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에서 10시간 넘게 안전벨트에 꽁꽁 묶여
사육당하듯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설레임반 기대반으로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내렸다.
올케언니와 조카 그리고 나와 나의 딸 네여자는
다른여행객들과 합류해 입국심사전 지켜야 할 사항들을
가이드에게 주의깊게 듣고 있었다.
입국심사대에 가면
뭐시라뭐시라 영어로 물으면
투어 왔다고 하란다.
그리곤 며칠 묵을거냐고 물으면
에잍데이라고 말 하라면 될 것이라며
대충 그렇게 두마디 정도만 하면 될 것이란다.
오히려 영어를 잘하면 불리할수 있다고 한다.
아쉽다.나 영어 잘하는데..ㅋ
(정말 잘하냐구? 글 다 읽고 평가하시길..ㅜㅜ;)
자칫하면 입국심사에 거절되서 한국으로
되돌아가는 수도 있다니 긴장하지 않을수 없다.
문득 한국에서 입국거절 당하고
미국으로 되돌아간 가수 유승준이 생각났다.
입국심사대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있다.
서 있는 줄이 짧은 곳을 찾고 있는데 순간
젊은 미국 심사관 얼굴 하나가 눈에 번쩍 들어들어 오는게 아닌가...
톰..톰..톰크루즈를 ..닮았다!
속으로 외쳤다.
(내 스따일이야~~~!!ㅋ)
나즉한 목소리로 딸과 언니와 조카를 불렀다.
"내뒤를 따르라.."
그렇게 우리 네여자는 톰크루즈 닮은 젊은 심사원이 있는 곳에
줄을 서고는 흐뭇한 표정으로 언니에게 속삭였다.
"언니...쟤 잘 생겼지?"
세여자들 나의 탁월한 선택에 모두 만족해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그 톰크루즈가 까다롭게 심사를 하는지
다른줄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듯 했다.
하지만..네버~ 화내지 않았다...용서할수 있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어
심사대 앞으로 여권과 서류들을 들고
톰크루즈 앞으로 다가갔다.
흡스! 자세히보니 더 잘생겼다.ㅋ
여권을 받아들고 뭐시라 뭐시라 묻는데
하마터면 얼굴 들여보느라 대답도 까묵을뻔했다.
대충 들어보니 왜왔냐고 묻는거 갔다.
투~어라고 했다.
또 뭐시라 뭐시라 하는데
얼라 이상한 단어가 들려온다.
시쓰터?
나와 딸이... 시스터?
노~시스터
자매가 아니고 딸이라고 했더니
짜식~ 농담이란다...쩝..
어쩜 얼굴 표정하나 안바뀌고 농담을 한다냥..
혹시 울딸에게 흑심있는거 아녀?
잠시후 손가락 지문을 찍으라길래
섬섬옥수 내밀어 다소곳히 찍어주었더니
이번엔 카메라를 들여대며 얼굴 사진을 찍는단다.
눈 치켜뜨고 디카 각도로
얼굴 들여밀까하다가 분위기상 조신하게 찍었다.
그렇게 입국심사를 마치고 한숨 돌리고는
톰크루즈와 아쉬운 작별을 나누고 돌아서 나오는데
또 다시 저만치서 심사원이 여권확인을 한다.
정말 얘네들 무쟈게 피곤하게 만드네.
허긴..도도한 나라가 그 무시무시한 경험을 했으니....
가엽게 생각하자구...
그래도 약간 심통맞은 표정으로 여권을
다시 펼쳐보이고 통과하면서 지나가는데 ...
이번엔 왠 거구의 흑인남자가 또 길을 막고
뭔심사를 하는지 사람들이 한줄로 죽 세워져 있다.
얼래? 가이드가 얘기 안해줬는데 이건 또 뭐여?
그러는 순간 우리차례가 다가와 흑인남자 앞으로 다가가자..
또 뭐시라 뭐시라 제법 길게도 묻는다.
대충 들어보니 돈 을매나 갖고 왔냐고 묻는거 같다.
영어는 회화고 뭐고 다 필요없다.
고까이거 대충 단어 몇개만 알아 들어도 된다.ㅋ
돈 을매 갖고 왔냐구?
이거 푸라이버쉬 너무 침해하는거 아녀??
별걸 다묻네..돈 조금 갖고 왔으면 보태줄라구??
흠....
미국넘들은 지네나라에 돈 많이 가지고와서
오래 머물고 갈까 걱정하는 넘들이라고 했다.
(잡아도 안 있는다 넘들아~)
그렇다면.. 대략 70만원이라고 말하면 될것 같았다.
다시 흑인남자가 묻는다.
을매 갖고 왔냐고.
나 용감하게 대답했다.
"세븐티 밀리온 달라"
순간 흑인남자가 입이 떡 벌어지며
기겁을 하고 놀란다.
놀라 커진 흑인남자 눈을보고
나도 덩달아 같이 깜짝 놀란다.
누가누가 눈 커지나 대결하듯
순간 서로 커진눈 마주보며 서 있자
옆에 있던 딸이 상황파악을 하고
영어로 뭐시라뭐시라 흑인남자에게 말하니
그 남자 믿지 못하겠다는듯 딸에게 진짜냐고 되묻는다.
딸이 또 뭐시라 뭐시라 설명을 하니 그 흑인남자는
차라리 촤라리...믿고 싶다는듯한... 지친표정으로...
그만 문제아 보내듯 우릴 그냥 보내준다...ㅡㅡ;
영문도 모른채 그곳을 통과하고 나오는데
딸이 나를 붙잡고 어이없다는듯 소릴지른다.
"엄마! 엄마는 왜 70만원을 7천만달러라고 말해서 사람 놀래키는거야!!"
"커컥!!!.....그..그랬었구나...하하"
오메나 세상에나..
한국돈 70만원을 달라로 계산해서 말하지않고
순간적으로 말도 안되는 금액으로 말했으니.....
70만원하고 아무 상관도 없는 밀리온이
그 순간 왜 튀어 나온거냐구~
아고~~무식이 용감타더니..내가 미쵸미쵸~~ㅡㅡ;;
그...그나저나...내가 말한 달러가
한국돈으로 계산하면.. 도대체 어어어..얼만겨?
70000000x1000원 =70,000,000,000원
켁~7...7...7백억!!!!!
(그나저나 이 계산도 맞나몰라?)
아이고 내가 미쵸....푸하하하
그래서 그 흑인남자가 그렇게 눈이 쏟아질듯 놀랬구나..
놀랄만도 하네그려..하하하..
그래도 그렇지 내가 어딜봐서 그런돈 있는걸로 보여
아마두 정신 이상한 여자가 아닌가 생각했을껴..ㅜㅡ;
그뒤로 황당한 우리와의 심사로 그 흑인남자는
우리 다음에 서있던 언니네에게는 말 한마디 안 건네고
지친표정으로 걍 가라고 손짓만 하더랜다.
하하하..
그눔의 7천만달라라는 말때문에 무쟈게 놀랬나보다.
그나저나 그 깐깐한 입국심사하면서
나처럼 현금 7백억 갖고 왔다고 뻥친 사람 있음 나와보라구래! ..
아마두 그 흑인남자는 평생 평생~~
이뽄 날 잊지 못할껴...큿*^^*
우쨌든!!
까다롭기 그지없는 콧대 높은 미국심사원에게
결과적으로 한방 시원하게 먹인거 같아 ..
속으론 아주 고~~소했다.ㅎㅎ
세븐티 밀리온 달라!!! 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