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언제 였더라~~~
은수저 두벌을 선물로 받았던 적이 있었다.
아마도 증권 호황기에 많은 수익을 냈던 고객이 아이 아빠에게 선물로 보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때 당시 은수저 두벌에 문양이 하나는 붉은색 하나는 청색이었기에
청색 문양 들어간것은 애들 아빠것으로 다른것 하나는 어머니 것으로 정하여
매번 밥상에 올렸었다.
은수저 색이 자주 검게 변하니 그때마다 치약으로 닦기도 하고
소다로 닦기도 하면서 반짝이게 윤나게 식탁에 올리면서 행복했었지~
16년간 함께 지내왔던 어머니가 IMF직전 돌아가시고 금모으기 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질때 아파트 단지에 금과 은 모두를 모은다며 방송이 나오자 어머니 사용하시던
주인 잃은 은수저는 그때 처분하고 애들 아빠 사용하던 은수저 한벌은
오늘날 까지 싱크대 서랍안에 보관 되어져 있었는데 오늘 낮 싱크대 정리 정돈을
하면서 그 은수저 한벌이 검게 변한채로 눈에 한가득 들어왔다.
왜 또 눈물이 그렁 그렁해지는지...
몇년 세월속에 이제는 남편 아니 애들 아빠 흔적도 다 떨군줄 알았는데
서랍속에서 나온 그것도 반짝이던 예전의 그 빛이 아니라 거무티티하게 변해버린
마치 맛이 간 둘의 사랑처럼...
20년 살은 결혼 생활이 결코 맹탕은 아니였는지
빛바랜 은수저 한벌을 손에 들고 다시금 지난날 처럼 반짝 윤나게 닦으면서
가슴이 저려왔다.
하얗게 제 빛을 찾은 수저를 키친 타올에 여러번 두르르 말아 싱크대 맨 윗칸에 올려
놓는데 딸아이가 머리를 감고 나오면서 홀깃 쳐다본다.
딸아이도 아빠의 수저라는것을 알게다.
아무말도 없다.
애써 모른척 하는지도 모르지만~
하루 종일 집안에서 싱크대 정리도 하고 행주도 삶고 도마도 팔팔 끓는 물에
열탕 소독을 했다.
검게 변해버린 은수저를 반짝이게 하얗게 지난날의 그것처럼 돌려 놓듯
아~~~~~~~~~ 다시금 내 인생도 우울없는 지난날로
되돌릴 수는 없는 것일까?
아무일 없었던듯 그렇게 말이다.
ps---->노래나 불러야지 잠도 안오고
흥얼 흥얼~~~~~
당신이 물이라면 흘러가는 물이라면~
내 마음은 종이배가 될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