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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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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을 기절시킨 내 영어실력.


BY 올리비아 2005-08-19

기내에서 10시간 넘게 안전벨트에 꽁꽁 묶여

사육당하듯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설레임반 기대반으로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내렸다.

 

올케언니와 조카 그리고 나와 나의 딸 네여자는

다른여행객들과 합류해 입국심사전 지켜야 할 사항들을

가이드에게 주의깊게 듣고 있었다.

 

입국심사대에 가면

뭐시라뭐시라 영어로 물으면

투어 왔다고 하란다.

 

그리곤 며칠 묵을거냐고 물으면

에잍데이라고 말 하라면 될 것이라며

대충 그렇게 두마디 정도만 하면 될 것이란다.

 

오히려 영어를 잘하면 불리할수 있다고 한다.

아쉽다.나 영어 잘하는데..ㅋ

(정말 잘하냐구? 글 다 읽고 평가하시길..ㅜㅜ;)

 

자칫하면 입국심사에 거절되서 한국으로

되돌아가는 수도 있다니 긴장하지 않을수 없다.

 

문득 한국에서 입국거절 당하고

미국으로 되돌아간 가수 유승준이 생각났다.

 

입국심사대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있다.

서 있는 줄이 짧은 곳을 찾고 있는데 순간

젊은 미국 심사관 얼굴 하나가 눈에 번쩍 들어들어 오는게 아닌가...

 

톰..톰..톰크루즈를 ..닮았다!

속으로 외쳤다.

 

(내 스따일이야~~~!!ㅋ)

 

나즉한 목소리로 딸과 언니와 조카를 불렀다.

"내뒤를 따르라.."

 

그렇게 우리 네여자는 톰크루즈 닮은 젊은 심사원이 있는 곳에

줄을 서고는 흐뭇한 표정으로 언니에게 속삭였다.

 

"언니...쟤 잘 생겼지?"
세여자들 나의 탁월한 선택에 모두 만족해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그 톰크루즈가 까다롭게 심사를 하는지

다른줄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듯 했다.

 

하지만..네버~ 화내지 않았다...용서할수 있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어

심사대 앞으로 여권과 서류들을 들고

톰크루즈 앞으로 다가갔다.

 

흡스! 자세히보니 더 잘생겼다.ㅋ

 

여권을 받아들고 뭐시라 뭐시라 묻는데

하마터면 얼굴 들여보느라 대답도 까묵을뻔했다.

 

대충 들어보니 왜왔냐고 묻는거 갔다.

투~어라고 했다.

 

또 뭐시라 뭐시라 하는데

얼라 이상한 단어가 들려온다.

 

시쓰터?

나와 딸이... 시스터?

 

노~시스터

자매가 아니고 딸이라고 했더니

짜식~ 농담이란다...쩝..

 

어쩜 얼굴 표정하나 안바뀌고 농담을 한다냥..

혹시 울딸에게 흑심있는거 아녀?

 

잠시후 손가락 지문을 찍으라길래

섬섬옥수 내밀어 다소곳히 찍어주었더니

이번엔 카메라를 들여대며 얼굴 사진을 찍는단다.

 

눈 치켜뜨고 디카 각도로

얼굴 들여밀까하다가 분위기상 조신하게 찍었다.

 

그렇게 입국심사를 마치고 한숨 돌리고는

톰크루즈와 아쉬운 작별을 나누고 돌아서 나오는데

 

또 다시 저만치서 심사원이 여권확인을 한다.

 

정말 얘네들 무쟈게 피곤하게 만드네.

허긴..도도한 나라가 그 무시무시한 경험을 했으니....

가엽게 생각하자구...

 

그래도 약간 심통맞은 표정으로 여권을

다시 펼쳐보이고 통과하면서 지나가는데 ...

 

이번엔 왠 거구의 흑인남자가 또 길을 막고

뭔심사를 하는지 사람들이 한줄로  죽 세워져 있다.

 

얼래? 가이드가 얘기 안해줬는데 이건 또 뭐여?

그러는 순간 우리차례가 다가와 흑인남자 앞으로 다가가자..

 

또 뭐시라 뭐시라 제법 길게도 묻는다.

대충 들어보니 돈 을매나 갖고 왔냐고 묻는거 같다.

 

영어는 회화고 뭐고 다 필요없다.

고까이거 대충 단어 몇개만 알아 들어도 된다.ㅋ

 

돈 을매 갖고 왔냐구?

이거 푸라이버쉬 너무 침해하는거 아녀??

별걸 다묻네..돈 조금 갖고 왔으면 보태줄라구??

 

흠....

미국넘들은 지네나라에 돈 많이 가지고와서

오래 머물고 갈까 걱정하는 넘들이라고 했다.

(잡아도 안 있는다 넘들아~)

 

그렇다면.. 대략 70만원이라고 말하면 될것 같았다.

 

다시 흑인남자가 묻는다.

을매 갖고 왔냐고.

 

나 용감하게 대답했다.

 

"세븐티 밀리온 달라"

 

순간 흑인남자가 입이 떡 벌어지며

기겁을 하고 놀란다.

 

놀라 커진 흑인남자 눈을보고

나도 덩달아 같이 깜짝 놀란다.

 

누가누가 눈 커지나 대결하듯

순간 서로 커진눈 마주보며 서 있자

 

옆에 있던 딸이 상황파악을 하고

영어로 뭐시라뭐시라 흑인남자에게 말하니

 

그 남자 믿지 못하겠다는듯 딸에게 진짜냐고 되묻는다.

 

딸이 또 뭐시라 뭐시라 설명을 하니 그 흑인남자는

차라리 촤라리...믿고 싶다는듯한... 지친표정으로...

그만 문제아 보내듯 우릴 그냥 보내준다...ㅡㅡ;

 

영문도 모른채 그곳을 통과하고 나오는데

딸이 나를 붙잡고 어이없다는듯 소릴지른다.

 

"엄마! 엄마는 왜 70만원을 7천만달러라고 말해서 사람 놀래키는거야!!"

"커컥!!!.....그..그랬었구나...하하"

 

오메나 세상에나..

한국돈 70만원을 달라로 계산해서 말하지않고

순간적으로 말도 안되는 금액으로 말했으니.....

 

70만원하고 아무 상관도 없는 밀리온이

그 순간 왜 튀어 나온거냐구~

아고~~무식이 용감타더니..내가 미쵸미쵸~~ㅡㅡ;;

 

그...그나저나...내가 말한 달러가

한국돈으로 계산하면.. 도대체 어어어..얼만겨?

 

70000000x1000원 =70,000,000,000원

 

켁~7...7...7백억!!!!!
(그나저나 이 계산도 맞나몰라?)

 

아이고 내가 미쵸....푸하하하

 

그래서 그 흑인남자가 그렇게 눈이 쏟아질듯 놀랬구나..

놀랄만도 하네그려..하하하..

 

그래도 그렇지 내가 어딜봐서 그런돈 있는걸로 보여

아마두 정신 이상한 여자가 아닌가 생각했을껴..ㅜㅡ;

 

그뒤로  황당한 우리와의 심사로 그 흑인남자는

우리 다음에 서있던 언니네에게는 말 한마디 안 건네고

 

지친표정으로 걍 가라고 손짓만 하더랜다.

 

하하하..
그눔의 7천만달라라는 말때문에  무쟈게 놀랬나보다.

 

그나저나 그 깐깐한 입국심사하면서

나처럼 현금 7백억 갖고 왔다고 뻥친 사람 있음 나와보라구래! ..

 

아마두 그 흑인남자는 평생  평생~~

이뽄  날 잊지 못할껴...큿*^^*


우쨌든!!

까다롭기 그지없는 콧대 높은 미국심사원에게

 

결과적으로 한방 시원하게 먹인거 같아 ..

속으론 아주 고~~소했다.ㅎㅎ

 

세븐티 밀리온 달라!!! 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