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태워낸 열기들로 뿌연 연기가 자욱한날
푸르다 못해 검은빛이도는 깊은계곡에 자리를
잡고누워 매미의 열정에 잠시 현실을 잊고 자연의
일부가 된듯한 착각에 빠져봅니다.
햇살은 푸른나무잎에 동그랗게 부서지고
컥컥컥 쏟아지는 힘찬물줄기는 검은 바위에 부딪쳐
다시 은빛방울들로 동그랗게 부셔집니다.
맑은아이들 웃음소리도 까르륵 부서지고 동그란
물방울들이 아이들 웃음만큼이나 깨끗하게 동글동글
매달립니다.
우거진 나무사이로 겨우 하늘을찾아 자리를 펴고
누웠습니다.
하얀구름이 유유히 흐르는 모습에 잘 다독여둔 가슴속
그리움들이 살며시 헤집은 가슴속이 싸아하게 아파옵니다.
보랗빛 칡꽃잎 한장이 하늘하늘 떨어져 내려오지만
얼른 한쪽으로 몸을피해 꽃잎을 피했습니다.
알싸한 아픔들이 밀려오는 가슴에 저 여린 꽃잎마져
날카롭게 느껴집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든든한 울타리를 치고 빈틈없이 살아내는
동안에도 때로는 예기치 못한 무례한 인연들이 가슴속을
파고 들때가 있습니다.
그러다 오랫동안 쓰린상처하나 두고 어느날 슬그머니
지자리를 비워주고 가버립니다.
그러면 안돼는 거잖아.
나도 몰라.
무례한 폭군같이 예고도 없이 찾아오거든.
몇번인가 지맘대로 왔다가 간것같아.
그건 사랑도 아니야.
입벌려 말할수 있는 그런것도 아니야.
그래서 상처만 흔적으로 남아서 가끔 아리쌀쌀 떠오르나봐.
나도 알아
유뷰녀인거.
그것도 알아 남편의사랑.
하지만 가끔씩 그 폭군은 너무힘이세.
야무지다 소리듣는 나도 어쩔수 없을만큼.
어쩌다 무례한 폭군을 잠시 마음에 두었었다면 죄를 짓는걸까?
모르겠다.
그렇게 흘러가는 흰구름위에 부질없는 글들을 써보았습니다.
영원히 퇴색되지 않을거 같았든 알싸한 첫사랑 기억에도
붉고 선명한 글씨로 안녕.
어느날 너무나 황당하게 들었던 고백에게도 안녕.
마음에 담을수도 없는 아쉬운 인연들에게도 안녕.
흰 구름이 내마음을 접수해 휘적휘적 잘도 갑니다.
인간이기에 생기는 감정인가요.
그렇다면 그런감정도 안녕.
내가 살아가기에 만나는 인연들.
때로는 요란하게 표현할수 있는 인연과 한번도 입밖으로
표현할수없는 어느날 슬그머니 왔다가 상처만 남기고
사라지는 인연.
그래도 내가 왔다가 가는 날까지 나에겐 참 소중합니다.
검푸른 그 계곡에 앉아 컥컥컥 나도 쌓아둔 그리움들을
모두 토해내고 다시 잘살기위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칠십 팔십 나이되어도 그런 그리움품은 가슴은 그대로
일지 만약그렇다면 황혼의 내삶도 그리 메마르지 만은
않을거 같은 긍정적인 생각하나 건져 오늘도 내가가는
길위에 시들지 않은 붉은동백꽃같은 붉은그리움들이
뚝뚝지는 그 길을 다시 갑니다.
내가 가는길에 또 얼마나 아픈인연과 설레는 기쁜인연들은
만나게 될까요.
아리쌀쌀 그리움 하지만 ....아니야 그리움 그냥 그리움
코스모스 피는 계절이면 그냥드는 계절병.
아리쌀쌀 아픔담은 그리움을 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