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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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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과 큰 며느리


BY 천정자 2005-07-22

또 눈치를 본다.

괜히 이말도 하고 저말도 하고

엉뚱한 옛날애기하면 난 감을 잡는다.

시댁에 또 무슨일이 있구만!

 

전화도 편지도 어떤대화도 모두 남편쪽으로 미뤄놓으니

뒷말이 안생겨 편하다는 것은 있는데

그 소식이 나에게 도착하는 것이 굼뜨다.

 

동서들도 옛날처럼 차라리 무시하거나 얕보던 그 형님이 아니고 보니

괜히 섣불리 건드렸다 된통 당할까봐 전화도 조심스럽게 나에게 한다.

 

" 저기 아버지가  요근래 건강검진하시는데...

  니네 회사에서 하는 거로 다시 해보셨슴 하는디..."

 

그러면 그렇지!

나 보험회사다닌다고 그렇게 무시하시고  헐하게 보시더니

이젠 나에게 풀코스인 건강검진을 의뢰하셨다. 시어머니도 같이...

 

해드리고 싶은디..우리회사 고객이 아니어서...

난 그뒷말도 하고 싶지 않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느닷없이 당신들 앞에 나타나 보험가입하라고 할까봐

애시당초 나에게 못을 박아 놓으셨다.

 

우리는 나이들어서 보험을 가입하지 못한다고 하시면서

그 뒷말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

 

 이럴 줄 알았으면 우리 시부모님이름으로 내돈 넣고 계돈 내듯이 해 놓을 걸..

성격상 나에겐 이런 건 통하지도 않고.

 

연세드셔서 병원가보니 여기저기 불려다니다가 지쳐 결국 큰 며느리를 찾으시더란다.

" 큰 애가 병원일은 잘 안다는데..."

 

정작 시어머니는 나에게 전화를 직접하라고 시동생에게 재촉해도

시동생말이 시큰 둥하다.

" 형님에게 함 연락해보쥬"

 

그나저나  연세가 드시니 필요해서 찾는 큰 며느리가  나다.

이 한 여름에 수박이라도 시원하게 한 통 잘라 모두 나눠먹고 싶은데

속상하다. 어디가  아픈신지...

 

이 무더위에 잘 견뎌내셨슴 하는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