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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안의 나의 진에게


BY 하트와 리본 2005-08-12

남편안의 나의 진에게

나의 진...

나의 진...

이렇게 불러보는것도 참 오랜만입니다.

8년전까지만 해도 아무 꺼리낌없이 유치하게도 진이라고 불렀고 편지도 보냈었는데... 지금은 어쩐지 몇 십년전의 촌스러운 사진을 보는 듯이 이상하고 어색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많이 흘렀나요? 

나는 지금도 진의 얘기를 남편에게 하곤 합니다. 되돌아 오는것은 쓸쓸함, 아쉬움.....그런것들 뿐이지요.

난 8월이면 더 더욱 아쉽고 쓸쓸해집니다.

얼마전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지쳐있는 남편과 들떠있는 아이들....바꾼지 일년밖에 안되는 편안한 차...깨끗한 호텔...야외 수영장...

물론, 겉으로는 너무나 평화로운 시간이었지만 그 사이에서 진과의 휴가를 기억하며 나는 더 힘들었습니다.

 

진과의 연애가 한창일때 엄마에게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는 둘만의 휴가를 준비하며 장소며 교통편이며 텐트를 준비하던 진의 모습이 너무 든든하고 멋있어서 가슴이 뛰었습니다. 그리고 2박 3일이라는 기간을 단둘이 보낸다는 생각에 부끄럽기도 하고 신나고... 그런 감정은 다시는 안 생길것 같습니다.

텐트를 가방에 잘챙쳐서 맨 그 어깨가 어찌나 멋있던지....버스터미널에서 멀미약을 챙겨주던 자상함에 얼마나 행복했는지.... 낯선 시골 정류장에 내렸을때 진과 함께 있다는것이 얼마나 설레였는지.... 텐트의 자리를 잡고 능숙하게 텐트를 설치하던 모습은 얼마나 자랑하고 싶을정도로 멋있었는지....

우리만의 공간을 만들고... 우리들만의 행복한 약혼식을 하고... 서툰 키스를 하고... 그때 내 심장이 안 터진것이 정말 다행입니다.

 

진!  나의 진!

그때의 일을...아니 그때의 감정을 기억하나요?

그때의 나와 같이 그렇게 행복하고 심장이 터질듯 두근거리고 설레였나요?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때의 감정이 평생에 한번밖에 오지 않는 감정이라는 것을....

 

나의 진!

나는 진을 계속 진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남편이 아닌 나만의 진이라고.....

진에게도 예전의 조잘거리던 작은 아이는 없겠죠? 옆에 잔소리가 많아진 아줌마가 있을뿐.....

 

한번쯤 나에게 가고 싶은 시간으로 가라고 한다면 설레임에 심장이 터져버릴것 같았던 그 순간으로 가고 싶습니다.

서툰 키스와 진의 품안에서 잠드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했던 그 순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