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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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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꽃밭


BY 헤헤 2005-06-13

한날은 가게근처에서 일하는 분들과 점심밥을 지어먹고나서
내가 뺑끼칠 실습을 해봐야겠다 생각하구
쓰다 남은 뺑끼를 화장실앞으로 모았어요.

흰색에 초록을 약간 떨어뜨려 막대기로 막 저으며 약간 푸른기운이 도는 흰빛깔이 나와요.
그걸로 화장실 벽을 칠했네요.

 

로라로 뺑끼를 푹 찍어서 벽에다가 둥굴둥굴 밀어재끼면
곰팡이가 피어 검으퇴퇴했던 화장실벽이 깨끗해져요.
거미줄을 걷어가며 로라질을 할때마다 환하게 표정을 바꿔가며 넓혀지는 내땅
나머지 컴컴한 미수복지구도 잠시만 기다려라.
내가 지금 로라전차로 밀어재끼며 빛을 들고 쳐들어가고 있으니 잠시만 기다려라.
이러구 난생처음 페인트칠 실습을 하는데

이건 내 첫작품인데,
이렇게 평범하게 남겨서는 안돼지'싶었어요.

 

그래 붓으로 연두 초록페인트를 찍어 풀밭을 그리고
그위에 빨강 노랑 보라 풀꽃들을 점점이 그려 넣었어요.
하늘엔 붉은 태양도 그리고
그 붉은 태양은 천정구석 뽕 뚫린 쥐구멍을 통해 밀고 들어오는 빛을받아 되다시 껄껄 토해내며
지가 진짜 태양인양 오만하게 웃어재끼는데

옷버린다고 하지말라던 남편이 문열고 나와 고개를 쑥 디밀고 들여다 보더니만

 

"아이구, 정신사나와서 어디 편안허게  앉아 고구마를 찌겄냐? "

그럽니다.

 

남편이 애매한 표정으로 제 작품을  탐탁치않아 하던참에 일 끝낸 페인트기공 조공
철규씨 상원씨 일당들이 들어오더니

 

"아하하하...형수, 예술작품을 만드셨네..아하하"

거리고 한참 웃더니

상원씨가 나서서 자기가 마무리를 하겠다길래 우물쭈물 비켜주었지요.
한참후에 들어가보니.....

 

내꽃밭이고 태양이고 연녹색 에너멜 페인트가 사그리 다 먹어치웠네요..
말끔하고 깨끗하게 먹어버렸어요.

 

엉덩이를 내리고 쭈구려앉아 담배연기를 뿜어가며
뜨끈뜨끈한 고구마를 한무데기씩 쪄대는데
종알종알 시비를 걸지도 모를 내꽃들과 태양을 모조리 덮어버린 그들은
시원하게 막걸리를 벌컥벌컥 들이키대요.
 

인풋도 아웃풋도

좌우지당간

 시원하게 사는게 최고니께요..

꽃밭은 무신 얼어죽을....^*^