가 넘는 것이 태반이었다. 통행금지가 실시되던 시절이지만 산골동네에는 적용이 안 되니 늦게 다녀도 개의치 안했다.


그날은 아마 달이 밝은 날 이었던 것 같은데 밤안개가 잔뜩 끼어 앞이 잘 분간되지 않는 날 이었다. 아무리 교회를 다닌다 해도 밤길은 무서웠다.


 그날따라 지나가는 사람들도 없어서 공동묘지와 저수지를 지나는데 둘이 손을 꼭 쥐고 악을 쓰듯이 찬송가를 부르고 걷고 있었는데 부대 옆 오솔길 동네길보다 이곳이 지름길이라 빨리 가려면 (적어도 30분정도 빠른 길이라!)


무서워도 이 길로 가는 게 빨랐다.

소나무는 그리 크지 안했지만 그래도 밤이라 제법 으슥해서 무서웠다. 숲의 중간 지점쯤 왔는데 무엇인가 검은 물체가 앞으로 튀 쳐 나왔다.

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인지 형체만 아래위 모두 시커멓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나쳐 가려고 빨리 걸었는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가고 있었다. 걷는 건지 나는 건지 흐물흐물해서 잘 알 수가 없었다.

기분이 묘해서 이번에는 천천히 걸어갔다.


 그런데도 그 거리는 분명 그쪽은 그 모양새로 가고 있었는데 줄어들지 않고 그대로 이였다.


“ 누나! 이상해!”


나는 무서움에 작은 소리로 말했다.


누나도 내손을 더욱 꼭 잡으며


“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야!”


 일부러 그 쪽까지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말했다.

 정말 짧은 시간이 길게도 가고 이웃마을로 갈라지는 길에서 그 시커먼 물체는 그쪽으로 가버렸다. 그 다음 우리는 턱이 숨에 차도록 집까지 단숨에 뛰어 왔다. 그 이튼 날 아버지가 건너 마을 초상집에 가신다고 하신다.


 상근어른 아버님이 새벽에 돌아가셨단다.

나는 무서움에 이웃집 만물박사 상갑이 아저씨에게 그이야기를 했더니


 “ 녀석! 너 처녀귀신 보았구나! 그래 상근어른 누이가 아버지를 데리러 왔구먼!”


 하시면서 그 시커먼 물체가 나타 난 곳이 돌아가신 어른의 딸인 상근어른 누이가 연애질 하다가 약을 먹고 죽어서 묻은 자리란다.

처녀가 죽으면 원래 봉분 없이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길에다 묻는 다는 것 이다.


거기가 부대주변길이라 밤중에 묻었다는 것이다.

나를 놀리려고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정말인지 지금도 알 수 없지만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머리가 쭈 삣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