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정부가 자녀 1인당 출산 양육비 1억 원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36

아...치사하다.


BY 蓮堂 2005-07-21

 사기 그릇에다가 백반이랑 봉숭아 넣고 까스명수 엉덩이로 짓 이겼다.

피빛 보다 진한 즙이 질퍽거렸다.

랩을 열개 끊어놓고 굵은 실을 한뼘길이로 잘라서 준비는 완벽하게 끝났는데...

열 손가락에다가 봉숭아 즙을 얹는 것까지는 혼자 힘으로 가능했지만 이 작업의 백미, 즉 손톱에다가 랩을 씌우고 실로 동여매는일이 남아 있는데..........

좌탁 위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쓰고 있는 남편을 곁눈질 해 보니 어쩌면 가능할것 같았다.

 

"이봐요~~~~"

물론 평소 보다는 잔뜩 부드럽고 약간의 비음도 섞인 소리로 불렀다.

대답 보다는 고개를 먼저 꺾던 남편은 내 손으로 먼저 시선을 돌리더니 대답을 안한다.

열 손구락 쩍 벌리고 앉아서 애타게 부르는 내 의도를 아무리 돌이라도 모르겠냐구

손짓해서 부르기는 좀 머석해서 은근한 추파를 던지면서 평소에는 입근처에는 얼씬도 안할 소리를 했다.

"자갸~~~"

 

남편이 내 손톱에다가 실을 둘둘 감으면서 본격적인 유세통을 떨었다.

" 오래 살다 보니 별꼴 다 보겠군"

오른손 엄지 손가락에다가  한마디 쥐어 박았다.

" 내일 아침에 구두 반들거리게 닦아 놔 "

오른손 검지 손가락을 툭툭 치며 두번째 유세를 부렸다.

" 뜨신물 갖다 대령하라고 할때 끽소리 하지마"

요즘 일주일동안 온수가 안나오는 바람에 아침마다 세숫물을 데우라고 해서  잔소리를 한 나에게 복수의 날을 오른손 중지에다가 세번째로  날렸다.

"이번달에 보너스 없으니까 줄이고 살지......."

네번째 환지에다가 실을 감을때까지도 참았다.

 "뭔 손가락이 이렇게 많아?...두어개만 달려 있어도 되겠구먼.."

오른손 마지막 약지를 끝내고 왼손으로 옮겨 가야 하는데 이 양반이 그냥 일어날려고 엉덩이를 떼는거다.

"왼손도 해 줘야지........"

왼손을 내밀면서 치사한 웃음을 흘릴수 밖에 없는 신세였다.

"어??..손이 하나 더 있었나??......."

아..치사하고 유치하고 더럽고 매스꺼워서......

칼자루 쥔 ㄴ하고 칼날 쥔 ㄴ하고의 입장 차이가 하늘 과 땅 차이라는거 봉숭아 물 들이면서 가로 늦게 실감 비슷하게 해 봤다.

 

왼손을 하면 잔소리 내지는 반 협박이 다섯가지 더 추가 되는건 당연하고 그렇다고 언바란스로 남겨 두기는 그렇고...

이왕 참는 김에 더 참자..

남편의 주문과 공갈협박은 오른손 보다 더 노골적이고 심했다.

 

주말마다 자기 하자는 대로 가자는 대로 따라할것.

이번 휴가는 자기가 정해놓은 날짜 어기지 말것.

초등 동창회는 일년에 한번으로 줄일것- 단 여고 동창회는 제외.,,,,,,,,,등등

입으로 나열하기 거북한 애매한 주문엔 그대로 손가락 툴툴 털고 일어서고 싶었다.

부록으로 몇마디 더 덧붙혔다.

앞으로 컴 사용은 자기 없을때만 할것, 말은 백프로 경어만 쓸것,

하루 한번씩 사랑한다는 말 할것..--->요건 죽어도 못한다고 뻗댔다.---->남편도 닭살 돋는다고 안 들은 걸로 하라고 수정했다.

남편은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을 옴작달싹 못하는 나를 향해서 사정없이 날렸다.

농담으로 듣고 넘기기엔 목에 걸렸고 진담으로 돌리기엔 너무 예민하게 반응을 보이는것 같고

 

앓느니 죽지.........

차라리 메니큐어나 바르고 말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