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참 디게 이상하다.
요놈의 스커트만 입고 나가면
남자들이 저기요? 하고 뒤에서 부른다.
난 멋모르고 돌아보면
뒷통수 벅 벅 긁고 냅다 도망간다.
누가 잡는 것 처럼.
그렇게 짧지도 않고
연한 체크무뉘 스커트다.
산 것도 아니다.
친구네 옷가게에 서있던 마네킹 모델이 입다가
계절 지나가고, 햇볕에 발해 팔지도 못한 옷이란다.
사실 난 내 사이즈가 따로 없다.
그냥 마네킹이 벗어버리면 공짜로 입어주면 되는 사이즈.
이렇게 얻은 옷들이라 유행지나가고
헌옷같은 옷 그냥 주워입고
그러니 옷값은 따로 안 나간다.
근디 그 중에 이 스커트는 입고 나가면 말썽이 생긴다.
한 친구는 일미터 떨어져 모른척하고 따라오란다.
그 친구 왈
" 뒤에서 보면 영낙 없이 이십대여? "
내 참 그 뒷모습이 탈도 많고 말도 많다.
특히 이 스커트를 입으면 뒤에서 오던 남자도
갑자기 걸음이 빨라져 내 앞을 얼른 지나다
내 얼굴보고 아이구 속았다 하는 표정이 기막히다.
이거 입자니 그렇고
안 입자니 다른 스커트가 만만한 게 없다.
옷 가게하는 친구한테 물어 봐야 되나...
니네 마네킹 치마 언제 갈아 입힐 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